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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기 기자

엔화가 미국 주식 시장 뒤흔든 이유

엔 케리 트레이드 청산 급격하게 발생

일본은행 금리 인상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진정

주식 시장의 폭락이 미국 경제의 침체 우려 때문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일본의 금융 시장 개입에 기인한다.

글로벌 주식 채권 시장, 특히 일본의 시장은 엄청나게 인기있는 엔 캐리 트레이드의 해체로 다른 어떤 국가의 주식시장보다 더 크게 흔들리고 있다. 낮은 비용으로 엔을 빌려 다른 통화와 더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자산에 투자하는 이 거래는 일본의 금리 인상, 변동성 있는 엔화, 임박한 미국과 다른 경제권의 금리 인하로 인해 망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일본 은행은 금리 인상을 철회하고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결정하면서 주식 시장의 붕괴를 막았다.


이번 글로벌 주식 시장의 폭락 사태를 가져온 엔 캐리 트레이드가 시장에서 어떻게 작용했는지 보면 금융시장의 변동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캐리 트레이드가 작동하는 방식

엔 또는 이와 유사한 초저금리를 가진 다른 통화를 빌린 다음 이를 사용해 더 나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통화 혹은 자산을 매수하는 것을 포함한다. 엔은 미국 달러, 멕시코 페소, 뉴질랜드 달러 그리고 기타 통화의 캐리 트레이드에서 선택되는 자금 조달 통화였다.


이 거래는 빌린 엔으로 수익률이 높은 통화를 매수해 해당 통화의 채권 또는 기타 자금 시장 상품에 투자해 수익을 누렸다. 일반적으로 단기 거래가 끝나면 투자자는 달러나 페소를 다시 엔으로 환전하고 대출금을 상환한다. 연간 수익률은 일반적으로 달러-엔 캐리 트레이드에서 약 5%~6%가 될 수 있는데, 이는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이이며, 해당 기간 동안 엔화가 하락하면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일본 거의 20년 넘게 금리를 제로(0) 수준으로 유지해 왔고 최근 갑자기 금리를 0.25베이시스 포인트 인상해 금융 시장의 혼란이 가중되었다.


그렇다면, 엔 캐리 트레이드는 언제 시작되었을까? 금리가 거의 없는 엔화를 사용해 고수익 외국 자산을 매수하는 것으로 광범위하게 정의하면, 그 기원은 일본이 자산 가격 거품이 터진 후 정책 금리를 0으로 낮춘 19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일본은 국내의 0% 수익률보다 더 나은 수익을 얻기 위해 국제 시장으로 눈을 돌려 수조 달러를 외국 시장에 투자했고, 그 결과 일본은 세계 최대 채권국이 되었다. 이른바 일본 와타나베 부인(돈을 들고 해외에 나가 금융 상품에 투자하는)이 등장한 것이다.


일본은 수십 년에 걸친 디플레이션의 소용돌이에 빠져 있었고, 이제 겨우 그 늪에서 벗어나고 있고, 이에 따라 일본 금리는 수십 년 동안 제로선 주위를 맴돌고 있다.

미국의 금리는 5.5% 수준이며, 유럽중앙은행은 금리를 인하한 이후 4.25% 수준이다. 이 큰 격차에서 일본에서 저렴하게 돈을 빌린 다음 다른 곳에서 더 높은 수익률의 자산에 재투자하는 투자자들로 구성된 기업이 등장했다. 이를 캐리 트레이드(carry trade)라고 한다.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캐리 트레이드는 대부분 국제 투자자가 엔을 빌리는 것으로, 2013년 아베 신조 총리의 양적, 질적 완화 정책 하에서 시작되었고, 이는 미국의 금리 상승과 엔화 가치 하락과 맞물렸다. 이런 거래는 2022년과 2023년에 걸쳐 새로운 거대한 규모로 확대되었는데,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빠르게 인상했고 일본은행이 단기 금리를 마이너스로 유지하면서 엔화가 급락했기 때문이다.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시도 이유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한 엔화를 빌려 해외 금융 시장에 투자된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의 규모는 얼마나 될까? 아무도 정확하게 확신하지 못한다.


순수 통화 캐리 트레이드의 가장 좁은 정의를 따르는 분석가들은 일본은행의 단기 대외 대출 3,500억 달러를 전세계 엔화 자금 거래의 추정치로 지적한다. 그 대출 중 일부가 은행 간 상업 거래이거나 엔화가 필요한 외국 기업에 대한 대출이라면 그 숫자는 과장된 것일 수 있다.

하지만 일본인이 국내 시장에 투자하기 위해 빌린 엔화가 수십억 엔일 수 있고 엔 캐리 트레이드의 실제 규모를 과소평가한 것일 수도 있다.


헤지 펀드와 컴퓨터 기반 알고리즘 펀드가 레버리지를 사용하는 방식 때문에 실제 포지션은 크게 확대될 수 있다. 여기에 일본 연금 기금, 보험사 그리고 기타 투자자가 해외에서 행한 막대한 투자를 추가해야 한다. 재무부 데이터에 따르면 일본의 해외 포트폴리오 투자는 3월말 현재 666조 8,600억 엔(4조 5,400억 달러)이었고, 대부분 장기 투자이기는 하지만 금리에 민감한 부채 자산에 절반 이상이 투자되었다.


지금 이 시점에 엔 캐리 트레이드를 청산하려는 이유는 일본은행이 금리를 인상했기 때문이다. 일본은행이 금리를 제로(0)에서 0.25%포인트로 인상하기 시작했을 뿐이지만 미국의 금리는 약 5.5%이다.

미국은 금리를 인하할 계획이고 일본은 추이를 봐서 계속 금리를 올리려 하고 있기 때문에 금리 차이는 좁아지고 수익률은 줄어든다. 빌린 엔화를 갚기 위해 이자가 추가로 붙기 때문에 수익은 더 줄어든다.

캐리 트레이드는 실제 금리 수준보다 통화 움직임과 금리 예상에 더 민감하기 때문에 엔화의 상승과 달러화의 하락은 케리 트레이드에 치명적이다.


일본의 추가 금리 인상과 9월까지의 연준 금리 인하에 대한 이야기만으로도 엔화는 한달만에 13% 상승했고 수익률 갭이 좁아져 순수한 엔화-달러 캐리 트레이드에서의 미미한 수익이 완전히 사라졌다. 그래서 대형 레버리지 투자자들은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내는 엔화 캐리 포지션을 줄이고, 레버리지를 해제하면서 다른 주식과 채권 보유를 처분해야 한다. 그것이 지난 금요일과 월요일에 벌어진 일이다.


화요일의 상승세는 케리 트레이드 종료?

화요일에 주식 상승은 투자자들에게 두 가지 질문을 남겼다. “패닉에 가까운 매도는 끝났나?” 그렇다면 “언제 다시 매수해야 하나?" 월가는 최악의 상황은 끝났다고 생각하지만, 현재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일본의 이른바 캐리 트레이드의 동향을 살펴야 한다. 이는 일본 엔화가 올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 기술주와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통화는 주로 금리 차이, 공황 시기의 피난처 흐름, 국제 무역에 따라 서로에 대해 상대적으로 변동한다.

많은 투기꾼들이 일본에 가서 제로 금리로 돈을 빌렸고 빌린 엔화를 달러와 다른 통화로 환전했다. 엔화가 약세를 보이고 달러가 강세를 보였고, 그 돈을 가져다 전세계 자산에 투자했다. 2010년 이래 엔화에 대한 지속적인 매도 압력과 미국 달러에 대한 매입세가 결합되어 달러의 가치는 엔화보다 두 배나 높아졌고, 이는 선진국 통화로서는 엄청나게 큰 움직임이었다.


엔화의 폭락으로 일본은행이 때때로 개입하기까지 했지만, 초저금리는 자본 도피를 더욱 부추겼다. 그리고 이제 일본은행이 금리를 인상하면서 국제 자금이 엔화로 다시 유입되면서 엔진이 일시적으로 역전되고 있다.

레버리지와 변동성은 가학적 형제자매처럼 작용해 다툼의 시기에 서로를 잡아먹으며 피라미드 형태의 포지션을 없애버렸다. 보통 몇 달이 걸리는 움직임이 며칠 만에 일어났다.


시장은 월요일과 화요일의 첫 번째 마진콜에서 살아남았지만, 약세장은 하룻밤 사이에 발생하지 않는다. 향후 방향에 대한 단서를 찾을 때 투자자들은 미국 시장의 배경도 고려해야 한다. 7월 하반기에 투자자 포트폴리오는 이미 메가캡에서 소형주와 가치주로 급격히 전환되었다.

미국 고용지표 둔화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를 키우면서 연준 의장이 금리 인하 버튼에 검지를 대고 있는 상황까지 겹치자 투자자들은 재빨리 '매도' 버튼을 눌렀다.


월가에서는 이번 사태가 상당히 빠르게 해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매도의 시작보다 끝에 더 가깝다.

캐리 트레이드 청산은 대략 60% 정도 진행된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이번 주말쯤 청산이 끝날 것으로 보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은행은 금리 인상을 더 이상 하지 않기로 하고 시장에 긴급 유동성을 풀면서 일본 주식 시장의 붕괴를 가까스로 막았다.


일본의 금리 인상은 시기상조

일본은행은 시장이 불안정할 때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차입 비용이 인상될 가능성을 축소했다. 지난주 일본은행이 예상치 못하게 금리를 인상했을 때 강경한 발언과 대조되는 발언으로 일본의 닛케이 주가를 끌어올리고 엔화를 급락시켰다.

지난주에 있었던 극심한 시장 변동성이 연준의 경제와 2% 인플레이션 목표를 지속적으로 달성할 가능성에 영향을 미칠 경우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경로를 분명히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 20년 넘게 제로(0) 금리를 고수하면서 장기 불황과 디플레이션 현상에 빠져 있다가 올해 경제성장이 플러스를 보이기 시작하자 금리 인상을 시험삼아 시도하면서 경제와 시장의 반응을 파악하려고 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엔 캐리 트레이드의 청산을 가져오면서 일본 주식은 물론 세계 금융 시장에 패닉을 몰고왔다.


이는 아직 일본이 금리를 올릴 만큼 경제가 건전하지 못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일본은행은 국내외 금융 시장에서 급격한 변동성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현재 수준의 통화 완화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피력하면서 시장의 동요를 완화했다.


이번 금리 인상에 따른 시장의 동요와 일본의 충격은 일본은행이 당분간 금리 인상이 시기상조라는 것을 인식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일본은행 부총재는 주식 시장의 변동성과 기업 활동과 소비에 영향을 미쳐 앞으로 금리 인상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과 유럽 중앙은행과 달리 일본은 일정한 속도로 금리를 인상하지 않는 한 뒤처지는 상황에 처하지 않을 것이라며 당분간 금리 인상은 하지 않을 것을 내비쳤다. 특히 금융시장이 불안정할 때는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은행의 발언에 따라 달러는 최고치인 147.50엔으로 급등했고, 마지막으로 1.7% 상승한 146.78에 머물렀다. 일본 국채 10년 수익률은 1베이시스포인트 하락한 0.880%를 기록했다. 일본 닛케이 지수는 평균은 13% 폭락한 이후 10% 랠리하면서 다시 상승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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