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와 쿠바의 앞날은?
- 최민기 기자
- 1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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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을 미국으로 압송한 데 이어 쿠바에 대한 봉쇄 압박을 가중시키면서 중미와 카리브해 일원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제기되는 가장 큰 궁금증은 “미국이 왜 베네수엘라를, 그리고 쿠바를 ?”로 요약된다. 나아가 베네수엘라와 쿠바에 대한 통제가 미국에 어떠한 전략적 이득을 가져다 줄 수 있느냐는 점이다.
먼저 베네수엘라는 잘 알려진 대로 사우디를 능가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원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곳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에 대한 정치적인 이니셔티브를 쥔다는 것은 직간접적으로 베네수엘라의 원유에 대한 통제권을 가진다는 것과 통한다.
물론 그렇다고 미국이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고스란히 차지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미국은 원유 생산과 판매와 관련한 라이선스, 재정 및 기술적 통제력을 갖게 됨으로써 베네수엘라산 원유의 생산과 수급 흐름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베네수엘라 원유의 공급선을 제어한다는 것은 중국과 러시아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수 있다. 특히 중국은 그동안 반미 스탠스를 견지해 오던 베네수엘라의 ’뒷 배’를 봐준다는 측면에서 미국의 봉쇄를 뚫고 ‘뒷 문’을 통해 베네수엘라산 원유의 주요 수입국으로 자리잡아왔었다.
베네수엘라에 경제적인 숨통 역할을 해 준 것이다. 그러던 것이 베네수엘라 원유에 대한 통제권이 미국으로 넘어가면서 중국은 경제적 실리의 감소는 물론 정치적으로도 베네수엘라에 대한 레버리지를 대폭 상실하는 상황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베네수엘라가 자원에서 요지라면 쿠바는 지정학적인 요충지다.
쿠바는 냉전 이후 지금까지 미국의 턱 밑에 자리잡고 있는 러시아의 군사, 정보 전초기지 역할을 해왔고 근래 들어서는 중국 세력 진출의 상징적인 교두보 역할을 해왔다. 미국 입장에서 보면 가장 껄끄러운 ‘목엣 가시’와 다름없는 곳인 것이다.
즉 중국의 자본과 러시아의 군사력이 패키지를 이뤄 미국의 안보와 지배력을 위협해 온 중미의 대표적인 상징국가들이 바로 쿠바와 베네수엘라인 것이다.
미국은 이렇듯 한 패키지와 다름 없는 두 나라에 대한 통제 강화를 통해 카리브해상의 반미 블록을 차단하고 러시아와 중국에 대해 강력한 메시지를 발하고 있다. 즉 중국은 아프리카나 중동, 러시아는 유럽을 무대로 할 수는 있지만 카리브해는 명백한 “미국의 구역”이라는 천명과 다름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은 베네수엘라와 쿠바를 어떤 개념과 방법을 통해 효과적인 통제력을 발할 수 있을까. 먼저 베네수엘라의 경우 미국은 최근 취해진 석유 거래 일부 완화 조치 처럼 ‘통제된 완화’를 통해 베네수엘라 정권의 현금 흐름 및 대외거래를 미국이 조절하는 형태를 취할 수 있다.
이 시나리오의 장점은 베네수엘라에 대한 전면 통제가 오히려 반미 감정을 불러 일으키고 결과적으로 베네수엘라를 중국이나 러시아에 쏠리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면 봉쇄 보다는 적정선에서 제어를 하는, 즉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이를 통해 베네수엘라의 정치적 변화를 유도해낼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질 수 있는 것이다.
미국 입장에서는 그러ㅏ 베네수엘라를 지나치게 압박, 국내적으로 정치적 불안정과 소용돌이가 확산될 경우 미국에 대한 국제정치적 ,도덕적 비난이라는 역풍이 일 수 있고 현실적으로 베네수엘라 경제 붕괴와 난민 대거 발생이라는 부담을 떠 맡게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강경 일변도 보다는 ‘핸디 조절’의 방법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 하겠다.
쿠바의 경우 에너지 조달에 대한 간접 콘트롤을 통해 미국의 통제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 현재 쿠바는 석유나 천연가스 등 에너지 수급의 절대분을 베네수엘라와 멕시코 등에 의존하고 있다. 최근 수년간의 추이를 살펴 보면 베네수엘라가 쿠바의 원유 및 연료 조달에 있어 30-45% 정도를 담당해왔다. 여기에 멕시코가 보조 공급원으로 10-20% 정도를 맡고 있다.
나머지 20-35%는 러시아 등이 주축을 이루고 알제리 등 일부 국가들을 통한 것이지만 이는 불안정성이 높다는 점에서 쿠바의 ‘에너지 목줄’은 베네수엘라에 매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이미 베네수엘라의 대 쿠바 공급은 미국의 손아귀에 들어간 상황이고 최근 멕시코 역시 쿠바에 대한 원유 공급을 제한한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미국의 쿠바에 대한 ‘외곽 때리기’가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쿠바는 과거 베네수엘라 차베스 시절 부터 석유와 의료-기수 및 기술을 상호 주고 받는 일종의 상계 모델을 구축해왔다. 즉 쿠바는 베네수엘라로부터 안정적으로 에너지를 공급 받고 대신 쿠바는 베네수엘라에 의료와 각종 테크놀로지를 지원하고 안보상의 후견인 역할을 해 온 것이다.
이런 상호 의존 관계가 해체돼 무엇보다 에너지 수급이 불완전할 경우 쿠바는 지대한 타격을 받게된다.특히 에너지는 단순히 경제적인 이슈로 끝나지 않고 상품 생산과 소비, 가사 등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정치적인 불안정과 소요 사태 까지 번질 수 있는 폭발적인 이슈가 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쿠바의 정유와 발전 설비,설계가 베네수엘라산 중질유에 맞춰져있기 때문에 다른 공급선을 택하는 데 따른 대체 비용이 엄청나기에 베네수엘라 에너지에 대한 종속을 벗어나기가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이런 요소들로 인해 베네수엘라 원유가 공급이 차질을 빚게되면서 이미 쿠바는 제한 송전 또는 정전을 피할 수 없게되는 등 그 여파가 쿠바를 옥죄고 있다.
이처럼 베네수엘라와 쿠바가 곤경에 처하고 있지만 이들의 후견자라 할 수 있는 중국이나 러시아가 대응할 수 있는 조치는 많지 않은 편이다. 산유국인 러시아가 쿠바에 대해 원유나 디젤 및 연료유 등을 직접 혹은 우회 공급할 수 있지만 이는 일시적으로는 가능할 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쿠바의 안정성을 회복시킬 방안으로는 삼기 어렵다.
이유는 우선 미국은 쿠바 자체 보다는 쿠바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나라들에 대해 관세 부과 조치를 취할 수 있다. 또 단순 관세 부과 외에도 해당국의 미국시장에의 접근제한, 달러 결제 및 해운 보험 등의 리스크를 동시에 가동시킬 경우 이를 모두 감내하면서 쿠바에 에너지를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나라는 현실적으로 찾기 어려운 형편이다.
또 쿠바의 정유나 발전 설비가 노후화돼 있기 때문에 설령 외부에서 미국의 봉쇄망을 뚫고 원료가 공급돼도 이를 제품화 할 수 있는 역량이 지극히 미흡한 편이다. 중국의 경우도 베네수엘라 원유가 가격이나 정치적 수단으로 유용한 점이 있지만 이를 위해 미국의 2차 제재 혹은 관세 및 달러 접근에 있어 부담을 키운다는 것은 수지가 맞지 않는 리스키한 전략이기 때문에 이를 감내하기가 쉽지 않다.
결국 베네수엘라나 쿠바에 대한 미국의 압박에 대해 러시아나 중국이 이를 결정적으로 막아 설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이나 대안이 여의치 않은 것으로 분석해 볼 수 있다.
그렇다고 미국이 마냥 편안한 상태에서 쿠바나 베네수엘라를 다룰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베네수엘라나 쿠바를 지원하는 세력들에 대한 관세 부과나 2차 제재 및 해운,보험 ,결제망을 통한 제재 방침들은 경우에 따라 아니한 것 만도 못한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즉 미국이 전가의 보도 처럼 휘두르는 이 제재 수단들이 행여 효과적으로 작동치 못한다고 판명될 경우 미국의 통제력은 현저히 상실되는 것을 피할 수 없다. 즉 베네수엘라나 쿠바에 대한 통제 시도는 성공과 실패나는 ‘양 날’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런 국제역할,경제 상의 변수 외에 국내정치적으로 적지 않은 영향이 미쳐질 수 있다. 쿠바 문제는 플로리다, 또 베네수엘라는 에너지 산업 및 라틴계의 표심과 직결된다. 나아가 베네수엘라나 쿠바는 미국으로 향하는 데 난민들의 대표적인 루트가 된다.
만약 이에 대한 통제가 실패할 경우 대규모 해상, 육상 난민 사태가 벌어질 수 있고 이는 미국 국내정치에 폭발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결국 트럼프가 주도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쿠바 통제 시도는 두나라의 정권이 붕괴되지 않는 범위내에서 강약을 조절하며 미국의 국익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절충점’을 찾아 움직일 공산이 크다.
더도 덜도 아닌, 즉 압박이 과해서도 안되고 기간 역시 무한히 장기화돼서는 안되는, 수단과 시간, 강약 등 모든 측면에서 고도의 정밀성이 요구되는 복합 전략이 되야 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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