늘어나는 학생 비자 취소, 불안한 유학생들
- 홍성호 기자
- 4월 25일
- 5분 분량

유학생 100만에서 10만 이하로 급감 가능성
비자 취소로 학생과 대학 모두 길들이려 해
유학생 비자는 미국에 합법적으로 체류하는 가장 안전한 티켓이었다. 그러나 유학생 비자에 대한 취소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유학생이 급감할 가능성이 높아 사회적으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매년 미국에서 공부하거나 연구하기를 꿈꾸는 수십만 명의 사람들에게 학생 비자는 해당 기간을 무사히 보내는 데 꼭 필요하다.
그런데 트럼프 행정부가 비자를 취소하고 학자들을 자발적이든 수갑을 채워서 든 국외로 추방하기 위한 공격적인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미 미국 대학에 재학 중인 유학생들에게 이 법안은 본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편도 티켓으로 바뀌고 있다. 미국의 비자 프로그램은 많은 요구 사항과 조건으로 인해 복잡하며, 국무부는 이를 종료할 수 있는 광범위한 권한이 있다.
문제는 학생 비자에 대한 취소가 빈번해지면 유학생들은 미국이 아닌 다른 선진 국가 즉 유럽으로 향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장기적으로 고등 교육을 받은 인재가 미국에는 부족할 수 있다.
학생 비자의 작동 방식
관광이 아닌 다른 목적으로 미국에 오는 것은 일반적으로 비자 유형에 따라 달라지며, 미국 영주권자가 될 의사가 없는 사람들의 경우 20개 이상의 비자 유형이 있다. 그러나 미국에서 공부할 계획이 있는 외국인에게 적용되는 것은 세 가지뿐이다. F-1 비자는 고등학교나 대학교와 같은 교육 기관에 다니는 학생들이 사용한다. 훨씬 덜 일반적인 M-1 비자는 직업 프로그램의 학생들에게 적용된다. 이런 비자를 가진 학생을 받아들이려면 교육 기관은 먼저 SEVP로 알려진 학생 및 교환 방문자 프로그램을 통해 국토안보부의 이민 및 세관 집행국(ICE)의 인증을 받아야 한다.
하버드 대학과의 분쟁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국토안보부에 하버드 대학의 유학생에 대한 자세한 징계 기록을 제공하는 데 동의하지 않으면 하버드 대학의 비자 자격을 박탈하겠다고 위협했다. 만약 하버드가 이 프로그램에서 제외된다면, F-1 비자를 가진 학생들을 받아들일 수 없게 되고, 기존의 F-1 학생들은 전통적으로 다른 미국 학교로 전학을 가야 한다.
또한, 학업 계획을 가진 많은 사람들이 J-1 "교환 방문자" 비자로 미국에 온다. 이 경로에는 학문적 학습뿐만 아니라 국무부가 승인한 미국 기관이 감독하는 수천 개의 교육 기관이 포함된 목록인 "문화적 요소"도 포함된다.
교수, 연구원 그리고 의사는 일반적으로 J-1 비자로 미국에 온다. F-1 비자보다 더 많은 조건이 붙어 있지만, 일부 학생들은 배우자가 미국에서 일할 수 있기 때문에 J-1을 선호한다고 비영리 단체인 미국 이민 위원회(American Immigration Council)는 말한다. 많은 권위 있는 장학금, 펠로우십 또는 보조금은 J-1 후원과 특별히 연결되어 있다.
세 가지 유형의 교육 비자 모두 SEVIS(Student and Exchange Visitor Information System)라는 정부 온라인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해 대학이 해당 기관의 유학생에 대해 법적으로 필요한 정보를 국무부와 국토안보부에 제공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정보에는 학생의 주소와 학업 이수 내용에 대한 확인이 포함된다. 미국 고등 교육 기관은 유학생을 등록하고 SEVP 요구 사항을 준수하는 책임을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의 결과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이는 SEVIS에 잘못된 정보가 있게 되면 해당 교육기관은 엄중한 처벌이나 징계를 받는다.
기관은 학생의 행동을 다루기 위한 행동 강령 및 징계 조치를 갖추고 있고, 정부 또는 기관이 인증을 철회할 수 있는 확립된 근거가 있는 것처럼 SEVP에 명시된 대로 학생의 SEVIS 기록이 종료될 수 있다.
학생 비자의 숫자
국무부에 따르면 매년 수십만 건의 새로운 학생 비자가 승인되며, 그 중 상당수는 기존 비자를 연장하거나 교육 신분 변경에 따라 다른 유형의 비자로 변경하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발급된 총 학생 비자 수는 2015년에 거의 100만 개의 비자가 승인되면서 정점을 찍었다. 국무부 통계에 따르면 F-1 비자 승인은 이듬해 27% 감소한 73만개 수준이었고, 코로나 여행 제한과 대사관의 일시적인 비자 처리 중단으로 수치가 급감한 2020년에는 겨우 10만 개를 넘었다.
학생 비자 승인은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돌아왔지만 2024년 수치는 여전히 2015년 기록의 3/4에 미치지 못하는 74만 개 정도다. 수백 개의 고등교육기관이 트럼프 행정부 1기 동안 유학생 등록이 감소한 요인으로 미국의 사회적, 정치적 환경과 환영받지 못한다는 느낌을 꼽았다.
유학생에 대한 트럼프의 어조는 대선 초기부터 극적으로 변했다. 외국인들이 미국의 위대한 대학에 다니고 미국에 머물고 싶어할 때, 그들은 미국에서 쫓겨나는 행동을 해서는 안된다고 트럼프는 말했다. 10년 후, 트럼프 행정부는 1,000명 이상의 학업과 연구 비자를 취소했다.
학생 비자는 언제 취소되나?
개인의 법적 지위(미국에 체류할 수 있는 능력)는 국토안보부 산하 미국 시민권 및 이민 서비스(US Citizenship and Immigration Services)에 의해 결정된다.
하지만, 비자는 국무부에서 발급하며 법률 위반이나 신청서에 허위 정보 제공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취소될 수 있다. 국무부의 외교 업무 매뉴얼은 비자 소지자의 비자를 취소하기 전에 어떠한 범죄 혐의로도 공식적으로 기소될 필요가 없음을 명시하고 있다. 이 매뉴얼은 "국무부는 정보 기관이나 법 집행 기관의 구성원을 포함한 다른 미국 정부 기관으로부터 직접적으로 부정적인 정보를 받을 경우 비자를 취소할 수 있다"고 명확히 밝히고 있다.
학생 비자 취소에 대해 국무부의 직접적인 설명은 "사회를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서"라는 모호한 설명을 한다. 비자 절차의 세부 사항은 없다고 한다. 관련된 개인 정보 보호 문제 때문에 개별 비자에 대해 설명하지 않는다면서 통계나 숫자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했다. 개별 비자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에 설명하지 않으며 국무부가 국경을 지키고 사회를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매일 비자를 취소하고 있고 계속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미국에 체류하는 것이 “미국에 잠재적으로 심각한 외교 정책에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경우 취소될 수 있도록 하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 조항에 따라 수백 개의 학생 비자를 취소했다. 이번 조치의 여파로 영향을 받은 학생들이 신속하게 출국할 수 있도록 하는 2단계 시스템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먼저 국무부가 비자를 취소한 다음, 이민국(ICE)이 그 학생에게 즉시 떠나라고 말하거나, 적어도 한 경우에는 그들을 찾아내 구금한다.
터프츠 대학의 박사 과정 학생은 지난달 매사추세츠 주 서머빌의 한 거리에서 연방 요원들과 대치한 뒤 수갑이 채워진 채 공포와 혼란에 빠져 비명을 지르는 모습이 전 세계에 공개된 감시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 학생의 변호사들이 보스턴 연방법원에 제출한 탄원서에 따르면 F-1 비자는 나흘 전에 취소되었으나, 체포되기 전에 이 학생은 그 사실을 통보받지 못했다고 구금의 적법성에 이의를 제기했다.
국토안보부는 이 학생이 하마스를 지원하는 활동에 관여했다고 밝혔지만, 혐의가 제기된 활동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변호사들은 이 학생이 팔레스타인의 권리를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부당하게 처벌받고 있다고 주장한다.
현재 추방 대상이 된 많은 외국인 학생들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사이의 가자 전쟁에서 팔레스타인의 대의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것 외에는 미국에서 범죄적이거나 논란의 여지가 있는 일을 한 적이 없다고 말한다. 그리고 학생들에 대한 추방 명령은 비자 소지자에게만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다. 컬럼비아 대학의 친팔레스타인 활동 학생들은 국무부가 "그린 카드"로 알려진 그들의 영주권 취소를 명령하고 3월과 4월에 체포하자 현재 추방에 맞서 싸우고 있다.
학생이 비자가 취소될 수 있는 데에는 퇴학, 무단 고용 또는 기타 신분 유지 실패와 같은 많은 법적 이유가 있다. 학생 비자가 취소되면 즉시 출국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정부의 학생 방문자 정보 시스템(SEVIS) 데이터베이스에서 학생의 비자 상태가 변경될 경우 추방될 위험이 있다. SEVIS는 국토안보부가 F-1 및 M-1 학생의 상태를 추적하는 데 사용하는 온라인 시스템이다.
학생들을 쫓아내는 이유 시위를 넘어서
학생 비자가 취소된 수백명 이상의 유학생들은 정부가 미국에서 학업을 계속하고 고용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박탈하고 체포, 구금, 추방의 위험을 무릅쓰고 있다고 주장하며 연방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표적이 된 학생들 중 일부는 시위대가 아니거나 범죄 혐의로 기소된 적이 없다고 이들의 변호사는 말한다. 유죄 판결이나 체포도 없었음에도 학생 비자가 취소됐다는 것은 유학생들의 불안을 더욱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일부 유학생들은 비자 취소에 대한 첫 번째 통지를 받은 것이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아니라 학교로부터 온 것이었다고 말한다. 그런데, 많은 대학들은 학생들의 비자 취소에 대한 공식적인 통지를 받지 못했고, 정부 기록에서 학생의 이름을 보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고 학교 관계자들은 해명한다.
캘리포니아에 있는 스탠포드 대학의 학생 4명과 최근 졸업생 2명이 학생 비자가 취소된 후, SEVIS 데이터베이스의 정기 점검에서 취소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이는 역사적으로 그 시스템이 사용되어 온 방식에서 큰 변화를 의미한다고 한 이민 변호사는 주장한다.
트럼프가 취임하기 전까지 만해도, SEVIS에서 그 취소를 시작하는 것은 실제로 지정된 학교 임원들에게 달려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스스로 비자 취소를 결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학생들에게 감시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가 시작된 이래, 트럼프 행정부는 정부가 비자로 미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주시하고 있다고 수차례 경고했다. 국무부는 지난 3월 비자 심사는 비자가 발급된 후에도 중단되지 않는다며 비자 소지자가 미국의 모든 법률과 이민 규정을 준수하는지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비자를 취소하고 추방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무부 지침에 따르면 법적 지위의 "조건을 위반한" 학생 비자 소지자는 최소 5년 동안 해외에 있을 때까지 다른 비자를 신청할 수 없다.
전통적으로 교환 방문자 비자가 만료되었다고 해서 그 사람이 즉시 불법으로 해당 국가에 있는 것으로 간주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국무부 웹사이트는 J-1 비자 소지자들에게 "비자가 만료되어 미국 밖을 여행할 계획이 없다면 비자를 갱신할 필요가 없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민세관단속국(ICE)은 F-1 비자 소지자들에게 학생 신분을 유지하는 한 만료된 F-1 비자로 미국에 체류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국토안보부로부터 이메일을 통해 비자가 취소되었다는 통보를 받은 많은 학생들은 체포를 피하려면 7일 이내에 "자진 추방"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받고 있다. 학생이 받은 내용은 "미국에 남아 있으려고 하지 마십시오. 연방 정부가 당신을 찾아낼 것입니다." 라고 되어 있다.
이민세관단속국(ICE)에 구금되어 있는 사람을 추방하기 전에, 많은 경우 이민 항소 위원회에 청원할 수 있는 권리를 행사하는 것을 포함해 몇 가지 조치를 취할 수 있다. 그러나 대법원은 2024년 만장일치로 비자 취소는 거의 항소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의회는 국무장관에게 '타당하고 충분한 사유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언제든지' 승인된 비자 청원을 취소할 수 있는 광범위한 권한을 부여했다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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