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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당 1500원 넘을지 기로에 섰다

  • 홍성호 기자
  • 21시간 전
  • 5분 분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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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2,000억 달러 미국에 줘야

달러화와 금리, 엔화에 직접 영향받아


가치가 하락해 온 원화 환율은 미국 금리 결정과 일본 경제 그리고 한국의 저성장에 영향을 받는다. 특히, 향후 10년간 200억 달러씩 2,000억 달러를 미국에 투자 명목으로 줘야 하기 때문에 원화의 약세는 불가피하다. 여기에 미국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자금이 급증하면서 한국에서의 달러 수요는 커지는 반면 달러 보유액이 줄어든 상황이어서 계속 원화 환율은 올라가고 가치는 떨어졌다.


자칫 미국 경제가 불확실성에 깊이 빠져들거나 금리 인하가 일시적으로 멈추게 되면 원화는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일본 엔화는 한국 정부와 거래가 많지는 않지만 민간 차원의 기업들은 엔화 거래가 많기 때문에 엔화 역시 원화 가치를 하락하는 요인이 된다. 이처럼, 한국의 원화에 대한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대비 환율은 경제와 기업 활동 그리고 미국과 일본 상황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다.


물론 근본적으로는 한국 경제 상황이 확실하게 살아나지 않았기 때문에 원화 환율이 오르고 있다.

2026년 글로벌 자금 흐름을 좌우할 외부적 요인으로의 양대 변수는 미국의 돈 풀기와 일본의 돈줄 죄기다. 미국은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기조에 있기 때문에 돈 풀기에 나설 전망이고 일본은 금리를 올려 풀린 돈을 빨아들일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미국이 1월부터 금리를 내린다면 돈이 넘쳐나 세계 각국으로 흐른다. 하지만 공평하게 흘러가지는 않는다. 어느 나라엔 많이, 또 다른 나라엔 적게 흘러간다. 돈이 많이 흘러오는 나라는 경기가 호전되고 주가가 오르겠지만 인플레이션 압력에 시달린다.


돈이 적게 흘러오는 나라는 외환 시장에서 통화가치는 하락하고 경제는 불안해진다. 일본이 금리를 올리고 돈을 거둬들이면 전 세계에 풀린 돈들이 일본으로 다시 빨려 들어간다. 일본은 미국만큼은 아니지만 세계 금융시장의 자금 흐름에 만만찮은 영향을 미친다. 미국의 돈 풀기와 일본의 돈 거둬들이기 사이에서 줄타기를 해야 하는 국가들이 많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미국과 일본의 엇갈린 유동성 흐름이 원화 가치를 출렁이게 만드는 요인이다. 한국 내부 사정은 더 복잡하다. 반도체와 AI 투자를 공공연하게 공연했기 때문에 이 부문에 대한 투자 자금은 달러 차입으로 이어진다.

또한 관세 협정의 하나로 미국에 투자 명목으로 10년간 2,000억 달러를 제공해야 하는 것은 명확한 원화 약세를 보여주는 달러 수요가 된다. 철강과 조선업의 결제를 위해 엔화를 거쳐 달러로 이어지는 외환 고리도 산업이 부흥할수록 달러 수요를 높이는 결과를 가져온다.


한국의 주식시장은 여전히 개발도상국 주식지수에 속해 더 큰 수익과 안정성을 원하는 투자자들은 미국 주식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이 또한 달러 수요를 높이는 요인이다. 이에 반해 한국의 달러 보유액은 무모한 수권행위로 인해 외환보유액은 5,000억 달러 수준으로 크게 줄었고 국가 신용이 신뢰를 잃으면서 크게 약화되었다.


미국 내년 금리 인하 지속성 관건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2026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8%에서 2.3%로 0.5%포인트 올렸다.

경제 성장 전망치는 주요 선진국 중 가장 높다. 개인소비지출(PCE)을 기준으로 한 물가상승률은 내년에 2.4%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연준이 관리 목표로 삼고 있는 2%보다 높다. 성장률과 물가를 감안하면 기준금리를 올리거나 최소한 동결하는 것이 상식이다.


하지만 연준은 12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췄고 매월 400억 달러의 단기 채권을 매입하는 양적 완화 방식으로 돈을 풀기로 했다. 경제상식과는 반대로 통화 정책을 운용할 움직임이 높은 상황이다. 연준의 금리 인하는 자칫 미국 경제의 디플레이션을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기준금리가 중립금리로 추정되는 범위 안에 있다고 하지만 이 애매모호한 중립금리란 인플레이션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성장률 최대한 끌어 올릴 수 있는 수준의 금리다.


중립금리가 얼마인지는 예측의 영역이다. 실질금리는 명목금리에 물가상승률을 뺀 것이다. 실질금리는 주로 경제성장률(2.3%)과 비슷하다. 여기에 물가상승률(2.4%)을 더하면 적정 명목금리 수준은 4.7% 정도다. 12월 미국의 1년 만기 국채금리가 연3.5%이므로 금리는 여전히 낮다. 트럼프 대통령의 머릿속에는 ‘금리는 낮을수록 좋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중립금리나 경제지표에 입각한 통화정책은 트럼프의 문법과는 차이가 있다.


트럼프는 내년 6월에 금리를 내려줄 연준의장을 지명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월가에서는 벌써부터 금리 인하에 대한 우려를 하고 있고 차기 연준의장 후보로 거론되는 케빈 하셋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과 케빈 워시 전 연준이사에 대한 비토를 높이고 있다. 금리 인하는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심하면 인플레이션과 불경기가 겹치는 디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을 예견한다.


미국 경제가 디플레이션에 빠지면 세계 경제는 패닉에 빠진다. 환율은 물론 거의 모든 외환 가치는 곤두박칠할 가능성이 크다. 당연히 원화 환율도 더욱 급등하게 된다. 일시적으로 금리 인하를 멈추고 동결하더라도 원화 환율은 달러 가치 상승으로 더 떨어진다.


일본 금리 인상과 캐리 트레이드

일본은 지난 19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199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0.75%를 기록했다. 내년도 금리 상한선을 1.0~1.5%까지 예상하고 있는데 2~3차례 금리를 더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본은행의 점진적 금리 인상 기조에도 불구하고 엔화 약세 전망이 월가에서 확산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 간 금리 격차가 좁혀지지 않는 가운데 2026년 말까지 달러당 160엔을 넘어설 것이란 관측이다. 달러 대비 엔화 약세가 원화 대비 약세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 오히려 원화 가치 하락을 부추긴다. 한국 민간 부문의 엔화 수요가 더 커지길 수 있기 때문이다.


주요 투자은행 전략가들은 엔화가 내년 말 달러당 160엔 또는 그 이상으로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과 일본의 금리 격차, 마이너스 실질금리, 지속적인 자본 유출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엔화는 지난 2021~2024년 4년 연속 달러 대비 약세를 보인 후 올해는 달러 대비 0.8% 수준의 강보합세를 나타냈다.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과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충족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엔화는 지난 4월 달러당 140엔 근처에서 거래되며 강한 모습을 보였지만 관세 정책 불확실성과 일본 내 정치 지형 변화로 약세를 보였다. 최근 엔화는 달러당 155~156엔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캐리 트레이드도 엔화 약세 요인으로 지목된다. 저금리 엔화를 빌려 브라질 헤알화 혹은 터키 리라 같은 고금리 통화에 투자하는 캐리 트레이드가 활발해지면서 엔화 반등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일본의 해외 투자 흐름도 엔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한다. 투자신탁을 통한 개인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순매수 규모는 지난해 9조4,000억엔 근처를 유지하고 있다. 엔화 약세 상황은 전혀 변하지 않았고 금리를 공격적으로 인상하지 않아 실질금리는 여전히 마이너스에 해당한다.


엔화가 과거 당국 개입을 촉발했던 수준 근처에서 거래되면서 개입 가능성도 제기된다. 과도한 투기적 외환 움직임에 대한 경고를 강화하고 있으나 분석가들은 개입만으로 엔화 약세 추세를 바꾸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일본이 금리를 올리면 그동안 일본과 다른 나라의 금리차를 이용해 해외로 진출했던 엔 캐리 자금의 환류 분위기가 고조될 수 있다.


엔 캐리자금 규모는 작게는 10조 달러, 많게는 20조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자금들이 일본으로 환류 되면 전 세계 금융시장이 또 한 번 출렁인다. 일본의 캐리 자금은 세금 신고에 맞춰 1~3월에 집중적으로 청산되어 일본으로 들어왔다가 세금 신고가 끝나면 다시 해외로 수익을 찾아 나간다.


일본의 금리 인상은 원화 약세를 유도하는 원인이다. 지난 6월 이후 한국과 일본의 환율은 비슷한 움직임을 보였다. 하지만 미국과 일본에서 불어 닥치는 두 개의 커다란 자금 흐름이 한국 시장을 옥죌 경우 우리 외환시장은 물론 주식시장에서도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 미국과 일본에서 불어오는 위험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정부 개입 한계 장기적 환율 상승 추세

한국 정부의 고강도 외환시장 개입 영향으로 원화 환율이 43원 가까이 급락했다.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헤지가 본격적으로 가동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환율 상승이 꺾였다.


국민연금은 전략적 환헤지를 기금운용위원회 의결 없이 수시로 가동하기로 결정한 뒤 실행에 나섰다. 시장에서는 이틀간 35억달러가량의 환헤지 물량이 나온 것으로 추정했다. 외국인 투자자가 1조7,763억원어치 순매수에 나서 환율 하락세에 힘을 실었다고 일본 엔화와 중국 위안화가 달러 대비 강세를 나타낸 것도 환율 하락에 기여했다.


국민연금을 동원해 환율을 떨어뜨리는 것이 국가 경제에 좋은 일은 결코 아니다. 시장에서는 이번 대책이 단기적인 미봉책에 그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원화 가치 하락의 근본 원인인 한국과 미국간 경제성장률과 금리 격차 그리고 한국 주식시장의 평가절하(코리아 디스카운트) 등을 해소하지 않는 이상 언제든 환율이 다시 치솟을 수 있다.


최근 외환시장 안정화 조치는 달러 수급 우려로 촉발된 원화 환율의 단기 급등을 진정시키는 데 효과를 보였지만 중 장기적인 원화 환율 흐름은 대외 여건과 경제 펀더멘탈 등을 반영해 방향성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중요한 달러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원화 환율은 올라갈 가능성이 더 많은 상황이다.


실제로 시장의 달러 강세 기대감 등으로 환율에 대한 기대치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환율이 급락한 지난 24일 100달러 지폐가 소진되기도 했다. 달러 강세 부담과 수입업체 결제 등 실수요 매수세는 환율 하단을 제약하는 요인이다.


외환시장에 대한 당국의 개입 정도도 한계가 명확하다. 한국은행이 국민연금과 외환 스와프 등을 통해 개입을 늘리면 외환보유액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4,000억 달러 초반으로 높은 편이지만, 향후 연간 200억 달러를 미국에 제공해야 한다는 상황 등을 고려하면 마냥 여유 있는 수준은 아니다. 지난 해 기준 한국의 명목GDP(국내총생산) 대비 외환보유액 비중은 22.2%로 일본의 30.6%과 비교하면 크게 낮다.

원화가치가 하락하는 가장 큰 이유는 벌어들인 달러보다 빠져나가는 달러가 더 많았기 때문이다. 올해 10월까지 해외주식과 채권 등 증권 투자액 724억7,000만 달러와 해외 직접투자 223억2,000만 달러를 합한 규모는 누적 경상수지를 웃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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