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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개혁에 속도를 내는 이유

최민기 기자

정부 재건하려는 보수주의의 계획된 노력

정부는 최소화, 기업은 자유는 최대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공약한 것을 대단한 속도로 밀어 부치고 있다. 이른바 보수주의의 개혁 작업이라는 평가 속에 성공 여부는 100이 지나면 알게 된다.


20세기의 대부분의 기간 동안 정부를 재건하려는 노력은 뉴딜 정책과 위대한 사회 개혁을 포함해 정부가 평범한 사람들을 위해 일하도록 만드는 진보적 열망에 의해 추진되었다. 다시 말해, 정부 개혁이 보수적 필요성에 의해 추진된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진보주의자 또한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안전한 원천으로서의 정부를 통제하고 민간 기업의 이익에 맞게 재조정하려는 보수주의자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이런 반발이 헤리티지 재단의 제2기 트럼프 행정부를 위한 '프로젝트 2025' 청사진의 핵심이다. 그리고 트럼프는 이 청사진을 빠르게 실행에 옮기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24년 대선 캠페인에서 거부하고 수용한 프로젝트 2025는 그의 첫 행정부의 베테랑들이 작성한 보수적 정책 제안의 모음집이다. 이는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유사한 프로젝트를 반영하며, 새 행정부에 대한 대담한 의제를 제시한다. 그러나 프로젝트 2025는 2026년 중간선거 전에 극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특별히 세밀하고 긴급하게 추진하고 있다.

이 책의 서문에서 경고하듯, "보수주의자들은 이 문제를 바로잡을 수 있는 시간이 단 2년, 단 한 번의 기회밖에 없다."고 썼다. 새 행정부를 평가하는 데 많이 사용되는 기준점인 '100일'의 기준은 프랭클린 D. 루즈벨트 1기 행정부에서 비롯되었다. 이제 100이 지나면 트럼프의 개혁도 성공한 것인지 실패한 것인지 판가름 난다.


역대 대통령의 개혁 시도

사회 개혁과 프랭클린 D 루즈벨트

대공황이 한창이던 1933년, 루즈벨트 대통령은 기업 활동이 정체되고, 노동 인구의 거의 3분의 1이 실직 상태에 있고, 경제적 고통과 불안이 만연한 미국의 피폐한 현실에 직면했다. 그러나 루즈벨트의 이른바 '뉴딜'은 대공황에 맞서기 위한 원대한 계획이라기보다는 정책 실험의 집합체로 전개되었다. 루즈벨트는 뉴딜 정책의 유일한 업적이 될 것, 이를테면 광범위한 구제 프로그램, 농민에 대한 보조금, 금융 개혁, 사회보장제도, 최저 임금, 연방 노동자 권리 보호 등을 내걸고 선거운동을 벌이지 않았다.


이런 성과는 2년간의 좌절과 비효율적인 정책 결정 끝에 한꺼번에 이뤄졌다. 그리고 이런 성과는 루즈벨트의 정치적 비전보다는 미국 노동자들의 정치적 동원과 요구에 의존했다. 한 세대 후, 또 다른 사회 개혁의 물결이 비슷한 방식으로 전개되었다. 이번에는 일반적인 경제적 불행이 행동을 촉발한 것이 아니라, 번영을 누리던 시기에 지속된 불평등, 특히 인종적 불평등이었다.


린든 B 존슨 대통령의 위대한 사회

린든 B. 존슨 대통령의 위대한 사회(Great Society) 프로그램은 빈곤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이를 위해 도시, 교육, 시민권에 대한 새로운 연방 계획을 대거 도입했다. 여기에는 메디케이드(Medicaid)와 메디케어(Medicare)를 통한 빈곤층과 노인을 위한 의료 서비스 제공, K-12 교육에 대한 연방 지원의 극적인 확대, 획기적인 투표권과 민권 법안이 포함되었다. 뉴딜 정책과 마찬가지로, 이런 정책들의 본질은 국가적 정책 설계에 있다기보다는 그 시대의 사회운동의 열망과 동원에 있었다.


정책 변화에 대한 저항

1930년대 이래 보수주의 정책 의제는 주로 뉴딜 정책과 위대한 사회에 대한 반작용의 형태를 취해왔다.

핵심 메시지는 늘 '큰 정부'가 그 한계를 넘어서고 개인의 권리를 짓밟았으며, 그런 개혁의 입안자들은 잘못된 길로 들어섰을 뿐만 아니라 반역적이라는 것이었다. 이런 점에서 '프로젝트 2025'는 정치적 우회전뿐만 아니라 '반미 좌파 패배'를 약속한다.


1946년 중간선거 이후 공화당 하원의원들은 뉴딜 정책에 반격을 가했다. 뉴딜 정책에 대한 재계의 반대, 전후 인플레이션에 대한 대중의 불만, 남부 민주당과의 공통된 대의를 이용해, 그들은 뉴딜 정책을 확대하려는 노력을 저지하고, 완전고용 제안을 무산시키고, 국민건강보험을 무력화시켰다.


그들은 1947년 태프트-하틀리 법(Taft-Hartley Act)을 통해 조직된 노동자들에 반격을 가했는데, 이 법은 각 주가 반노조적인 “일할 권리법”을 통과시킬 수 있도록 허용함으로써 연방법을 약화시켰다. 그리고 그들은 공무원에 대한 악명 높은 반공산주의 숙청을 시작했고, 이로 인해 거의 15,000명이 공직에서 쫓겨났다.


1971년 미국 상공회의소는 공화당 대통령 리처드 닉슨이 이듬해 지명한 루이스 파월에게 정치 지형을 평가하도록 의뢰했다. 파월의 비망록은 1970년대 초반의 정치 상황인 위대한 사회 프로그램과 1960년대의 반전 민권 운동을 포함해서 이를 "자유기업 체제에 대한 공격"으로 규정했다.


파월의 비망록은 현재 미국 정치를 미리 보여주면서, "대학 캠퍼스, 설교단, 미디어, 지성 문학 잡지, 예술과 과학, 정치인 등 사회의 완벽하게 존경받을 만한 요소로부터 나오는 불안한 비판에 특별한 주의를 기울였다. 파월은 뉴딜 정책과 위대한 사회의 사회 정책을 사회주의 또는 일종의 국가주의로 규정하고 기업의 이익과 사업 우선순위를 미국 정치 생활의 중심으로 끌어올릴 것을 주장했다.


보수적인 인프라 구축

파월은 미국 정치에서 길고도 결정적인 우회전이 될 사건의 시작점에서 보수주의의 시대정신을 포착했다.

더 중요한 것은, 그것이 법원, 정책 세계, 대학, 언론 등 보수적 기반의 형성에 활력을 불어넣어 그 비판의 목소리들에 맞서도록 도왔다는 점이다. 이런 정치적 변화는 코흐 형제의 출현과 그들이 설립한 강력한 자유주의적 보수주의 정치 옹호 그룹인 ‘번영을 위한 미국인(Americans for Prosperity)’의 출현으로 가장 잘 대표되는 기업의 정치적 동원을 포함한 일련의 조직으로 표출되었다.


또한 라디오와 텔레비전에서 보수적 목소리를 내는 새로운 물결을 일으켰고, 프로젝트 2025의 창시자인 헤리티지 재단을 포함한 수많은 우익 정책 연구소와 싱크탱크가 등장했다.


국내 정치에서 보수주의의 부활은 1980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선거운동에서 완전히 표현되었다. 레이건 혁명은 뉴딜과 위대한 사회의 잔재를 해체한다는 핵심 목표를 중심으로 경제적, 사회적 보수주의자들을 결집시켰다. 파월의 승리는 정책 지형 전반에 걸쳐 뚜렷하게 나타났다. 레이건은 사회복지 프로그램을 폐지하고, 조직된 노동에 대한 전쟁을 선포하고, 경제적, 사회적 규제를 완화하고 때로는 집행을 거부하고, 기업과 부유층에 대한 세금을 삭감했다.


레이건 행정부는 공개적으로 감세는 저절로 효과를 볼 수 있고, 낮은 세율은 경제 성장으로 상쇄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개별적으로는, 성장이 수입을 유지할 수 있거나, 그로 인한 예산 구멍이 돈에 굶주린 짐승을 길들이고 추가 프로그램 삭감을 정당화하는 데 사용되는 것에 아무런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여전히 정부는 돈 먹는 하마로 인식하고 있었고 그 돈을 과감히 잘라내면 정부의 개혁이 이뤄진다고 믿었다.


레이건의 비전과 그의 불안정한 재정 논리는 1994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승리를 거둔 후 공화당 의원들이 제안한 "미국과의 계약"에서 재확인되었다. 이 원칙 선언은 기업에 대한 세금 감면과 함께 사회 프로그램에 대한 대폭적인 삭감을 제안했다.


아마도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클린턴 행정부가 1996년 '개인적 책임과 근로 기회법'(Personal Responsibility and Work Opportunity Act of 1996)을 통과시키도록 독려한 것이다. 클린턴이 약속한 대로 모두가 알고 있는 복지를 종식시키겠다는 것이었다.


'딥 스테이트'를 겨냥

흔히 ‘딥 스테이트’는 한국식으로 익숙한 공무원의 철밥통 조직을 말한다. 한번 공무원이 되면 퇴직할 때까지 절대 해고되는 일이 없기 때문에 조직은 방만하고 느슨하게 돌아간다. 극적인 변화를 위한 이 청사진 시리즈 중 가장 최근 프로젝트 2025는 이 중 두 가지 계획을 가장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1940년대의 의회 숙청이 그랬던 것처럼, 그것은 정책뿐만 아니라 그것을 관리하는 공무원들, 즉 트럼프의 '딥 스테이트(deep state)'를 겨냥한다.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무모한 관료들이 소련의 주인을 섬긴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오늘날 프로젝트 2025는 행정 국가를 무너뜨리고, 그 과정에서 미국의 모든 기관에 침투한 깨어 있는 문화 전사들을 방어하고 자금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일단은 진보주의를 내세우는 사람을 공산주의에 동조하는 사람으로 간주한다. 그래서 공산주의를 내몰기 위해서는 진보주의가 내세우는 것들을 사회에서 차례로 제거해야 한다.


이것이 보수주의가 원하는 사회 개혁의 목표이자 국가 조직 즉 공무원을 대폭 줄이고 최소 정부로 만든 것을 우선 목표로 삼는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생소한 정부 효율부(DOGE)가 만들어지고 수장 일론 머스크 역할이 커진 것도 이 때문이다. 이 부처의 실천력이 얼마나 강력하고 신속하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는 평가받는다.


1971년 파월 각서에서와 마찬가지로 프로젝트 2025는 비즈니스 파워를 동원할 것을 약속한다. 지식 엘리트가 주도하는 사회주의의 암울한 불행에 맞서 자유기업의 역동적인 천재성을 옹호한다는 것이 현 행정부에서 대기업 CEO가 대거 동참하고 파트너가 된 이유다.


정당 플랫폼, 의회 폭탄 투척자, 싱크탱크, 사적 이익 등 그 원천이 무엇이든 간에 이런 청사진의 성패는 그들의 비전이나 대중적 호소력이 아니라 그에 수반되는 정치 권력에 달려 있었다. 뉴딜(New Deal)과 위대한 사회(Great Society)는 그들의 의제를 형성하고 그들에게 책임을 묻는 사회운동으로부터 추진력과 의미를 얻었다.


보수적 응답의 계보는 대체로 기업력의 주장이었다. 두 번째 트럼프 행정부가 어떤 포퓰리즘적 덫을 갖고 있든 간에, 2025년 보수적 문화적, 정치적 의제의 핵심은 뉴딜 정책이나 위대한 사회의 잔재를 해체하고, 비판자들과 대안에 맞서 '자유 기업'을 방어하는 것이다.


미국을 더욱 위대하게 만드는 것도 미국의 유수한 기업을 자유롭게 성장하도록 모든 장벽을 제거하고 심지어 외국 경쟁자들을 억제하는 데 있다고 여긴다. 관세 역시 외국 경쟁자를 제어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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