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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경제

푸틴 핵 위협, 진짜일까?


우크라이나 침공이 예상보다 길어지자 푸틴은 핵무기 사용이라는 ‘유령’을 불러들였다. 지난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4개 지역을 불법적으로 병합하고 전쟁을 확대하면서 미국이 원폭 투하 사례를 불길하게 언급하면서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 위협은 징집 동원을 요구하면서 했던 위협에 뒤 이은 것으로 결코 허세가 아니라 실제로 사용할 수 있다. 이는 국제 안보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되고 있다. 그래서 지금 푸틴의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


러시아의 군사 강령은 “국가의 존재 자체가 위험에 처한” 경우에 핵무기 사용을 허용하고 있다. 푸틴은 도네츠크, 루한스크, 자포리자지아, 헤르손 지역을 러시아의 일부로 선언함으로써 우크라이나가 자국 영토를 회복하는 것을 러시아의 영토 침입으로 규정하려고 한다.


푸틴이 우크라이나의 영토 보전을 위반해 전쟁을 일으켰다는 점을 감안할 때 터무니없는 주장이지만 그의 위협에 무게가 실리는 주장이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많은 안보 전문가들은 대량살상무기를 포함할 수 있는 정말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반격할 것이며 핵전쟁의 위험이 증가했다고 믿고 있다.


백악관은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에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국가안보보좌관인 제이크 설리번은 러시아가 그 선을 넘으면 "치명적인 결과"를 겪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명확성을 위한 이런 모든 시도는 혼란을 가져왔을 뿐이다. 미국은 ‘재앙적 결과’가 무엇인지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푸틴 역시 언제 어떻게 핵무기를 사용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양측의 모호함은 핵전쟁을 언급할 때 정확히 무엇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지, 그리고 실제로 위험이 무엇인지에 대한 불안한 질문을 남긴다. 그러나 위협이 수반할 수 있는 것, 핵무기 사용으로 겪을 수 있는 것, 핵 고조에 대해 알고 있는 것과 모르는 것을 명확히 구분하면 핵 무기 사용에 따른 위험의 틀을 알 수 있다.


핵무기 사용 위협이 의미하는 것

안보 전문가들 사이에서 가장 우려하는 것은 푸틴이 우크라이나에 대해 ‘전술적’ 또는 ‘비전략적’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용어에는 정확히 합의된 정의가 없지만 ‘전술’ 무기와 ‘전략적’ 무기 사이에 인정되는 차이점은 위력, 범위 그리고 목적에 관한 것이다. 전술 무기는 폭발력이 낮고 사거리가 짧은 비행기와 미사일로 전달되며 전장에서 목표를 달성하는 경향이 있다.


2016년 국방부 문서는 후자에 초점을 맞춘 ‘비전략적’ 무기는 군사적 상황에서 전장에서 사용하도록 설계된 핵무기를 의미한다.


이것은 적의 도시, 공장 그리고 기타 더 넓은 지역의 목표물에 대해 사용해 적의 전쟁 능력을 손상시키도록 설계된 전략 핵무기에 대비된다. 간단히 말해 전술적 핵무기를 사용해 전투에서 승리하고 전략적인 핵무기를 사용해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


그러나 ‘전술’ 핵무기는 전략적 목적을 위해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용어는 명확하게 설명하는 것보다 더 모호할 수 있다. 미국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한 원자 폭탄은 오늘날의 핵폭탄 위력에 비해 ‘보잘것없는’ 폭발력으로 인해 전술용으로 분류되지만 전략적 목적인 일본의 항복을 강제하는 데 사용되었다.


히로시마를 파괴한 폭탄의 출력은 약 15킬로톤, 즉 12,000톤의 다이너마이트 (TNT)에 해당하는 반면, 오늘날 미국 ICBM이 탑재한 탄두의 폭발력은 약 20배에 해당한다.

핵무기의 사용은 목표물과 사용 조건에 따라 파괴의 정도가 크게 달라지지만 오랜 핵 금기를 위반하기 때문에 전략적인 반향을 일으키게 된다.


민간인 사망, 재산 파괴, 토지 오염과 같은 부수적 피해 측면에서 노스 다코타의 원격 미사일 사일로에서 발사된 ICBM은 러시아 대도시에 인접한 유럽 전장에서 사용되는 전술 무기와 상당히 다른 효과를 가지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냉전 기간 동안 나토와 바르샤바 조약 국가가 전투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무기와 미국과 소련이 서로를 전멸시키는 데 사용할 수 있는 무기를 구별할 필요가 있다.


이 구별은 핵무기 확산 금지를 통한 군비 통제의 유용한 출발점이 되기 때문이다. 군비 경쟁을 제한하려는 초기 시도에서 미국과 소련은 서로를 파멸로 빠뜨릴 수 있는 무기에 집중했다. 그리고 이것을 ‘전략적’ 무기라고 불렀다.


오늘날 이 무기는 2010년 협정인 뉴 스타트 (New START)에 의해 제한을 받고 있다. 즉, 중폭격기,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 대륙간 탄도미사일이 해당된다. 그럼에도 상호 절멸의 위협은 그대로 남아 있다.


푸틴이 '전술' 핵무기에 의존하는 이유

우크라이나와 관련해 ‘전술’에 초점을 맞추면 푸틴이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세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째, 푸틴은 제한된 군사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전술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 전술적 핵무기를 사용해 재래식의 불리함을 상쇄하려는 것은 본질적으로 비합리적인 판단이다.

예를 들어 냉전 기간 동안 미국은 훨씬 더 강력했던 소련 군대가 침공할 경우 서유럽을 방어하기 위해 전술 핵무기를 사용할 준비를 한 바 있다.


러시아의 재래식 군대가 좌절에 직면한 상황에서 푸틴은 우크라이나에서 소수의 전술 핵무기를 사용해 전장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문제는 전쟁터의 목표가 무엇인가에 달려 있다.


작은 핵무기는 항공모함 타격, 탱크 기동, 대규모 보병 등을 폭파하는 데 가장 적합하며 우크라이나 전쟁은 소모전 중 하나였다. 러시아가 공격할 수 있는 목표는 분명하지만, 결정적이지 않은 군사적 이득을 위해 핵 무기를 사용하는 것은 거의 의미가 없다.


게다가, 우크라이나가 새로 병합된 4개 영토를 "탈환"하는 것을 막으려고 사용한다면 결과적으로 ‘러시아’ 땅에서 핵무기를 사용하는 결과가 된다. 폭발로 인한 낙진이 러시아를 덮칠 수 있는 경우 러시아의 영토에서 핵무기를 사용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두 번째는 푸틴이 키이우와 다른 우크라이나 도시를 목표로 삼아 우크라이나가 항복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즉, 전략적 목표를 달성할 수 있으나 그 위협은 지금까지 우크라이나인들에게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그들의 반항이 실제 핵 공격에 직면했을 때 유지될 것인지 여부다.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전쟁 내내 놀라운 강인함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더 많은 위협과 더불어 하나 이상의 도시가 끔찍하게 파괴된다면 우크라이나 지도자들은 끔찍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세 번째는 푸틴이 전술 핵무기를 사용해 나토가 우크라이나에 추가 군사 지원을 제공하거나 실제로 전투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지금까지 러시아 핵무기의 주요 ‘용도’는 나토가 직접 전쟁에 참여하는 것을 저지하는 것이었다. 이런 점에서 푸틴은 어떤 의미에서 성공했다.

두 개의 핵 강대국이 전쟁에 나가면 종말의 가능성이 극적으로 증가하고 미국이 확대의 위험을 인식하고 있다는 것은 자명하다. 바이든과 그의 보좌관들은 제3차 세계대전을 촉발시키는 데 관심이 없다고 반복해서 언급했다.


그래서 전쟁 초기부터 우크라이나에 미군을 보내지 않겠다고 분명히 밝혔다. 행정부가 비행금지 구역 설정을 거부한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일부 분석가들은 이런 움직임을 푸틴의 괴롭힘에 굴복하는 것이라고 폄하했지만, 나토의 직접적인 개입을 피하면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신중함을 택했다.


핵 위험은 증가하지만 인지 못해

지금까지는 신중함이 통했지만 수십 년 전보다는 여전히 핵전쟁의 위험에 더 가깝다.

푸틴이 우크라이나에 핵무기를 사용한다면 미국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핵무기를 어떻게 억제하는지에 대한 이론은 가지고 있지만 실제 사용했을 때 대응 방안은 거의 없다.


현재 공식적으로 9개 국가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전쟁에 2개의 원자 폭탄이 터졌으며 열핵 전쟁은 한번도 일어나지 않았다. 지난 75년 동안 가장 똑똑한, 이성적이라고 할 수 있는 국방전문가들이 수행해 온 핵 전략가의로서 역할은 대체로 믿음에 기반한 것이다.


그런데 전문가들은 핵무기에 관한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 크게 동의하지 않는다. 핵무기에 관한 근본적인 의문은 다음과 같은 이슈들이다.


- 모든 핵무기가 배치되는 순간 고의적이나 우발적으로 사용할 가능성은 증가한다는 면에서 핵확산은 정말 위험할까? 아니면 결과가 너무 끔찍해 핵 위협이 오히려 침략을 저지하기 때문에 실제로 안전한 것은 아닐까?


- 이와 관련해 핵무기로 인한 전쟁 대가가 너무 높아 냉전시대에 전례 없는 강대국 평화의 시기를 경험한 것일까 아니면 단순히 운이 좋았던 것일까?


- 최소한의 보복 위협만 요구한다는 면에서 핵 억지력 자체가 안정적인 것일까?


- 세계 지도자들은 전략적인 핵 공방을 촉발할 수 있는 가장 작은 기회에 의해 서로 제지되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승리로 이어지는 이른바 ‘상승 사다리’를 지배함으로써 핵 무기 실행 가능한 경로를 보고 있는 것일까?


일단 핵무기가 사용되면 확대를 통제할 수 있는지 여부가 가장 불확실하다. 데이터는 없고 시나리오와 은유만 있을 뿐이다.


그런데 이전에 핵 위기를 경험한 적이 있는데 바로 쿠바 미사일 위기다. 그러나 60년이 지난 지금, 역사가들은 여전히 1962년 10월에 일어난 일을 이론으로 정리하고 있는 수준이다. 학문 관점에서 단일 사례 연구는 이론을 생성할 수 있지만 이론은 테스트될 때까지 지식이 되지 않는다. 이 점이 바로 핵무기 사용을 피하려는 이유다.


핵 무기 사용의 권한을 가진 특정 개인의 행동을 예측할 수는 없다. 현재 상황에서 확대되는 역학은 푸틴과 바이든 두 사람의 성격과 특이성에 달려 있다.


국방 전문가들은 종종 게임 이론을 사용해 핵 역학을 설명하지만 위기 관리는 엄청난 압력을 받는 개인의 문제로 귀결된다. 이것이 미국과 서방 세계에게 남겨준 숙제가 된다.


미국 전략의 두 가지 최우선 목표에는 명백한 긴장이 있다. 즉, 러시아에 최대의 고통을 가하는 동시에 핵 고조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푸틴이 상상할 수 없는 것을 선택하는 경우, 미국과 다른 국가들은 핵 금기를 위반한 러시아를 처벌해야 하지만 그전에 푸틴이 그것을 위반하지 않도록 방지해야 한다.


이런 도발하지 못하도록 처벌할 수 있는 효력을 지닌 명령에 균형을 맞추려면 엄청난 지적 민첩성이 필요하다. 정책입안자는 동시에 여러 아이디어를 머릿속에 담아야 한다.

푸틴의 판단을 명확히 만들기 위해 분명한 위협을 해야 하며, 다양한 상황에 직면해 퇴로를 선택할 여지를 남겨두는 모호성을 유지해야 한다.


푸틴이 핵무기에 대한 결의를 다지기 위해 흑해 상공에서 실시하는 시범 사격은 키이우 주민들을 대량 학살하는 것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미국과 동맹국은 푸틴에게 핵을 사용할 경우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심각한 손실을 입혀야 한다. 미국이 심리적으로 푸틴을 코너로 몰아넣는다면, 물리적으로 물러서야 한다는 것을 깨닫지 못할 수도 있다.


서방은 국제 사회가 옳은 일을 하도록 강요하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도덕적 동정심을 불러일으킬 뿐만 아니라 러시아에 대한 인지적 공감을 불러일으켜야 한다.


궁극적으로 러시아의 침략은 중단되어야 하지만 이 갈등을 해결하는 것은 핵무기 사용의 위험까지 가져온 사태의 본질을 정확히 이해할 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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