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을 계기로 세계 각국의 안락하고 저렴한 지역들은 디지털 기기를 들고 몰려든 관광객의 인기를 모았다.
원격 근무가 대세가 되면서 노트북이나 테블릿을 들고 해외에 나가 편안하게 일을 하면서 구경도 하는 추세가 나타나 것이다.
이른바 디지털 노마드 (digital nomads)로 불리는 새로운 관광객이 출현한 것이다. 직원들은 사무실에 얽매이지 않는 유연성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싶어한다.
그리고 COVID-19 전염병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겪은 도시와 국가는 방문객을 유인하기 위한 방법을 고안하고 있다. 그런데 막상 관광지 혹은 안락한 마을들은 원격으로 일하는 개인이자 새로운 관광객인 디지털 노마드에 대한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이로 인해 관광의 의미에 원격 근무자를 포함하는 새로운 방식들이 나타나고 있다.
관광 비자가 디지털 노마드 비자로
오늘날 점점 많은 국가에서 소위 "디지털 노마드 비자"를 제공한다.
이 비자는 원격 근로자에게 더 긴 체류 기간을 허용하고 가능한 작업 활동에 대한 명확한 규정을 정한다. 예를 들어, 인도네시아 발리의 관리들은 원격 근무자들이 비자를 받기 위한 절차를 공식화하려고 한다.
그러나 바르셀로나에서 멕시코시티에 이르는 도시에서는 현지인들의 반발로 인해 원격 근무자가 유입되는 데는 문제점과 이점이 동시에 있음을 분명하 하고 있다. 실제로 일을 하면서 숙식을 제공받는 취업 관광의 추세에는 많은 단점이 있다.
디지털 노마드 비자 또는 경우에 따라 임시 거주 허가를 받은 방문자는 한 국가에 머물면서 컴퓨터 혹은 노트북을 통해 외국에 기반을 둔 고용주 또는 사업체에 원격으로 일할 수 있다.
이런 비자는 일반적으로 기간이 12개월이며 비자 발급 국가에 따라 1년 이상 연장될 수 있다. 그런데 디지털 노마드 비자는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다.
관광 비자가 더 비용 효율적이거나 장기 비자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여전히 많은 디지털 노마드가 관광 비자를 소지한다. 새로운 비자 혹은 임시 거주 허가를 받은 사람이 초래한 추세가 있다.
-팬데믹이 지속되면서 많은 국가에서 관광 수입이 크게 감소했다. 이런 관광 산업 감소에 대한 대응으로 각국은 디지털 노마드를 적극적으로 공략하기 시작했다. 특히 모든 여행 규정에 따라 26명의 관광객이 2주씩 체류하는 것보다 1명의 관광객이 12개월을 체류하는 것이 오히려 낫다는 생각이 퍼졌다.
그리고 대유행 기간 동안 재택 근무가 새로운 표준이 되었고 이로 인해 국가를 전환하고 원격으로 작업하는 것이 더 쉬워졌다. 새로운 부류의 부유한 디지털 노마드 또는 테크팟(techpats: 원격 기술 작업자)는 이 새로운 비자 클래스의 적극적인 고객 대상이 되었다. 거의 모든 디지털 노마드 비자에는 최소 소득 요건이 있다.
-COVID-19 대유행 이후 더 많은 가족을 대상으로 하는 가정 교육과 온라인 학교 교육이 사회적으로 더 수용 가능하게 되었다.
-주로 부가가치세, 수입 관세 그리고 고액 지출 디지털 노마드의 신청 수수료는 정부 예산 수입에 도움이 된다. 건강과 사회적 비용은 낮게 유지된다.
-장기적인 두뇌 유출을 역전시킨다. 고등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다른 곳에서 일하기 위해 국가를 떠나 두뇌 유출로 고통받는 국가가 많이 있다. 일부 추가 세금 혜택이 있는 디지털 노마드 비자는 이런 두뇌 유출을 역전시키기 위해 만들어졌다.
-디지털 노마드 비자의 세금 상황은 국가에 따라 다소 복잡하다. 일부 국가에서는 전체 세금을 납부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일부 국가에서는 세금 공제 또는 특별 세율이 적용되며, 세금이 없는 국가도 있다.
디지털 노마드 비자가 있고 세금이 없는 국가는 모국에서 세금을 내고 있다고 가정하고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다. 거의 모든 국가에서 개인 건강 보험에 가입할 것을 요구하고 사회 보장 혜택을 지불할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이처럼 관광 비자보다는 주어진 혜택이 많아 보이는 디지털 노마드 비자이지만 아직은 일반적인 추세는 아니다. 대략 40여 개가 넘는 국가가 이 비자를 발급하고 있다.
새로운 낯선 관광객에 지쳐
관광업이 존재하는 한 지역 주민들은 들락날락 하는 외부인에 대해 불만이 없을 수 없다. 이 여행자들은 일반적으로 어느 정도까지는 지역 경제에 반가운 고객이다. 그와 동시에 과도한 인파는 환영 모드를 바꿀 수 있다. 아마도 고리타분한 예는 많은 관광객이 운하로 가득 찬 도시의 취약한 기반 시설을 우려하는 이탈리아의 운하도시 베니스이다.
미국의 뉴저지 해안 지역 거주자들은 매년 여름 단기 관광객을 폄하해 지칭하는 "슈비(shoobies)"라는 용어를 오랫동안 사용해 왔다.
유명한 인도네시아 관광지 발리에서도 현지인들은 디지털 노마드와 다른 관광객을 "외지인"으로 번역되는 "bules"라고 불렀다.
일반적으로 이런 용어는 군중과 증가된 트래픽에 대한 경미한 성가심을 표현하는 데 사용된다.
그러나 전통적인 관광객들은 왔다가 돌아간다. 그들의 체류 기간은 보통 이틀에서 2주 안팎이다. 원격 작업자는 몇 주에서 몇 달 또는 그 이상 동안 어디에나 있다. 그들은 전통적으로 지역 주민들을 위한 장소와 자원을 사용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
이것은 외부인이 달갑지 않은 존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 관광객의 물결이 많은 목적지의 환경과 기반 시설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과도한 방문자 수는 지속 가능성 문제를 제기한다.
예를 들어, 발리의 많은 아름다운 논과 주변의 울창한 숲이 관광을 제공하기 위해 호텔과 빌라로 개조되고 있다. 그리고 네덜란드의 식민지였기 때문에 대부분 네덜란드의 부유한 자본이 투자되는 개발 현장을 보면서 현지인들은 더욱 못마땅하다.
디지털 노마드는 어떤 의미에서 돈을 벌려고 하는 이들이다. 게으름뱅이를 하든 노트북을 꽂고 있든 특권을 가진 관광객은 궁극적으로 지역의 경제와 인구 통계를 변화시킨다.
그들의 높은 구매력은 현지의 모든 생활 비용을 증가시키고 거주자를 이주시키는 반면, 전통적인 사업체는 그들의 취향에 맞는 사업체를 위해 자리를 내주고 있다. 즉 현지인을 위한 동네 노점상이나 식당들은 이제 외딴 지역으로 사라지고 그 자리에는 고급 카페와 고급 레스토랑이 생겼다.
이런 역학 관계는 장기 관광객에 의해서만 악화된다. 에어비앤비 (Airbnb) 같은 서비스를 통해 디지털 노마드는 한 번에 몇 주 또는 몇 달 동안 아파트를 쉽게 임대할 수 있다.
그런데 이들을 위한 숙소는 점차 고급으로 바뀌면서 지역 부동산의 주거 비용을 상승시킨다. 전 세계 사람들은 이런 임대가 장소의 경제성과 특성을 얼마나 빨리 바꿀 수 있는지 점점 더 크게 우려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휴가 생활을 하려면 저렴한 목적지를 선택해야 한다.
이는 원격 근무자가 자신의 돈이 가장 많이 나가는 곳을 찾을 때 특히 젠트리피케이션에 기여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멕시코시티에서 주민들은 더 높은 임대료를 지불할 수 있는 원격 근무자들에 의한 실향을 두려워한다.
그리고 뉴올리언스에서는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흑인 지역 중 하나인 유서 깊은 트레메 (Tremé)지역의 모든 부동산 중 거의 절반이 단기 임대로 전환되어 현지 거주자를 대체하고 있다.
상업화되는 로컬 문화
관광의 신식민주의 (neocolonialism)는 과잉관광과 젠트리피케이션과 같은 과정이 새로운 이민자를 우대하고 지역의 삶의 방식을 침식하는 자본의 불균형을 말한다.
자신이 살고 있는 장소에 대해 배우고 싶어하는 사람과 저렴하기 때문에 좋아하는 사람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 멕시코시티의 디지털 노마드의 경우 멕시코라는 도시에 별로 관심을 갖지 않는 대신 물가가 싸다는 것에만 관심을 보인다. 섬 경제의 80% 이상이 관광산업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추산되는 발리 역시 대표적인 사례다.
사람들은 문화의 영적 의식, 예술, 자연 그리고 춤에 몰입하기 위해 발리를 찾는다. 그러나 요가 애호가, 휴양객 그리고 디지털 노마드가 섬을 주도하는 것에 대한 분노도 있다. 그리고 일부 지역 주민들은 사찰과 의식 주변의 관광을 문화의 미묘하고 영적인 측면에서 소중한 것을 사고 팔 수 있는 경험으로 바꾸는 것을 자주 목격한다.
예를 들어, 발리 댄스 공연은 관광객들에게 엄청난 인기를 끌며 심지어 섬 관광을 위한 글로벌 프로모션에도 등장한다.
그러나 정작 이런 공연은 문화적, 정신적 의미를 가지고 있어서 공연자들 사이에서도 이런 춤의 관광 수단으로 전락한 것에 대한 논쟁이 있다.
이런 배경으로 인해 외지인에 대한 경범죄에 해당할 만한 고도로 지능적인 차별과 마찰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는 종종 한 국가안에서 지역의 이권과 경제적 수단을 놓고 경쟁을 벌이는 사태로 나타난다. 예를 들어, 현지 택시협동조합과 인도네시아의 다른 지역에서 운전사를 고용하는 택시 서비스 간에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원격 작업자는 여전히 전체 관광객 인구의 작은 부분을 차지하지만 업무 관련 필요와 장기 체류는 현지인이 자주 찾는 서비스와 장소를 이용할 가능성이 더 높다.
디지털 노마드를 환영할지 경멸할지 여부는 정부 정책과 관광객의 행동에 달려 있다.
정부가 대규모 퇴거로부터 지역 주민을 보호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인가, 아니면 임대인의 높은 임대료 요구가 우세할 것인가? 이에 따라 지역 부동산의 가격은 달라진다.
손님이 가볍게 생활하면서 현지 언어와 문화를 배우기 위해 노력할 것인가? 아니면 단순히 열심히 일하고 더 열심히 노는 데 집중할 것인가? 이에 따라 지역의 문화는 상업화되기도 하고 원래의 독특한 특성을 유지하기도 한다.
원격 근무가 전례 없는 규모에 도달함에 따라 이런 질문에 대한 해결 방안은 디지털 노마드 비자와 기타 인센티브에 대한 더 빠르고 더 나은 방식이 지속될 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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