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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러코스터'에 올라탄 금값

  • 최민기 기자
  • 22시간 전
  • 5분 분량

금융 시장의 투기적 거품이 만든 현상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이 뒤따를 수도


최근 투자 시장에서 급격하게 오르고 폭락하고 다시 오르면서 가장 관심을 받은 상품은 금이다. 더구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금과 은 랠리에 관한 발언으로 일부 투자자들을 더욱 놀라게 했다. 이 두 귀금속은 가장 고전적인 '안전자산'으로, 특히 정치 상황이나 정책이 달러나 미국 국채의 가치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될 때 투자자들이 혼란 상황에서 헤지 역할을 할 수 있는 실체성과 본질적인 희소성을 가진 것으로 선호해 왔다.


이런 이유로 지난해 말 이후 금과 은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금은 전년 대비 84%, 은은 무려 245%나 급등했다. 최근 몇 달 동안 시장에서는 이런 움직임을 두 가지 관점으로 나누어 분석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연준의 신뢰도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절대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예로 들며 연준의 신뢰도는 필요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후임 연준 의장을 지명하면서 금과 은 가격은 다시 한번 폭락과 폭등을 반복했다.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2% 목표치를 지속적으로 웃돌 것이라고 믿었다면 금으로의 구조적 이동에 대한 근거는 더욱 강했을 것이다. 그러나 파월 의장은 단기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크게 하락했다고 지적했고, 장기 지표는 여전히 2% 인플레이션 수준과 일치한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다른 시각을 갖고 있고, 금과 은은 두 가지 논쟁적인 거래의 중심에 있다.


첫 번째는 "미국 투자 상품 매도(Sell America)" 거래다. 이는 정치적 충격, 정책 불확실성, 또는 무역이나 재정 전망의 갑작스러운 변화에 대응해 투자자들이 미국 자산에서 자금을 빼내는 단기적이고 사건 중심적인 반응을 말한다. "해방의 날" 관세 부과나 달러화 변동성 증가와 같은 사건들이 이런 흐름을 부추겼고, 금값 상승은 미국 금융 시장에 대한 일시적인 신뢰 상실과 연결되었다.


두 번째는 보다 구조적인 "가치 하락 거래"다. 이런 관점은 지속적인 재정 적자, 증가하는 국가 부채, 그리고 장기적인 확장적 통화 정책이 결국 달러의 구매력을 약화시켜 단기적인 시장 변동과 관계없이 투자자들을 금과 같은 실물 자산으로 몰아넣고 있다는 주장이다.


거듭되는 사상 최고치 경신

지난 주 수요일, 금값은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은 가격 역시 주 초에 수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속적인 신뢰 상실은 자산 가격뿐 아니라 불안정한 인플레이션 기대치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연준은 당연히 이런 자산 가치의 변동을 모니터링하지만, 특정 자산 가격 변동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지는 않는다.


금값 상승이 통화 신뢰도의 근본적인 약화를 반영한다는 증거는 거의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일부 경제학자들도 개인 투자자들이 금을 전통적인 안전자산의 역할에서 벗어나 투기적 자산에 가까운 행태로 몰아넣었다고 주장하며 이에 동의한다.


하지만 다른 이들은 이런 주장에 회의적이다. 금 가격의 급격한 변동은 미국이 국제 시스템을 책임감 있게 관리할 것이라는 신뢰를 잃었다는 신호라고 지적한다. 이런 해석은 금을 신뢰의 척도로 보는 고전적인 관점과 더 가깝다. 특히 금은 신뢰의 반대 개념을 상징하며, 예상치 못한 인플레이션, 예상치 못한 시장 하락, 지정학적 위험 고조에 대한 헤지 수단이다. 지난 며칠간 금값은 험난한 여정을 겪었다.


지난주 금값은 온스당 5,500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는데, 이는 금값이 급등세를 보인 지난 한 해의 결과였다. 하지만 후임 연준 의장으로 케빈 워시가 지명된 지난 금요일 금값은 9% 이상 급락하며 1983년 이후 최대 일일 하락폭을 기록했고, 월요일에도 추가 하락세를 이어갔다. 화요일에는 다시 반등해 5% 이상 상승했고, 이런 상승세는 수요일까지 지속되었다. 최근의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금값은 여전히 작년 같은 시점보다 약 75% 높은 수준이다.


그렇다면 정확하게 금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최근 금 가격이 하락한 이유

금융 시장은 다양한 이유로 움직일 수 있지만, 분석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케빈 워시를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으로 지명한 것이 이번 하락의 핵심 요인으로 꼽고 있다.

최근 연준의 독립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워시 선임은 시장에서 매우 수용 가능한 선택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는 달러 가치를 상승시키고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다소 완화시켰다. 그러나 이런 우려 완화는 불확실한 시기에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금 가격에는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금 가격 하락의 또 다른 원인으로는 주요 거래소의 거래 요건 변경으로 투기꾼들의 거래 비용이 증가한 점을 꼽는다. 금과 은 가격은 올해 초부터 급등해 왔고, 일부 분석가들은 이런 상승세가 과도하다고 판단하기 시작했다. 금 가격 폭락의 한 가지 이유로 이미 지난주에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에 차익 실현을 위해 대거 팔았기 때문이다. 일단 차익 실현이 시작되자 눈덩이처럼 막대하게 불어났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금값 하락이 상승세 속에서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라고 믿는다. 금값이 지속적으로 하락할 조짐은 보이지 않고 다시 온스당 6,000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다시 금값이 상승한 이유

금값은 지난 몇 년간 꾸준히 상승해 왔지만, 작년에는 1979년 이후 최대 연간 상승률을 기록하며 급등했다. 금은 궁극적인 "안전 자산" 투자로 여겨지며, 불확실한 시대에 더욱 금 매입이 늘어난다. 금은 채권이나 주식처럼 다른 사람의 부채에 묶여 있지 않기 때문에 기업의 실적에 따라 가격이 변동하지 않는다. 매우 불확실한 세상에서 금은 훌륭한 분산 투자 수단이다.


지난해 투자자들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트럼프 행정부가 도입한 예측 불가능한 무역 정책 변화였다. 지난해 4월 발표한 '해방의 날' 관세는 관세 수준을 놓고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수개월간의 불확실성을 야기했다. 1월에는 그린란드 합병 계획에 반대하는 유럽 8개국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가, 이후 계획을 철회했지만, 이런 불확실한 위협은 금과 은 가격을 사상 최고치로 끌어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정책이 여전히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고, 이는 금 가격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


지정학적 긴장 또한 금을 안전자산으로 인식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1월 초 미국의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는 금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금은 세계 정세가 혼란스러울 때 가장 잘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무역 긴장 고조, 지정학적 갈등, 미국의 정치적 불확실성 속에서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미국, 캐나다, 중국 간의 새로운 마찰, 유럽과 중동의 불안정, 심지어 워싱턴의 정부 폐쇄 위험까지 모두 금의 매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

수세기 동안 이어져 온 금의 구매력 보존에 대한 좋은 대안은 거의 없다. 외화는 달러만큼 넓은 사용 범위가 부족하며, 암호화폐는 아직 전 세계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 지난 15년간 세계 금융 위기 이후 외국 중앙은행들이 금의 주요 매입자였다는 것은 분명하다. 이들은 투기꾼이 아니라 강력한 보유자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독일은 현재 뉴욕 연방준비제도에 보관 중인 약 1,236톤, 즉 보유량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금 보유량의 반환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금 선물의 막대한 거래량과 현금 시장의 영향은 다른 더 투기적인 힘들이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지난해 금값 급등 이전부터 금값 상승을 부추긴 요인 중 하나는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 증가였다. 이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중앙은행의 외환보유고가 동결된 이후 지난 몇 년간 지속된 추세다. 투자자와 전 세계 중앙은행들은 미국의 정책 의존도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믿음으로 금을 선호하는 준비통화로 삼아 왔다.


또한 일부 국가들은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세력에 의해 러시아의 달러 자산이 압류될 가능성을 인지하고 금을 더욱 매력적인 중립 준비통화로 여겼다. 금의 주요 구매국으로는 중국이 있으며, 중국은 중앙은행과 투자자, 그리고 개인 금 구매자 등 다양한 주체로부터 금을 매입하고 있다. 서방 투자자들도 금에 매력을 느껴 많은 사람들이 금을 보유하고 거래하는 펀드에 투자하고 있다.


경제 현상의 오래된 결과

예산 적자는 미국뿐만이 아니다. 현재 각국은 군사비 예산을 늘리고 있다. 미국은 GDP의 6%에 달하고 유럽 국가들이 현재 국방비 배분을 늘리고 있으며, 캐나다도 마찬가지다. 일본은 항상 GDP 대비 공공부채가 엄청났고, 중국의 공공부채도 GDP의 8.5%에 달한다. 이는 모든 정부 지출이 “새로운 돈 찍어 내기”로 이어지고 인플레이션을 불러오게 된다.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은 간신히 통제되고 있는 상황인데, 모든 중앙은행이 설정한 목표를 초과하고 있음에도 금리를 올리지 않고 있다.


이런 근원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에도 불구하고 거의 모든 중앙은행이 오히려 금리 인하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는 중앙은행이 보통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하는 일과는 정반대다. 이미 매우 낮은 금리를 유지했던 일본과 브라질만 금리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거의 80년 동안 중앙은행은 금리와 통화 매입 또는 개입을 통해 통화를 관리해왔다. 이들의 역할은 안정과 세계 무역에 필요한 통화 균형을 관리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정치적 의지에 순응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는 것은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은행만이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다.


연준 의장들이 권력자에 굴복했을 때(리처드 닉슨과 지미 카터 시절의 아서 번스와 G. 윌리엄 밀러) 1970년대 초와 말에 거대한 인플레이션을 겪었음을 상기할 수 있다. 여기서 금에 대한 경고 신호를 이해할 수 있다. 만약 금에 대한 소란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두려움과 통화 가치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면, 장기 금리도 올라야 한다.


지금 금과 은 가격의 등락을 보면 인플레이션이나 달러 가치 하락을 우려한 때문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1970년대에 금과 은 가격이 가장 먼저 급등했다. 그러다 인플레이션이 시작됐다. 그 다음에는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한 금리 인상이 이어졌다. 1980년 20% 인플레이션과 1981년 21% 프라임 이자율을 살펴보면 누구나 그 순서를 알 수 있다.


역사가 반복될지 아니면 그냥 투기적 유행으로 봐야 할지는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된다. 하지만 평생 달러 우위를 경험하며 달러로 쇼핑하고 투자하며 은퇴를 계획해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달러의 구매력에 대비해 보험을 들어야 할 때일지도 모른다. 이것이 금에 대한 장기적인 자본주의적 야만의 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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