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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경제

경기 침체를 예상하는 이유

연준의 금리 인상을 두고 월가에서는 일제히 경기 침체를 예고했다...


연준의 금리 인상을 두고 월가에서는 일제히 경기 침체를 예고했다.

1분기 경기 성장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가운데 4월 고용은 예상보다 훨씬 축소됐다. 그러면서도 물가는 여전히 8%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연준의 입장에서는 물가와 고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지만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둘 다 놓칠 위기에 처했다.


일단은 물가를 잡기 위해서는 금리를 올려야 하고 이로 인해 경제 위축은 계속 이어질 것이며 고용은 점차 줄어들면서 실업률이 다시 증가한다. 실업률이 늘어나면 당연히 소비가 줄어들고 이는 경기 침체라고 설명되는데 이때까지 물가를 잡지 못하면 초유의 스태그플레이션이 다시 나타날 수 있다.


이 때문에 월가와 금융 경제 전문가는 연준의 금리 인상에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럼에도 최소한의 충격이 덜한 ‘마일드 경기 침체 (mild recession)’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한다. 만약 경기 침체가 온다면 2023년 하반기부터 2024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전쟁과 팬데믹이 인플레이션을 압박


경기 침체를 예상하는 견해 뒤에 있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심상치 않은 비정상적인 인플레이션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예상되는 것보다 더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팬데믹으로 2021년부터 수요 확대에 부응하지 못한 공급 불안정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이는 두 자리 물가 상승율을 보였다.


조금씩 완화되는 와중에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졌고 쉽게 마무리되지 않는 가운데 물가 사승으로 인한 경제적 충격이 서서히 가중되고 있다.


세계화의 역전, 기후 변화,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의 코로나 봉쇄로 인한 추가 공급망 붕괴, 인플레이션 기대치 상승 등 여러 가지 상황이 우려했던 것보다 인플레이션을 길고 깊게 만들 것이라고 보고 있다.

또한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경기 침체는 전 세계 주요 국가에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나타난다면 그 시발점은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이고 그것을 촉발한 것은 팬데믹과 전쟁이다.


인플레이션의 재앙이 돌아왔고 두 가지 요인으로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 확실하다.

인플레이션이 계속 지속된다면 연준은 더 적극적인 금리 인상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연준은 지난 3월 기준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고 이번 주 회의에서 0.5%포인트 인상여부를 테이블 위에 올려 놓았음을 인정했다.


월가를 비롯한 투자가와 금융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가 지속 가능한 길에 부드럽게 착륙할 수 있기를 희망하지만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은 미국 경제 위축을 더욱 가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한다.


이는 월가의 실적이 지난 4월 폭락하면서 주식 시장은 물론 상품 그리고 외환 시장까지 투자자들을 긴장시킨 것과 관련된다. 즉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수록 월가의 투자자들은 시장에서 물러나 있을 밖에 없다.


연준이 금리를 올리더라도 속도를 조절하고 인상 폭을 줄인다면 투자자들은 안정적인 투자 효과를 바라볼 수 있게 된다. 경기 침체에 대한 목소리가 월가에서 먼저 나온 것은 이런 배경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그래서 월가에서는 인플레이션 장기화로 인한 경제적, 재정적, 사회적 피해를 최소화하는 유일한 방법으로 경기 침체를 억제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연준이 금리 인상을 느슨하게 가져가길 주문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은 경기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 있어


1973-74년 일련의 식량 가격 충격과 1973년 후반에 발생한 거대한 유가 충격으로 인해 미국서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이르렀고 심각한 경기 침체가 뒤따랐다.

이 때문에 많은 미국인들은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불행했던 1970년대를 떠올리게 된다.


한 가지 그 때와 큰 차이점은 연준이 스태그플레이션을 훨씬 더 잘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1973년에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는 수수께끼 같은 새로운 현상이었고 아무도 그것의 정확한 원인과 해법에 대해 생각하는 방법을 몰랐다.


당시의 경제학자와 연준은 호황을 누리는 경제가 인플레이션을 일으키고 경기 침체가 실업률을 높이는 역사만 경험했었다.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라는 두 가지 질병은 동시에 발생하지 않았으나 처음 경제 현상으로 나타났다.


1970년대 초반의 공급 충격은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고 전 세계 정부 당국은 인플레이션과 실업률 상승을 동시에 겪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통화 정책을 강화하면 경제가 둔화된다. 그러나 경기 침체에 맞서기 위해 통화 정책을 완화하면 인플레이션이 악화된다. 그러니까 이자율을 조절하는 통화 정책만으로는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를 모두 동시에 해결할 수 없다.


2020년 3월 팬데믹이 미국을 강타했을 때 사람들은 두려움에 서로에게서 멀어졌다.

소비 수요와 고용은 급락했고 이미 낮은 인플레이션율은 몇 달 동안 마이너스 상태를 유지했다. 이로 인해 잠시 디플레이션을 겪었다.


다행스럽게도 재정과 통화 정책 입안자들은 모두 이 문제를 수요 부족으로 올바르게 진단하고 그에 적합하게 대응했다. 긴급 재난 지원금을 지급한 것은 올바른 진단이었고 강력하고 빠른 회복을 가져왔다.


그러나 2021년부터 강력하고 빠른 회복에 부응하는 공급이 따라오지 못했고 일부 지역에서는 공급망이 끊어지면서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다.


여기서 재정 금융 당국은 첫 번째 실수를 저질렀다. 자본주의를 너무 과신하면서 부족한 공급을 회복하는데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간과했다.


미국은 팬데믹 기간 동안 축적한 저축액이 평소보다 약 2조 5,000억 달러 더 많은 엄청난 저축을 하고 있다.


이 모든 현금은 슬프게도 모든 미국인은 아니지만 많은 미국인의 인플레이션으로부터 받는 타격을 완화시켜 완만한 경기 침체를 통해 소비를 유지할 수 있게 해준다.


경기 침체가 오더라도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크게 타격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본다. 평소보다 많이 축적된 저축 덕분에 상당수는 소비를 감당할 수 있다. 미국 경제가 1~2년 안에 경기 침체를 겪더라도 큰 충격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이유다.


경기 침체는 금리 인상 탓?


월가에서는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아 연준이 물가를 억제하기 위해 기준 금리를 극적으로 인상할 수밖에 없다고 믿기 때문에 경기 침체를 가정하고 있다.


연준이 브레이크를 더욱 단호하게 밟을 가능성이 매우 높고 이 과정에서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기 위해 깊은 경기 침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


1981년 12월 이후 최고 수준인 인플레이션 퇴치에 더 공격적인 접근을 취함에 따라 연준이 의도치 않게 경기 침체를 촉발한다는 논리다. 앞으로 몇 달 동안 더 급격하고 0.5%포인트 이상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즉, 연준이 경기 침체를 일으킨다고 탓하는 셈이다.


금리 인상은 소비자와 기업 대출에 대한 더 높은 이자 비용을 유발하는 경향이 있고, 이는 고용주가 지출을 줄이도록 강제함으로써 고용을 줄이고 결과적으로 경제를 둔화시킨다.


파월 의장은 추가 긴축 정책이 경기 침체를 촉발할 것이라는 우려를 뒤로하고 연준이 경제를 무너뜨리지 않으면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것 사이에서 미묘한 균형을 이룰 수 있다는 낙관론을 유지했다.


그러나 앞으로의 과제의 어려움을 인정하고 우선 물가 안정을 회복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했다.


예상하는 경기 침체의 정확한 시기와 규모는 상당한 불확실성이 있지만 2023년 4분기와 2024년 1분기에 위축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실업률이 5% 이상으로 정점을 찍는 "가벼운 경기 침체 (mild recession)"가 예상된다. 이는 여전히 상당한 해고로 해석할 수 있다. 경기 침체 동안 실업률은 2020년 14.7%, 2009년 10%로 훨씬 더 높았다. 경기 침체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2024년 말까지 지속되면서 연준의 목표치인 2%를 달성할 것으로 본다.


이는 경기 침체 속 물가가 하락하기 때문에 스테그플레이션은 예상하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월가에서는 경기 침체 가능성이 불편할 정도로 높아지고 있다고 단정한다.


골드만 삭스는 경기 침체 가능성이 35%까지 올라갔다고 말했고 JP모건 체이스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에너지 가격을 치솟게 하고 세계 경제를 둔화시킬 것이라고 보았다.


반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연준이 연착륙을 달성할 수 있었던 사례가 과거에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파월은 1965년, 1984년, 1994년을 예로 들었다.


그러나 연준이 이번에도 그 위업을 달성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현재 상황에서 연착륙이 간단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간단한 일은 거의 없다는 것이 연준의 정확한 견해다.


'경착륙'이란?


인플레이션에 대처할 때 연준의 목표는 수요를 공급 수준으로 되돌릴 수 있을 정도로 경제를 둔화시키고 가까운 미래에 인플레이션을 통제할 것이라고 시장에 확신시키는 것이다.


이 때 원하는 결과를 "연착륙 (soft-landing)"이라고 한다. 금리는 상승하고 수요는 인플레이션을 낮추기에 충분하지만 경제는 계속 성장한다. 대조적으로, "경착륙 (hard-landing)"은 통화 정책이 너무 긴축되어 경제를 침체로 이끄는 수요 감소를 겪게 되는 것을 말한다. 불행히도 경착륙이 역사적으로 볼 때 더 일반적인 현상이다.


하버드의 경제학자인 알렉스 도마시 (Alex Domash)와 레리 섬머스 (Larry Summers)는 인플레이션이 높고 근로자의 공급이 부족할 때 연착륙은 예외적인 현상이라고 주장한다.


2022년 펴낸 노동 관련 보고서에서 1955년 이후로 물가상승률이 4%를 초과하면서 실업률이 5% 미만인 분기가 없었고 이후 2년 이내에 어김없이 경기침체가 왔다고 분석했다.


올해 들어 경제가 재개되면서 공급 부족이 완화되고 인플레이션이 낮아질 것이라는 희망이 있었다. 그런데 중국의 코로나로 인한 폐쇄는 공급망을 통해 계속 물가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고, 우크라이나 침공은 특히 에너지 자원 가격을 인상시키고 있다.


연착륙에 대한 역사적 기록은 암울할 수 있지만 현재 상황은 전례가 없이 예전과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실업률은 2020년에 거의 15%에 이르렀지만 기록적인 속도로 떨어졌다. 경제와 관련한 어떤 것도 정상적이지 않아서 주택 시장은 침체와는 더욱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


이런 것은 현재의 경제적 현상이 역사적 유사점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특이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 해법 역시 다를 수 있고 예상되는 경기 침체도 월가의 환상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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