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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성호 기자

경기 침체에 베팅하는 투자 전략 조심해야


가치 하락에 베팅한 투자 손실 커질 듯

자칫 시장 혼란을 키워 더 큰 불안 가중

경기 침체에 대한 베팅이 투자 시장을 망칠 수 있다.

투자자와 애널리스트 사이에서 인기 있는 경구는 "채권 시장은 항상 옳다"이다. 경기 침체 예측에서 연준의 다음 움직임에 이르기까지 채권 시장의 역사적 예측 기록과 대중의 투자 지혜는 월스트리트 분석가들 사이에서 거의 신화에 가까운 명성을 얻었다. 이런 인기를 감안할 때 경제 예측 사업에서는 현명하게 전투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채권 시장이 기준에서 벗어났을 때를 인정하는 것도 매우 필요하다.


시장의 기대가 완전히 다른 현실에 부딪히면 상황이 엉망이 되는 경향이 있다. 이를 인정해야만 더 큰 손실을 막을 수 있다. 그리고 채권 시장이 경제 전망을 완전히 잘못 읽고 있다는 것이 점점 더 분명해지고 있다. 이는 경기 침체 즉 금리가 오르는 시기에 채권이 수익을 가져온다는 오래된 믿음을 과감하게 버릴 때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지난 은행 위기를 통해 보여주었다. 대부분의 은행들은 금리가 오르는 시기에 채권에 투자를 하고 그것이 안전할 것으로 여긴다.


현재 채권 시장은 경제가 하드 랜딩과 경기 침체 직전에 있으며 연준이 활동을 촉진하기 위해 금리를 인하하도록 강요할 것이라고 시사한다. 반면에 실제 경제 데이터는 크게 성장하는 조짐은 없지만 미국의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시장의 기대가 경제 현실과 멀어질수록 투자 시장의 조정이 일단 일어나면 더 고통스러울 정도로 변동폭이 클 것이다. 이는 경제가 불확실할 때 투자 방향이 엇갈리면서 팽팽한 상반된 투자 배팅이 야기하는 결과다. 결국 어느 한쪽은 거의 망하는 수준으로 가진 것을 모두 잃을 가능성이 있다.


시장이 기대하는 것

채권 시장이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다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그렇다고 오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올해 초 변덕스러운 채권 시장에 대한 증거가 이미 나타났다. 다양한 국채 수익률을 기반으로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다음에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일반적인 합의를 결정할 수 있다. 즉, 금리를 인상하거나 인하 혹은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이에 해당한다.


2023년 초 채권은 연준이 올해 한 번만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누적 0.25%포인트 인상이다. 경제가 1월과 2월에 더 강한 성장 신호를 보이자 시장은 방향을 틀었고 연준이 경제 활동과 인플레이션을 둔화시키기 위해 0.25%포인트씩 총 4번의 금리 인상이 필요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러나 실리콘 밸리 은행 (SVB) 붕괴와 대출 경색에 대한 우려 이후 채권 시장은 연말까지 누적 0.75%포인트의 금리 인상을 위해 연준의 금리 인상은 세 차례로 줄어들 것으로 가격에 반영했다. 지금 두 번째 인상폭 축소에 직면해 있고 이는 여전히 놀라운 반전이다. 강한 경제 시그널은 더 높은 금리 인상을 예상하게 하지만 은행 위기가 커지면서 더 낮은 금리 인상을 전망하게 만들고 있다.


이런 합의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최근 은행시스템의 불안이 본격적인 신용위기로 전환되어 불황이 임박한 상황이어야 한다. 이 가능성에 관심이 있는 투자자와 경제학자들은 최근 몇 주 동안 사람들이 은행에서 돈을 인출하고 대출 기관이 누구에게 대출을 제공할지에 대해 더 까다로워지고 있다. 그리고 상업용 부동산 평가가 붕괴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데이터가 나오면서 낮은 금리 인상에 무게를 싣고 있다.


경제적 측면에서 채권시장의 전망은 연준의 최신 경제 성장 전망과 비슷하다. 연준은 지난해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 (GDP) 성장률이 0.4%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지금 현재 추정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GDP 성장률은 연간 2% 수준이다.


이는 국내총생산 GDP가 연간 0.4%가 되려면 나머지 1년 동안 매분기 0.4% 마이너스 성장으로 가라앉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1분기 2% 성장한 경제가 2분기부터 축소되어야 시장의 전망치를 충족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투자 시장이 빨리 전망치를 수정하고 이에 따른 투자 전략도 바꿔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그렇지 않고 기존의 투자 전략을 고수하려면 경제 전반을 망치는 일들을 벌어야 한다.


이것은 경제에 갑작스러운 정지를 가져올 것이며 노동 시장과 소비자에게 계단식 효과를 줄 것이다.

예를 들어 이 시나리오에서 연준은 실업률이 4.5%로 급등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2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는 의미다. 시장에 관해서는 이런 종류의 충격이 특히 파장이 클 것이다. 주식은 일부 수익 회복과 일반적으로 강한 경제에서 가격을 책정하고 있다.


미국의 주식 지수는 지난 6개월 동안 약 10% 상승한 반면 유럽 시장은 훨씬 더 상승했다. 따라서 채권 시장이 경제에 대해 옳게 결정되면 주식 시장에 심각한 경종을 울리게 될 것이다. 채권시장 투자자들의 전망이 얼마나 암담한지 감안할 때 그들이 놀랄 만한 기준은 사실 크게 높지 않다. 경제는 순리대로 흘러가기 마련이고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좋은 지표를 억지로 나쁘게 만드는 것은 불균형을 초래한다.


고용 시장이 크게 둔화되지 않는 것은 기업들이 확장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보여주다. 억지로 긴축 운영을 하면 나중에 더 큰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그러므로 경기 침체에 대한 분위기를 억지로 조성하는 것은 옳은 정책 방향이 아니다.


경제가 보여주는 것

채권시장은 붕괴를 경고하고 있지만 실제 경제지표는 전혀 다른 신호를 보내고 있다. 기업 투자는 부진하지만 애초 성장동력은 아니었고 소비자 수요도 꾸준하게 유지되고 있다. 세간의 이목을 끄는 정리 해고에도 불구하고 노동 시장은 임금 상승률이 식었음에도 역사적으로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경기 침체를 완전히 배제해서는 안된다. 결국 연준은 높은 실업률이 인플레이션을 통제할 수 있는 확실한 한 가지 방법이라고 믿고 있다. 그러나 경기 침체에 대해 가장 걱정해야 했던 시기는 주택 투자가 무너지고 세계 경제 성장이 곤두박질치면서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던 작년이었다. 요즘 대부분의 역풍들은 약해지고 있다. 경기 침체의 위험이 지난해보다 낮아지고 있다.


올해 초 모기지 이자율 하락으로 이미 주택 시장 활동이 활성화된 바 있다. 건축업자들은 아직 착공하지 않은 집을 팔았고 이는 곧 더 많은 공사가 진행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글로벌 성장은 2022년만큼 나쁘지 않다. 유럽은 계속되는 열기를 걱정했고, 영국은 연금이 폭증했고, 중국은 규제 환경을 강화했다.


오늘날 상황은 좋지는 않지만 더 나빠진 것이 아니라 더 나아진 것은 분명하다. 특히 에너지 인플레이션은 작년부터 눈에 띄게 둔화되었고 이는 가계 소득을 지원하는 가계 공과금 청구서에 반영된다.

그리고 은행 불안정에 의해 촉발된 "신용경색 (credit crunch)"에 대한 두려움에 관해서 지적해야 할 몇 가지 중요한 사항이 있다.


우선, 은행 위기에는 중간 지점이 없다. 발생하거나 발생하지 않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위기가 없다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짧은 기간의 변동성 이후 은행 시스템의 예금은 안정화된 것으로 보인다. 하위 대출 "경색"에 관해서도 증거가 부족하다. 신용 기준과 핵심 은행 대출은 지난 몇 분기 동안 이미 둔화되어 긴축이 큰 충격으로 다가오지는 않고 있다.


사실, GDP 대비 은행 대출 비율은 2016년 이후 본질적으로 변화가 없다. 이는 미국 경제가 신용 가용성의 변화에 생각만큼 민감하지 않다는 것을 시사한다.


한마디로 일부 주택 모기지 융자가 까다로울 수 있지만 큰 틀에서 은행의 대출은 신용 경색이라고 보기에는 대출 규모가 줄어들지 않았다. 즉 소비자의 금융 부채가 줄어들지 않았다. 주택 활동의 증가로 잠재 대출자들이 모기지 융자 시장으로 돌아왔고 은행들은 이런 대출을 연장하고 있다. 실제로, 주택 건설 주식은 새로운 최고점을 돌파하고 있다.


두 갈래 길

오늘날 경기 침체에 대한 판단은 개인이 그러길 바라는 의견을 정당화하기 위해 선택한 몇 가지 신호에 의존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채권 시장이 “옳다”는 월스트리트의 격언이 이번에는 맞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경제에 대한 컨센서스 의견은 갑작스러운 경제 시스템의 정지를 가정하기 때문에 경제 여건이 양호해도 기준선과의 격차는 심각한 시장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S&P Global의 미국 경제총생산 GDP 측정치에 따르면 실질 성장률은 1월에 4.5%, 2월에 2.8% 증가했다.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겠다는 약속이 진지한 것으로 가정하면, 중앙은행의 목표에 따라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서는 일정 기간 동안의 잠재성장률 시기가 필요하다.


이것이 경기 침체인데 현재 실제 데이터는 경제가 잠재력보다 약간 높게 실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인플레이션을 낮추려는 중앙 은행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실제로 특정 지역에서 상황이 개선될 수 있다는 몇 가지 증거가 있다. 제조업이 좋은 예이다. 달러 가치가 하락해 기업이 해외로 제품을 수출하는 비용이 낮아지고 글로벌 성장이 강화되어 구매하려는 해외 고객이 더 많아졌다.


연준은 3월 실리콘 밸리 은행 (SVB) 파산이라는 재난으로 인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췄고 6월 회의에서 완전히 금리 인상을 중단해 금융 시스템 혼란에 대해 매우 신중한 접근 방식을 취하는 신호를 보낼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경제가 예상보다 더 잘 버티는 경우 연준의 임무는 끝나지 않을 수 있다.


채권 시장이 가격을 책정하고 있는 금리 인하 대신에 중앙 은행은 인플레이션이 다시 시작될 것이라는 두려움을 식히기 위해 연말에 금리 인상을 다시 시작해야 할 수도 있다. 채권의 수익율이 낮아졌다는 것은 금리 전망이 낮아졌다는 것을 말하며 이는 연준이 금리를 동결하거나 낮추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채권 수익율이 언제까지 낮게 유지되는가에 따라 상황은 달라진다.


금리를 다시 인상하면 기대치를 재설정하고 시장은 충격을 받게 된다. 주식의 경우, 저금리에 대한 희망이 무너지고 새로운 현실이 정착되면서 상당한 하락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더 강한 소비자 수요가 수익 기대치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므로 더 강한 경제가 완충 장치를 제공할 수 있다.


반면에 채권 시장은 이를 정면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경기 침체와 저금리에서 보다 강력한 고금리 환경으로의 갑작스러운 기대 이동은 수익률을 치솟게 하고 채권 가격을 폭락시키게 된다. 그리고 투자자들이 금리 인하 아이디어를 오래 붙잡을수록 궁극적인 혼란은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다.


연준이 경제에 의심의 혜택을 주려는 것처럼 보인다. 연준은 2022년의 대부분 동안 인플레이션과 고용을 과소평가해 왔다. 연준이 금리 인상 시기를 오래 끌고 가면서 금융 시장에서의 불확실성을 해소하지 않으면 경제는 더 큰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이를 의도적으로 활용하면서 시장은 물론 소비자를 현혹시키는 것은 좋은 방식이 결코 아니다. 그러나 채권 시장은 경제에 의심의 여지를 주지 않았다. 그리고 현재의 불일치는 심각한 시장 혼돈과 투자자의 고통으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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