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는 코로나바이러스19 팬데믹 속에서 변이 바이러스들이 끊임없이 만들어지고 유행하고 있다.
그 중 면역 회피력이 가장 강하다고 알려진 오미크론의 하위 변이인 BA.5와 일명 켄타우로스(BA.2.75)가 퍼지면서 확산세가 거세지고 있다. 연방 보건복지부는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오는 10월 13일까지 3개월 연장한다고 발표했고, 올가을과 겨울에 유행할 코로나19 변이를 예측하고 있다.
버지니아에서도 최근 기준 신규 환자가 3,561명이 발생, 확진자가 계속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19 팬데믹 끝은 있는 것일까?
코로나19 확산세, 얼마나 심각한가?
이종명 가정의학과 이종명 원장은 현장에서 코로나19의 확산 속도를 체감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작년 초중순에는 환자들이 코비드 검사를 받을 때 보통 음성이었다”며 “그런데 요즘은 50% 이상 양성 반응이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증세는 없으니까 걱정을 안 하고 그냥 체크하는 의미에서 검사하는데 증세가 별로 없는 사람도 양성 반응이 나온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코로나가 의심돼 검사를 받으면 음성일 가능성이 양성일 가능성보다 높았지만, 이제는 장담할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확산세를 견인하는 것은 다름 아닌 오미크론 변이의 하위 변이 BA.5다.
버지니아 보건국(VDH)에 따르면 7월 들어 보고된 코로나 확진 건수의 약 60%는 BA.5 변이에 의한 감염인 것으로 나타났다.
VDH 공중보건전문가 브룩 로스하임 박사는 “요즘에는 다들 코로나19에 걸린 지인이 한 명 쯤은 있는 듯하다”며 “BA.5는 전파력이 엄청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BA.5가 이렇게 빠르게 많은 사람을 감염시킬 수 있는 이유는 뭘까.
로스하임 박사는 “오미크론 변이, 특히 BA.5 하위변이는 면역 회피 능력을 갖고 있어 백신의 효과를 완전히는 아니지만 일부 피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체로 백신을 접종했거나 한 차례 확진과 완치를 거치며 자연 면역이 생긴 사람은 몸 안에 면역 체계가 코로나 감염을 막아내는데, BA.5 변이는 면역 체계를 속이거나 억제해서 이를 피해간다는 것이다.
때문에 확산세를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검사를 받는 것이다.
로스하임 박사는 “지금 코로나에 걸리면 아마 BA.5에 걸릴 확률이 높은데, BA.5가 전파력이 빠르지 않으냐”며 “확진 사실을 빨리 파악해서 격리 하는 게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www.covid.gov에 들어가면 여러 개의 무료 항원검사 키트를 우편으로 받을 수 있다”며 “병원이나 약국에 갈 필요도 없고 나가서 사올 필요도 없이 정부가 무료로 보내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신·부스터, 맞아야 할까?
이처럼 돌파 감염 사례가 늘면서 더 이상 백신 접종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바이든 대통령도 지난달 21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가 최근 완치됐다.
대통령은 백신 4차까지 맞았지만, 돌파 감염된 것이다.
또한 변이 바이러스가 기존 바이러스에 비해 치명률이 낮고 증상도 가볍다는 인식 탓에 걸리더라도 마치 감기 몸살처럼 잠깐 앓고 지나가면 된다는 생각이 퍼진 것도 한몫한다.
그러나 VDH는 이번 변이가 절대로 가볍지 않다고 경고했다.
로스하임 박사는 “오미크론이 상냥하다고 생각하면 큰 오해”라며 “바이러스 이름만 다를 뿐인 인플루엔자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BA.5는 심각한 질환을 일으키고, 입원을 해야 하거나 사망까지 이르게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가 일반 독감과 다를 바 없다는 일부의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이 원장도 “코비드는 폐에 있는 앤지오텐신 전환 효소(Angiotensin-converting enzyme)라는 효소를 공격해서 폐의 기능을 잘 못하게 한다”며 “호흡기 질환이 있는 분들은 더더욱 주의하고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말했다. 돌파 감염 사례가 속출하는데도 백신 접종이 필요한 이유는 백신이 분명 예방 효과가 있고 감염되더라도 중증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연방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지난 5월 만 18세 이상 백신 접종자의 코로나19 입원율은 미접종자의 3.5분의 1에 그쳤으며, 같은 시기 만 5세 이상 백신 접종자의 사망률은 미접종자의 6분의 1에 그쳤다.
여기에 전문가들은 신형 백신이 보급되면 감염 예방율도 보완될 것으로 전망했다.
로스하임 박사는 8월 경 버지니아에 공급될 예정인 노바백스 백신을 예로 들며 “그 백신은 안에 항원보조제가 들어 있다”며 “항원보조제는 면역 체계를 곤두서게 해 백신의 효과를 극대화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백신 제조사들이 BA.5 변이를 집중 공략하는 2가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며 “현재 미국에서 코로나바이러스 우세종은 BA.5인 만큼 매우 큰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종명 원장은 “업 투 데이트(Up-to-date)해서 맞으라”며 백신 접종 및 부스터샷 접종을 독려했다.
조지 워싱턴 대학교 밀켄 공중보건 연구소의 보건정책 및 경영학 교수 리나 웬 박사는 오미크론 맞춤 백신이 공급되기까지 기다리지 말고 지금 부스터샷을 맞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왜냐하면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고, 오미크론 전용 백신이 현재 백신보다 더 나을 것이란 확신이 없기 때문에 지금 맞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스크 계속 착용해야
바이러스는 계속 퍼지고 있고, 바이든 대통령까지 돌파 감염됐지만, 각 주는 주민들의 피로감 탓에 방역 규제 부활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CDC는 이달 10~16일 발생한 신규 확진자 가운데 77.9%가 BA.5 감염자인 것으로 추정했다. 즉 4명 중 3명이 BA.5에 감염됐다는 의미다.
다만 이번 확산의 특징은 공식 집계된 확진자 수로는 그 규모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보건 전문가들은 공식 통계에 잡히지 않는 간이 검사키트를 통한 자가검사가 보급되면서, 실제보다 확진자 수가 과소 집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전문가는 실제 규모가 집계치의 최소 7배에서 10배에 달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로 인해 CDC는 고위험 지역이나 사람이 많은 실내에서 마스크를 쓰라고 권고하고 있지만, 주 정부 차원에서 마스크 의무화를 시행 중인 곳은 한 곳도 없다.
버지니아주도 실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지 않았다.
학교에서도 코로나19에 감염됐지만, 지난 6개월 동안 양성 반응을 보이지 않았거나 백신을 모두 접종받았다면 자가격리를 시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콜린 그린 VDH 국장은 CDC 지침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면서 “팬데믹에서 풍토병으로 전환되는 엔데믹으로 넘어감에 따라 잠재적인 영향뿐만 아니라 비임상적 결과도 고려해 권고 사항을 지속해서 재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어디서든 마스크를 계속 착용하는 게 좋다고 권고했다. 이종명 원장은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호흡기를 통해 감염되기 때문에 마스크를 필히 착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마스크 착용과 함께 신체 접촉을 자제하고,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은 피하라고 당부했다. 로스하임 박사는 개인의 선택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버지니아에는 마스크 착용이 의무사항은 아니”라고 말했다.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면 해야 할 행동
그렇다면 백신을 다 맞았는데도 감염됐다면, 혹은 백신을 맞지 않아서 감염됐다면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모든 전문가는 의사와 상담 후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명 원장은 헬스케어 전문가와 상의를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했고, 로스하임 박사 역시 주치의와 상의하라고 권고했다. 의사와 상의를 한 후 고위험군은 팍스로비드를 처방받아 복용해야 한다고 로스하임 박사는 말했다.
그는 “팍스로비드는 증상이 발현한 후 5일 이내에 복용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지 않고, 다른 약과 함께 먹으면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니 의사와 상담하라”고 밝혔다.
이어 증상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고, 심하면 응급실에 가야 할 수 있으니 자신의 증상을 예의주시하면서 주치의와 상담하라고 조언했다.
CDC와 주 정부 가이드라인 외에 지켜야 할 사항
끝나지 않는 팬데믹 속 CDC와 VDH의 가이드라인 외에 지켜야 할 사항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로스하임 박사는 개인 예방 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감염됐다면 주변 사람들에게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 코로나19 바이러스 우세종은 BA.5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이 바이러스에 걸릴 가능성이 크다면서 감염 사례를 조기에 발견하고 바로 격리에 들어갈 수 있도록 증상이 나타나는 것 같다면 즉시 검사를 받으라고 조언했다.
이 원장 역시 백신을 접종 받고, 몸의 방어력을 더 키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서 위생을 철저히 하고 재채기를 할 때는 꼭 가려서 침방울이 튀지 않도록 하라고 부연했다.
쉽게 안끝나
오미크론 하위변이 BA.5와 일명 켄타우로스 변이로 불리는 BA.2.75까지 확산하고 있어, 유행은 쉽게 끝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전염성이 강하지만, 치명률은 낮아서 패닉할 정도는 아니지만, 개인 방역 수칙을 잘 지켜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권장한다.
주 정부가 방역 규제를 완화하면서 팬데믹 초기보다 심각성을 인지하는 사람들이 적어졌지만, 아직 팬데믹이 끝나지 않은 만큼 마스크를 더 철저히 착용하고, 사람이 많은 곳은 피하며, 개인위생을 철저히 한다면 머지않은 미래에 팬데믹 이전의 생활로 돌아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볼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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