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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호 기자

한국 주식시장, 아직 신흥국인 진짜 이유

신흥국에 속해 한국 기업 주가 상대적으로 저평가

코스닥은 거래량은 세계 선두권이나 외부 영향 커


금융 시장은 투자가 본질이며 투자는 안정성 여부가 위험을 줄이고 투자를 촉진한다.

한국 증시의 모건스탠리 캐피탈 인터내셔널 지수(Morgan Stanley Capital International Index: MSCI) 선진국지수 (Developed Country Index) 편입이 다시 좌절됐다. 투자 시장이 선진국이 아니라는 것은 경제 규모가 이미 10위권에 들었다는 사실에 비춰볼 때 뭔가 석연치 않다.



결국 당분간 한국 주식 시장은 신흥국 (Emerging) 신세다. 경제 규모와 금융 시장이 서로 상반된 대접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투자는 수익이 보장되고 경제 수준이 높으면 안정된 여건을 보장받는다. 그래서 소득이 높은 국가의 금융 시장이 발전하고 투자가 증가하는 이유다.

한국이 금융 시장이 선진국 대접을 받지 못하는 이유는 명목상으로 논의되는 요건 이외에 한국이 처한 특수한 상황 때문이라는 것이 금융시장의 오랜 경험에서 나오는 솔직한 이유다.


그것은 한국이 세계 유일한 분단 국가로 여전히 휴전 상태에 있기 때문에 근본적인 투자 리스크를 제거하지 못한다는 견해다. 다시 말하면 한국은 외환시장이 형성되고 시장 정보의 개방을 확대하고 기업의 지배 구조가 개선되거나 정부의 투자 시장의 개입이 줄어들더라도 근본적인 투자 리스크는 존재한다고 평가한다. 휴전 협정이 존재하는 한 한국 금융시장은 아무리 거래액이 세계 1위가 되고 외국인 투자 비율이 상위권을 차지하더라도 신흥국이다.


선진국 지수 편입 기준들

MSCI는 매년 6월 검토 대상에 오른 국가를 대상으로 선진국과 신흥국 등 시장 재분류 여부를 결정한다.

재분류를 위해서는 1년 이상 검토 대상에 올라 있어야 한다. 이에 정부가 목표로 하는 일정은 우선 2022년 6월 검토 대상에 등재되고 다음은 2023년 6월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여부 결정 그리고 2024년 6월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실현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검토 대상 등재에도 오르지 못하면서 내년 6월에 다섯 번째 도전에 나서야 한다. 목표 일정도 줄줄이 밀렸다.


검토 대상에도 오르지 못한 것은 예견된 일이었다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현재 한국 주식 시장 제도 중에 부정 평가를 받는 항목은 외환시장 자유화 (Foreign exchange market liberalization level), 외국인 투자 등록제도 개선 (Investor registration & account set up), 정보 흐름 (Information flow), 청산과 결제 (Clearing and Settlement), 이체성 미흡 (Transferability), 지수 데이터 사용권 (Availability of Investment Instruments) 등 6개 항목이다.


MSCI가 발표한 국가별 시장 접근성 평가에서 한국 증시는 낙제점을 받았다. 그러나 이는 실제 주식 시장의 투자 환경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멀다. 이를테면 공매동의 경우 미국 역시 경기 침체 그리고 주식 시장이 조정 국면에 있을 때는 공매도를 금지하기 때문이다. 주식이 폭락하거나 하락장세에서 공매도는 투자 리스크를 더욱 키우는 경향이 있다.


외국인 투자자를 위한 정보가 불충분하다는 것도 궁극적으로는 투자 리스크를 간접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특별히 외국인 투자자를 위한 정보란 영어로 된 설명이나 지표 그리고 내용을 말한다. 외국인 투자자에게 특별히 제공해야 할 정보는 사실 없다. 한글로 표기된 것을 읽지 못하는 것은 그들의 부족함이지 한국 주식 시장이 나서야 할 부분은 아니다. 다만 한글과 영어로 병기하는 사례는 늘어날 것이다. 외국인 기관 투자자 즉, 외국 투자 금융 기관들은 대부분 한국말과 영어를 모두 사용하는 한국인 내지 한인들을 채용하고 있기 때문에 정보 차별은 없다고 봐야한다.


국제 기준과 다른 배당금 공시라는 항목도 엄밀하게 억지에 가깝다.

배당금은 기업이 주식에 대해 주주에게 배당하는 수익이다. 기업마다 수익이 다른데 국제 기준이 있다는 것은 상식 밖이다. 한국 기업의 경우 지배 구조로 인해 소유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배당금을 낮게 유지하고 주주권을 행사하려는 경향이 있다.


주식 차익에 몰리도록 의결권을 강화하려는 것인데 이것이 선진국 지수의 주식과 크게 배당 수익이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다. 만약 배당 수익이 낮다는 것이 문제라면 기업 인수 장벽이 높다는 것을 불평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기업 인수와 합병이 용이해야 선진국 주식 시장이라는 것은 지나친 주식 시장의 관여 내지 지배 욕심이다. 이 또한 궁극적인 투자 시장의 요건은 아니라고 본다.


기업 지배 구조는 대부분 재벌 기업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미 한국의 재벌 기업은 세계적으로 독특한 기업 형태로 인정한 상황이기 때문에 기업 지배 구조는 엄밀하게는 적대적 인수 외에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또한 대부분 지주 회사의 구조로 바뀌어 곽보다는 기업의 운영이나 관리가 상당히 안정되었다. 기업 지배 구조는 아직 선진국에서 조차도 완벽하게 체계적으로 관리되거나 조직화된 단계가 아니고 발전 단계에 있다. 이를 요건으로 문재 삼는 것 역시 다른 욕심 즉 적대적 인수의 용이함을 보장받으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선진국 지수 편입의 궁국적인 문제는 투자 리스트의 해소에 있는 것이지 투자 지배를 용이하게 하려는 것에 있어서는 안된다.


계속 제기하는 부분은 자유로운 외환 거래가 가능한 역외 현물 외환 시장의 부재, 정보 흐름을 알 수 있는 영문 공시 자료 부족, 주식시장 데이터 사용 제한으로 투자 상품 개발 한계, 현물 이전과 장외 거래 어려움, 외국인 투자자 등록 의무화 제출 자료의 번거로움, 차입금으로 증권 거래 결제 불가, 공매도 전면 허용이다.


이것들은 투자 시장의 기본 요건인 리스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것들이다. 자유로운 외환 거래는 오히려 자금 세탁과 테러 방지 자금 거래에 방해가 된다. 주식 시장의 데이터는 거래의 신속성에 필요하지만 투자 상품 개발은 파생 상품의 개입을 의미한다. 파생 상품은 투자 위험도가 더 높기 때문에 오히려 금융 시장의 안정을 위해서는 불필요할 수 있다. 미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에서 파생 상품 거래는 한국과 거의 비슷하다는 점도 궁극적인 요인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조건들이 충족된 주식시장은

선진국지수 편입 조건이 충족된 시장은 외국인의 지배가 용이한 사실상 외국인 기관 투자자 중심의 시장을 의미한다.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특정 국가의 주식에 투자할 때 언제든지 해당 통화를 달러로 환전할 수 있는 시장의 존재 여부는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한국은 현재 역내 현물환 시장과 역외 차액결제선물환 (NDF) 시장이 있다. 역내 시장 마감 이후 자유롭게 원화와 달러화를 교환할 수 있는 역외 현물환 거래는 미국 당국이 허용하지 않는다. 제3국을 거쳐 북한과의 금융 거래를 우려한 탓이다.


MSCI가 요구하는 외국인의 정보 접근성 개선을 위해 영문 공시 의무화를 하려면 자본시장법의 개정이 필요하다.


배당금 지급 과정을 변화시키려면 주식거래세를 도입하는 상법 개정이 필요하다. 거래소 밖에서의 거래 (Over the counter)가 경직적이라는 지적도 있는데 양도소득세가 발생하는 세법이 적용된다.


주식거래세와 양도소득세는 합법적인 세법에 따른 것이며 선진적 세법에 해당한다. 이런 세법 적용을 하지 말라는 것은 사실상 자본 거래에 대해 세금을 내지 않겠다는 것이다. 세금 없는 투자가 선진국 시장은 결코 아니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종목을 미리 빌려 판 뒤 실제로 하락했을 때 다시 사들여 차익을 실현하는 매매기법으로 주식 시장의 변동성이 클 때 미국도 일시적으로 금지한다. 공매도 허용 여부가 선진국 지수 기준이라는 것은 위험이 높아야 한다는 말과 같다.


이런 조건을 충족한 주식 시장은 외국인이 주식시장을 좌우하는 시장이 된다. 그런데 한국을 선진국 지수로 편입하지 않고서도 외국인 기관 투자자들은 오히려 한국 증시를 좌지우지할 수 있다.


신흥국 지수와 선진국 지수

금융 시장이 선진국 지수에 속하거나 신흥국 지수에 편입된다는 것은 무슨 차이가 있는지 알아야 중요성을 이해할 수 있다.


MSCI 지수는 세계적인 펀드들의 투자 기준이 되는 국제 벤치마크로 주식시장 발전 단계에 따라 선진 시장(DM), 신흥 시장(EM), 프론티어 시장(FM) 등으로 나뉜다. 한국은 현재 중국, 인도, 브라질 등과 함께 신흥시장 국가로 분류돼 있다.


한국은 1992년 신흥국 지수에 편입된 이후 30년째 선진국 지수로 승격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의 코스피 지수는 세계 주요 국가의 증시 인덱스 가운데 낙폭이 가장 크고 최하위 신세이지만 한 때 전 세계 거래량이 가장 컸던 1위 인덱스이기도 하다. 코스피가 아직 신흥국 지수에 있다는 것은 한마디로 한국의 대표적 기업이 제대로 주식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모건 스탠리 국제 주식 시장 분류 (MSCI)에 따른 선진국 지수의 기준인 시장 접근성 평가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각종 투자법을 개정해야 한다.


더욱이 개인 투자자들이 극도로 우려하는 공매도 (short sale)의 전면 허용도 필요하다. MSCI가 발표한 시장 분류 재평가 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올해 선진국 지수 후보인 검토대상국, 즉 워치리스트에 오르지 않았다.

올해 한국 주식 시장은 검토 대상에 아예 분류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국은 2008년과 2015년, 지난해 6월 그리고 올해 6월까지 총 4번의 도전 모두 실패했다. 겉으로 내세우는 요건을 충복하더라도 가장 기본적인 요건 투자 리스크의 경감 조치는 아예 충족시킬 수 없을 수도 있다.


한국은 영원히 신흥국 지수에 남아 있어야 하는 것이다. 남북간의 긴장 완화 즉, 최소한 정전 협정이 평화 협정으로 바뀌어야 고려 대상이 될 수 있다.


거래량이 큰 한국 주식시장이 신흥국 지수에 속해 있을 때 외국인 투자자들은 막대한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먼저 대부분 기업들이 선진기업이 아닌 신흥기업으로 분류도기 때문에 주식 가격이 저평가되어 있다. 삼성전자 엘지 SK 모두 신흥 기업이라는 것은 주식 투자금이 많은 외국 기관 투자자에게는 주식 가격을 충분히 조정할 수 있다. 하루 거래되는 주식 물량의 10%만 있으면 주식 가격을 올리거나 떨어뜨릴 수 있다.


그리고 기업 주식의 시가 총액이 저평가되어 가치 투자 (기업 인수 또는 합병)가 용이하다. 신흥국 지수는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등락이 심하다. 이는 투자액이 높은 기관 투자자에게는 오히려 선물 거래를 통해 등락에 따라 양방향 수익을 거둘 수 있다.


이처럼 신흥국 지수에 있다는 것은 외국인 기관 투자자에게는 쉽게 기업을 사고 팔거나 지배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신흥시장에서 선진국 시장으로 편입되면 외국인 투자가 확대돼 주가가 올라간다.

선진국 시장 편입효과 중 하나는 금융시장이 출렁일 때 변동성이 줄어든다는 점이다. 한반도 분단이라는 디스카운트 요인을 안고 있는 한국은 남북 관계가 경직될수록 금융시장의 취약점 해결은 요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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