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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민기 기자

우크라, 남부서 대반격… 전쟁 물꼬 바뀔까?


우크라이나 전쟁이 벌써 개전 6개월을 넘어섰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발발 부터 시작해서 많은 사람들의 예상과는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당초 침공자인 러시아는 물론, 세계 각국들은 일단 러시아가 밀고 들어 올 경우 우크라이나는 상대가 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빠르면 수일 뒤에, 길어야 수주 내에 우크라이나가 무릎을 꿇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개전 초기, 러시아가 동시 다발적으로 공격을 개시했을 때는 그렇게 봤지만 며칠이 지나면서 양상은 달라졌다. 특히 러시아는 수도 키이우를 빠르게 점령해 젤렌스키 정권을 축출시키고 이어 우크라이나 전역으로 점령을 확대시킬 것으로 내다봤지만 실제 현실은 전혀 달랐다. 러시아는 수도권 초기 함락에 실패한 뒤 부터 질질 끌려가는 양상을 보였다.


이후 러시아는 수도권 공략이라는 당초의 전략 목표를 수정, 동부 전선으로 주력을 옮겨 동부 공략에 나섰지만 이것도 초기의 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결국 지구전 태세로 밀고 당기는 각축전으로 바뀌고 말았다.

관측통들은 러시아가 지난 수개월 동안 동부 전선에서 불과 수 km 밖에 진군하지 못할 정도로 전선이 정체된 상태라고 진단하고 있다.


이러한 장기전 국면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온 것이 우크라이나의 남부 대공세이다. 우크라이나군이 헤르손을 중심으로 한 남부 지역에 전력을 증강시켜 온 것은 이미 오래됐지만, 마침내 우크라이나 당국이 공식적으로 이 같은 남부 대반격을 공언한 것이다. 실제로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주 초 러시아군을 향해 “빨리 도망가라, 아니면 죽는다”는 경고 메시지를 발하는 등 남부 공략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현지 소식통들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군은 실제로 헤르손 지역 외곽을 압박, 4개 마을을 탈환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군당국은 이 같은 공격에 대해 세세한 내막은 밝히지 않고 있다. 군 작전상 적에게 우크라이나 군의 동선을 알려주는 단초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군의 헤르손 지역 공략은 러시아군에 실제로 위협이 되고 있다.정보 소식통들은 개전 초부터 러시아군이 장악한 헤르손 지역에는 현재 대략 25,000명 규모의 러시아군이 집결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들은 크림 반도에서 드네프르 강을 건너 헤르손을 일찍이부터 전략 요충지로 점거, 그동안 주둔해왔었다.


그러나 우크라이군은 남부 공략의 서막으로 드네프르 강을 가로지르는 교량등을 공격, 러시아군을 크림반도로 부터 차단하기 시작했다. 현재 4개의 교량 전부가 사실상 제대로 기능을 발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크림 반도를 잇는 통로가 불통될 경우 러시아군은 곤경에 처할 수 있다. 병력이나 무기 증강은 물론 식량, 연료 등 전쟁수행에 필요한 보급로가 그대로 차단되기 때문이다.


러시아군은 그동안 동부전선에 주력을 배치해왔고, 후방이라 할 수 있는 남부에는 상대적으로 적은 군사력을 유지해왔다. 이 지역은 또 러시아가 2014년에 강제 합병한 크림반도이기에 사실상 러시아 영토로 간주해오던 곳이기에 우크라이나가 ‘감히’ 러시아 본토를 공략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인식도 가져왔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예상과는 다른 시도를 했다. 헤르손을 기점으로 한 본격적인 대반격을 시작한 것이다. 헤르손 지역의 주도권이 갖는 의미는 크다. 러시아 입장에서는 크림반도를 기반으로 우크라이나 남부를 점령하는 데 있어 헤르손은 주요한 교두보다. 마찬가지로 우크라이나에 있어 헤르손의 탈환은 빼앗겼던 영토 크림 반도를 되찾는 데 결정적인 요지다. 헤르손에서 크린 반도는 지척이다.


드네프르 강만 건너면 바로 코 앞이다. 크림 반도는 특히 러시아에 유린됐던 영토를 수복한다는 땅 이상의 의미가 있는 곳이다. 만약 우크라이나가 크림 반도에서 러시아를 몰아 낼 수 있다면 이는 더 재론할 것 없이 우크라이나의 값진 승리가 될 수 있다.


우크라이나군이 노린 건 2만5천여명으로 추산되는 헤르손 일대 러시아군을 고립시키는 일이다. 가뜩이나 보급이 부실한 러시아군에게 드네프르 강을 잇는 교랑들을 잇달아 무력화시킴으로써 이들을 독안에 든 쥐로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우크라이나의 이 같은 반격을 가능케 했던 것은 무엇보다 서방 지원 장거리포들이 큰 역할을 했다. 미국이 제공한 16문의 하이마스포는 1ooo여 마일에 달하는 러시아와의 전선 곳곳에 분산돼 막강한 기여를 하고 있다. 러시아의 포가 30마일 안팎의 사정거리를 두고 있는 것에 비해 하이마스포는 50마일에 육박하는 사정거리를 자랑한다. 게다가 하이마스는 탄착 오차가 1-2미터에 불과할 정도로 정확도가 우수하다.


우크라이나군은 얼마 안되는 수량이지만 이 하이마스포를 최대로 활용, 그동안 진주한 러시아군의 후방을 맹폭해왔다. 주로 탄약창고나 지휘부, 기타 보급물자들이 보관돼 있는 곳을 집중적으로 타격함으로써 가뜩이나 부실한 러시아군의 보급 사정을 더욱 악화시켰다.


사정거리와 정확도에서 밀리면서 러시아군은 자연스럽게 전진을 멈추고 뒤로 후퇴하기 시작했다. 보병 육박전이 아닌 포병전에서는 사정거리와 정확도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우크라이나군의 장거리 포격은 러시아군의 응용성을 극도로 위축시켰다. 이러한 전황을 바탕으로 우크라이나 군은 이제 본격적인 수복작전을 공언하고 나선 것이다. 물론 이에대해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의 반격이 성과가 없음을 선전하고 있다. 공격은 있었지만 러시아군이 모조리 막아내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 군은 향후 반격이 상당기간에 걸쳐 완만히 진행될 것이며 러시아군은 심대한 타격을 입고 있다고 맞받아치고 있다. 흔히 전쟁에서는 상대방의 전력이나 성과를 깎아내리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현시점에서 어느 쪽이 정확한 실상을 얘기하는 것인지는 파악이 쉽지 않다.


그러나 미국의 전문싱크탱크나 영국 정보당국이 내리는 평가에 의하면 현재 남부 전선에서 러시아군은 확실히 수세에 접어들어있는 것 만큼은 틀림 없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군은 특히 하이마스 등과 관련, 러시아로 부터의 공격을 막기위해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가짜 하이마스포를 만들어 곳곳에 배치해 놓는 것이다.


즉 나무나 기타 소재를 이용해 외관이 하이마스포와 비슷하게 만든 뒤 이를 전전 곳곳에 출몰시키면서 러시아의 오폭을 유도하는 것이다. 러시아 입장에서는 하이마스포는 최우선의 파괴 대상이다. 전선 곳곳에서 날라다니는 러시아의 드론들은 하이마스포를 발견하면 즉시 지휘부로 연락, 이 지점에 정밀 고성능 미사일들을 발사시키고 있다.


우크라이나 군 입장에서는 가짜 목표물에 러시아의 초고성능 고폭 미사일이 낭비되는 것은 신나는 일이기도 하다. 러시아가 이 같은 고가의 미사일을 낭비하는 만큼 우크라이나 다른 지역의 피해를 막을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가 남부 전선 대반격을 본격화하는 이유는 단순히 전술적인 목적 외에도 현재의 여건이 우크라이나의 반격을 절대로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우선 러시아군은 그동안의 잇단 역공으로 인해 군 병력 충원에서 부터 무기나 탄약, 식량, 연료 등 모든 보급이 애를 먹고 있으며 고립 위기에 몰리고 있는 데 이 기회를 놓칠 경우 러시아로 하여금 대시 재충전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는 또 대반격을 통해 서방 각국들이 지원해주고 있는 무기들이 잘 사용되고 있으며 서방의 출혈성 지원들이 제대로 보람있게 쓰여지고 있음을 확인시켜줄 필요성이 있다. 나아가 우크라이나가 가장 걱정하는 것은 전쟁의 장기화로 인해 행여 서방국들의 대 우크라이나 지원 전선에 균열이 가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특히 러시아 에너지 사용 중단으로 인해 서방, 유럽 각국들은 저마다 에너지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에지 사용은 여름에도 적지 않지만 특히 가을을 지나 추운 계절이 다가오면 더욱 사용이 늘고 압박도 심해진다. 결국 유럽이 에너지 부담으로 인해 러시아에 대한 채찍을 약화시킬 것을 우려, 가능한한 빨리 서둘어 러시아를 밀어붙이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유럽국들의 러시아 제재 전선 이탈을 막아보자는 것이다.


이런 저런 이유를 통해 우크라이나는 지금 개전 6개월 동안의 수세에서 벗어나 남부 지역에서나마 본격적인 역공을 공언하고 있다. 향후 우크라이나의 반격이 어떠한 결과를 가져올 지 지극히 주목되는 것과 함께, 이번 헤르손 일대에서의 대반격은 우크라이나 전쟁 전체의 향방을 결정지울 수 있을 만큼 하나의 변곡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크라이나의 건곤일척 승부가 어떤 결과를 낳게 될 지 세계의 관심과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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