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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성호 기자

신용 점수는 금융 세계의 '시민권'

모두에게 공평한 시민권은 아냐

신용 점수 산정 모델 너무 오래돼


신용 점수는 금융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있어야 하는 신분증과 같다.

그러나 이 신분증이 모두에게 공평하고 같은 등급으로 간주되지 않는 데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이민자가 성장하는 비즈니스 사업을 위해 장비를 구입하거나 임대해야 할 때 이 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괜찮은 돈을 벌고 있고 집과 기타 생활비를 아무 어려움없이 지불하고 있다하더라도 금융 세계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신용 기록이 없었기 때문에 비즈니스 확장 기회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은 제한적이고 비싸고 위험해 보이는 높은 이자율이 수반되는 대부업체에 발을 디뎌야 한다. 신용 점수가 없으면 꼼짝하지 못하고 가진 돈을 까먹어야 한다.


신용 보고 회사가 이민자 개인의 재정 상황을 알았다면 돈과 관련해 움직이는 모든 것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다. 그러나 신용 점수 평가 기관은 이를 알 수가 없고 관심도 없다.


구시대의 신용 점수 계산 방식

2013년 9월 몇몇 의원들은 이민자와 신용 점수가 없는 수천만 명의 상황을 정리해 신용 신용 보고 기관에 전달했다. 신용 점수 산정 모델의 개편 내지 시대에 맞는 추세로 바꿀 것을 제안한 것이다.

휴대폰 요금, 공과금 그리고 개인 집주인에게 지불하는 임대료를 제 때 내는 청구서가 반영되어 한다는 것이 핵심 제안이다.


이런 긍정적인 신용 활동은 어디에도 보고되지 않지만, 스스로 지불을 놓치지 않고 제때 납부하는 것은 무엇보다 소중한 신용 그 자체다.


많은 저소득층과 흑인과 라틴계 그리고 이민자가 하는 일에 본질적으로 잘못된 것은 없다. 단순히 고객 신용 평가 회사가 소비자 신용 점수를 개발하고 홍보할 때 염두에 두었던 종류의 고객이 아니었을 뿐이다. 그 결과 신용에 접근해야 하는 수백만 명의 다양한 사람들이 신용 점수가 없고 은행으로부터 신용을 얻지 못하고 있다.


신용 점수의 탄생

1970년 연방법은 당시에 일반적이었던 편파적 성향이 아니라 냉정하고 확실한 사실에 기반해 신용 결정을 안내할 것을 금융 기관에 요구했다. 이는 신용 등급 상승으로 이어졌고 신용 점수가 개발된 계기가 되었다.


신용 점수 산정 모델을 만든 사람 중 한 명인 윌리엄 페어 (William Fair)는 1979년 의회에서 누가 신용을 받을 자격이 있고 누가 채무 불이행 위험이 높은 지 파악하기 위해 불가지론적으로 정보를 사용하는 것이 본질적으로 공정하다고 증언했다.


페어 (Fair)는 인종, 성별 또는 기타 사회적 범주를 신용 가치를 평가하는 데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의회에 반대했다. 그는 이런 요소가 어떤 방식으로 든 의미가 있고 그래서 꼭 사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중의 우려가 신용 기회가 분배되는 방식에 관한 것이라면 데이터의 잘못이 아니라고 말했다.


이런 그의 증언을 토대로 볼 때 인종과 성별에 따라 차등적인 신용 점수가 필요하다고 보는 차별주의자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생각이 신용 점수 산정 모델에 반영되어 있다.

오히려 공정성을 결정하는 것은 입법자의 책임이라고 못박았다. 청문회에서 상원의원들에게 공정성을 결정하는 것은 의원의 특권, 의무, 책임이지 자신의 일이 아니라며 법을 준수하고 고객에게 정확히 그 방식으로 작동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신용 점수 시스템을 개발한 페어와 이사악 (William Fair Earl Isaac)은 오늘날 파이코 (FICO) 점수로 브랜드가 되어 300에서 시작해 최대 850까지 산정하는 모델을 공동으로 만들었다.

오늘날 흑인 성인의 절반 이상이 신용이 없거나 신용 점수가 640 미만이며 신용 위험, 5개 범주 중 가장 낮은 2개 범주 "나쁨 (bad)" 또는 "보통 (Normal)"으로 간주된다.


620 미만의 점수를 받은 소비자 중 41%가 청구서를 최소 30일 이상 연체했다. 그리고 익스페리언 (Experian) 신용 평가에 따르면 이 범주에 속하는 사람들의 28%가 "심각한 연체 (seriously delinquent)"가 될 가능성이 있다.


브루킹스 연구소 (Brookings Institution) 보고서에 따르면 거주자의 평균 신용 점수가 620 미만이지만 560 이상인 카운티의 경우 카운티 인구의 각각 28%와 19%를 차지하는 흑인과 라틴계 인구가 집중되어 있다.

신용 점수가 낮은 사람은 모기지, 대출 그리고 신용 카드 발급을 거부당할 가능성이 더 높거나 점수가 높은 사람보다 더 높은 이자율이 부과된다.


2016년 보고서에 따르면 신용 점수가 760점 이상인 소비자는 30년 모기지에 대한 이자 지불로 33,000 달러 미만을 절약할 수 있으며, 이는 자동차를 구입하거나 공립대학에 2년 동안 등록할 수 있는 금액이다. 결과적으로 흑인과 라틴계 차용인은 백인과 동일한 상품과 서비스를 얻기 위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거나 낮은 점수로 인해 구매할 기회가 전혀 없다.


공평하지 않은 신용 점수

신용 점수는 인종과 신용에 있어 모든 것이 공평하지 않다.

페어 (Fair)가 의회에서 말했듯이 잠재 고객에 대한 전체 정보는 부분 정보보다 낫다. 해당 정보 중 일부만 선택하거나 금지하면 한 그룹의 구성원이 다른 그룹보다 효과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 그러나 페어에게 상기시켰듯이 정부는 신용 결정이 인종, 종교, 민족, 성별, 결혼 여부, 나이 또는 장애를 이유로 사람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해서는 안된다고 결정했다.


이는 시장에 제한을 두기로 한 것으로 비록 컴퓨터가 폴란드에서 온 사람들이 오스트리아에서 온 사람들보다 더 빠르거나 느린 지불자라고 말하더라도 그렇게 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란 의미다. 특별히 코카서스 백인이라고 해서 뭐든지 벗어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인종, 성별 그리고 기타 불변 속성은 개인적 동기나 능력과 관련이 없다고 본 것이다.

페어 (Fair)는 정부가 만든 정의를 흐릿하게 바라보았고 인종이나 성별이 상환 행동과 높은 상관관계가 있는지 여부와 시기를 평가하는 것은 데이터 분석에 달려 있다고 편견을 가졌다.


그렇게 모델을 짜면 그렇게 된다. 이로 인해 인종적 불평등을 악화시킨다면, 적어도 그 원인은 객관적인 위험이 될 것이고, 그의 방법은 주관적인 편견이 된다. 페어 (Fair)의 이런 방식은 비록 나쁘기는 하지만 미국의 신용 지형을 최초로 형성하게 했다.


오늘날 신용 점수는 선택적 기록에 의존한다.

모델은 점수가 개인의 이력을 기반으로 한다고 주장하지만 관련 정보가 너무 많이 누락되었다.

예를 들어, 재정 침체에 더 취약하거나 자주 마지막으로 고용되었지만 처음 해고되는 직업에 집중된 흑인과 라틴계 사람들의 고용 중단이 더 높다. 고용 중단은 처음부터 중단의 원인이 무엇인지 묻지 않는 한 개인의 신용 능력에 대한 인종중립적 지표인 것으로 보인다.


마찬가지로, 동일한 행동이 동등하게 보상될 것이라는 가정은 반대의 증거도 무시한다.

흑인의 주택 소유는 다수의 흑인과 백인이 많은 지역에서 거의 동등한 부동산에 대한 투자 수익을 낮춘다.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과 같은 금융 위기 기간 동안, 자산이 적은 가족이 어려움을 이겨내기가 더 어렵기 때문에 기존의 재정 격차는 더욱 확대되었다.


고용이 신용과 상관

신용 불량의 영향은 사람이 돈을 빌릴 수 있는 능력을 훨씬 뛰어넘고 심지어 그들의 수입에도 영향을 미친다.

기업의 최소 4분의 1은 고용할 사람을 결정할 때 신용 점수를 볼 수 없지만 구직자의 신용 보고서를 요청한다.

그런데 신용 보고서가 업무 성과와 상관 관계가 있다는 증거는 없다. 그러나 일부 고용주는 재정적 어려움에 처한 사람이 도용하려는 유혹을 더 많이 받거나 연체액이 많은 사람이 무질서하거나 후속 조치가 부족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에 신용 기록을 검토한다.


또한 똑같이 신용점수가 안 좋을 경우 여성이 남성보다 면접에 통과할 가능성이 적었다. 흑인이 면접을 볼 가능성이 동등하지만 고용 관리자가 백인보다 더 낮은 초봉을 추천할 가능성이 더 높았다.


고쳐야 할 신용 평가 방식

의회가 두 가지만 실행한다면 신용 점수 평가를 보다 공평하게 만들 수 있다.

첫째, 의회는 신용 보고서가 사용되는 용도를 제한해 고용, 승진 그리고 신용과 관련이 없는 기타 목적에 사용하는 것을 엄격하게 규제할 수 있다. 그런 다음 신용 보고서가 아닌 경력과 성과 평가를 통해 고용이나 승진을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


둘째, 의회는 민간 기업의 비밀 공식과 경쟁해 소비자 신용 점수 산정에 대한 공개 모델을 만들 수 있다. 민간이 아닌 공공 기관에서 신용 점수를 산정한다면 모든 사람이 대출 상환 능력을 추정하는 데 사용되는 투명한 기준을 가질 수 있다.


이 공개 모델에는 휴대폰 청구서, 임대료 지불, 은행 거래와 현금 흐름 데이터 그리고 차용과 관련된 기타 재무 정보를 활용할 수 있어야 효과적이다.


결과적으로 개인 회사의 점수와 차이가 있음을 강조해 시스템에 더 많은 책임과 경쟁을 유도할 수 있다.

앞으로 금융 세계는 더욱 신용을 바탕으로 진화하기 때문에 개인의 신용 신분증처럼 활용되는 신용 점수를 현재의 금융 시대에 맞게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있다.


신용 점수를 만드는 과정에서 윌리엄 페어 (William Fair)는 현재와 과거의 인종 차별의 유산을 그대로 답습하고 고치려 하지 않기 때문에 이제 공공 차원에서 이 문제를 시정해 신용의 본래 기능을 회복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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