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기 준비 새로운 풍속도
- 홍성호 기자
- 8월 29일
- 4분 분량

부모가 오히려 걱정과 신경 많이 써
전당포가 새로운 쇼핑처로 부상
새 학기가 시작되면 새 공책, 첫날 사진, 새로운 시작에 대한 기대감까지 언제나 설렘이 가득하다. 하지만 예상보다 스트레스가 더 크고 이상하게도 아이들보다 부모들이 더 오래 불안을 느낀다.
개학의 스트레스
아이들은 신학기 시작에 따른 스트레스가 금방 지나가지만, 부모는 더 오래 불안감을 느낀다. 처음으로 혼자 차를 몰고 학교에 갔다가 교통 체증, 새로운 일상, 주차 문제까지 온갖 긴장으로 가득해 울면서 집에 돌아왔다는 자녀 이야기를 흔하게 듣는다. 지정된 주차 공간의 옆에 주차한 남학생의 차가 싫고 교실에 앉은 자리도 싫다. 후진해 나오려다 옆 차를 들이받아 개학 첫날의 스트레스를 키우는데 일조했다.
부모는 이런 일을 겪는 자녀를 대신에 신학기의 한달 정도는 자녀보다 더욱 긴장하고 스트레스를 대신 감당한다. 학교에 전화해 새 자리를 요청해야 할지, 자녀에게 작은 차를 마련해줘야 할지 혹은 이전처럼 다시 학교에 태워줘야 할지 등등 생각이 많아진다. 며칠동안 해결책을 궁리하느라 뭔가 마음에 걸리는 게 있을 때면 늘 그렇듯 꿈까지 꾸기도 한다. 며칠 후, 조심스럽게 몇 가지 해결책을 제안하면 자녀는 아무런 일이 없다는 듯이 눈을 깜빡이며 지금은 괜찮다고 한다. 심지어 옆의 남학생이 차를 후진해 빠져나오는 것을 직접 해줘서 친구 사이가 되었다고 한다.
신학기를 시작하는 위기는 어느새 끝났고 감정의 폭풍도 더 이상 없이 고요했고 더 이상 개입할 필요도 없어졌다. 오히려 부모가 도움을 받아야 할 처지다. 학교를 옮긴 전학생으로 신학기를 처음 맞는 것은 스트레스가 오래 갈 수 있다. 좋은 학군을 따라 학교를 옮겼지만 옛날 학교에 그대로 남아있는 친구가 그립다며 옛날 학교에 계속 다닐 걸 그랬다고 말하는 순간 부모는 고민이 깊어 간다. 더 좋은 학군으로 이사한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닌지 또한 새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게 된다.
그런데 첫 주가 지나고 벌써 좋아하는 선생들과 대화도 나누고 친구들과 서서 잡답하기도 하고 도서관에 갈 때 선배들과 걸으면서 대회를 한다. 아무런 문제가 없이 잘 지내는 것이다. 걱정은 언제나 부모의 몫이 된다.
자녀들이 별 문제가 없는 때에도 부모들은 과도한 걱정이나 지나친 신경을 쓰는 경우가 많다. 부모들이 학교를 가는 자녀들보다 더 신학기를 맞으면서 신경이 예민해지고 강하게 반응한다. 헬리콥터 부모들은 더 심하게 신경 쓰고 학교에 직접 개입해 아이들의 성적을 체크하거나 교사에게 이메일을 보내면서 치맛바람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러면서 아이가 잠시라도 어딘가 불편해하면 온몸으로 느낀다. 모든 걸 떠맡아야 직성이 풀린다. 어려운 부분들을 직접 해결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아이들은 그런 부모의 개입을 거의 필요로 하지 않는다. 아이들은 자신만의 회복력, 대처 능력, 그리고 자신만의 해결책을 갖고 있다. 그리고 실제로 해결책을 부모보다 더 빨리 찾아내 적응한다. 아이들은 성장하고 있고 부모들이 감정 관리에 매달리지 않아도 스스로 성장해 나가고 있다. 아이들은 새로운 환경과 변화에 힘들어하지만 그 감정에 따라 행동하기보다는 그 감정과 함께하는 법을 배우고 빠르게 극복한다.
부모들이 할 일은 지나친 개입이 아니라 여전히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지지해 주고, 조용히 대안을 생각해 내는 것이다. 하지만 부모 자신이 불편하다고 해서 직접 배를 조종하려고 해서는 안된다. 때로는 육아는 참아야 할 때도 있고 신경 쓰지 않고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신경 쓰기 때문에 참고 기다려봐야 한다. 더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면 아무런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신학기를 맞아 스트레스를 관리해야 하는 사람은 아이들이 아니라 부모들이다.
신학기 준비 쇼핑
사람들은 관세 인상에 대한 우려로 예년보다 일찍 신학기 용품을 구매하고 시작했다. 예산이 빠듯한 가정들은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전당포와 같은 새로운 기회를 찾고 있다. 전미소매협회(National Retail Federation)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신학기 시즌에 가정 지출은 작년 대비 약 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당포 주인들은 신학기 필수품을 구매하러 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말한다.
디트로이트에 있는 전당포 주인은 지금과 같은 경제 상황 속에서 사람들은 미국 내 어디에서나 전당포를 이용할 수 있고, 엄청난 돈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전당포의 쇼핑이 늘어난 이유를 말했다.
전당포는 운동화, 노트북, 악기, 대학 기숙사용 미니 냉장고 등 신학기 필수품을 한 곳에서 구매할 수 있는 원스톱 쇼핑처로 인기가 있다. 모든 품목을 한 곳에서 판매하며, 대형 소매업체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사람들이 경제적으로 더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나은 가격을 찾고 있다. 돈은 없지만, 아이들에게 노트북을 사주고 싶어 전당포를 찾는 경우가 가장 많다. 자녀들의 신학기 준비 용품으로 가장 비용이 크게 나가는 것이 노트북이다. 그런데 전당포는 노트북 구입에 비용을 크게 절약할 수 있다.
관세로 인해 일부 주요 신학기 용품 가격이 상승했다. 미국은 의류와 신발의 대부분을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에서 수입하는데, 이 세 국가 제품 모두에 대해 미국은 30% 이상의 관세를 부과했다.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따르면 신발 가격은 전월 대비 1.4% 상승했고, 의류는 0.1% 상승했다. 전당포에서 판매되는 상품의 98%는 중고품이다. 즉, 관세가 없는 가격에 팔린다는 뜻이다. 전당포를 운영하는 회사에서는 관세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고객이 상품을 공급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전국 500개 전당포 체인인 이지파운(EZPawn)에 따르면, 전당포 가격은 주요 소매업체보다 최대 50%까지 저렴할 수 있다. EZPawn은 지난 분기 상품 매출이 4% 증가했고, 신발, 부츠, 전자제품, 노트북 등 신학기 용품 부문의 성장세를 특히 높게 평가했다. 전당포가 합리적인 가격을 제공한다는 것을 알고, 감당하기 어려운 소매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는 부담을 덜어주기 때문에 더 많은 고객이 찾아오고 있다고 EZPawn의 88개 매장을 관리하는 지역 관리 책임자는 말했다.
금을 주고 운동화를 교환
사람들은 전당포에서만 쇼핑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금을, 그것도 엄청나게 많이 전당포에 맡기고 있다. 미시시피 중부에 6개의 지점을 운영하는 USA Pawn의 책임자는 지난 3주 동안 신학기 준비 용품의 가격이 크게 올랐고 학용품을 사기 위해 보석과 금을 팔고 있는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말한다. 돈이 절실한 가족들이 깨진 금 장신구나 금으로 만든 귀걸이를 팔고 있다. 그냥 서랍 속에 넣어둔 채 그냥 들어와서 금값 상승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관세의 불확실성 속에서 사람들이 안전한 투자처를 찾자 금값은 기록적인 폭등을 기록했다. 금값은 1월 이후 약 27% 상승해 온스당 3,40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전당포에서 제시하는 가격을 사람들에게 알려주면 금값이 얼마나 비싼지 깨닫지 못하는 게 충격적일 정도다.
전당포는 새로운 경제 지표
전당포의 호황은 경제적 경고 신호일 수 있다. 전당포가 바쁠수록 사람들에게는 더 어려운 상황이 되는 경우가 많다. 전당포를 경험해보지 않고서는 지금 경제 상황을 가늠하거나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전당포는 이런 사람들이 물건을 살 돈을 빌려주거나, 다른 곳보다 저렴하게 팔아 생계를 유지하도록 돕는다.
그야말로 경제가 소비자의 자금 사정을 압박할 때, 돈이 되는 물건을 팔아 필요한 물건을 조달하는 곳이다. 이는 돈을 주고 상품을 구매하는 경제 구조와는 사뭇 다른 방식이고 자본주의 이전에 성행했던 유통 방식이다. 지금 전당포가 호황을 누린다는 것은 금융경제가 아닌 유통 경제, 즉 상품의 가치가 돈의 가치보다 높다는 것을 말한다. 단순히 인플레이션으로 상품 가격이 올랐다는 것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전국전당포협회에 따르면, 전당포 고객은 일반적으로 전통적인 신용 한도나 대출을 이용할 수 없다. 설사 이용할 수 있는 사람들도 빚을 지고 있을 수 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미국 가계의 신용카드 부채는 1조 2,000억 달러로 작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사실 고객들에게는 지금의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
고객의 대부분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주일에 한 번 월급을 받으면서 겨우 버티고 있는 사람들이 전당포를 찾는 것이 아니다. 지금 전당포를 찾는 많은 사람들은 매주 월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들은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그리고 그들의 숫자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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