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주도하는 미국 경제
- 김선영 기자
- 2025년 11월 8일
- 4분 분량

투자 과잉으로 성장 지속 어려울 수도
닷컴 버블 사태와 비슷한 경로 갈 우려
정부 폐쇄로 인해 지난 분기 미국 경제가 얼마나 빠르게 성장했는지에 대한 공식적인 발표는 없다. 하지만 거의 모든 사람들이 건강한 성장세를 보였다고 평가하며, 이는 주로 AI 덕분이다. 사실상 AI가 주도하는 투자, 소비, 주식 상승만 있을 뿐이며 나머지는 어려움에 있다. 고용이 부진하고 주택과 같은 전통적인 성장 동력이 정체된 시기에 AI는 핵심 성장 동력으로 부상했다. 장비 및 소프트웨어에 대한 기업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 데이터 센터는 건설업체들에게는 보기 드문 희망의 불씨가 되었다. 그리고 이런 성장세는 계속되고 있다. 3분기에 단 세 곳의 거대 기술 기업이 총 780억 달러의 자본 투자를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거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AI 광풍이라고 할 수 있다.
인공지능 투자로 주식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소비 또한 증가하고 있는 반면, 버블 가능성에 대한 경고는 더욱 커지고 있다. 하버드 대학교 경제학 교수인 캐런 다이넌은 이 모든 것을 종합해 볼 때, 기계적인 관점에서 볼 때 AI가 올해 미국 경제 성장의 주요 동력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말한다. 정확한 수치는 아니지만, 많은 경제학자들은 AI 붐이 2025년 상반기 미국 경제 성장률 1.6%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이런 추세는 적어도 3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워싱턴 정가의 예산 교착 상태로 관련 기관들이 문을 닫지 않았다면, 해당 기간의 데이터는 이번 주에 발표되었을 것이다.
AI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올해의 상승세는 단지 시작일 뿐이라고 말한다. AI는 궁극적으로 경제 전체의 생산성을 높이고 성장을 가속화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회의론자들은 기업들이 제대로 활용 방법을 파악하기도 전에 기술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는 것은 과거 기업들이 새롭고 화려한 기술에 과도하게 투자했던 사례를 떠올리게 한다고 경고한다. 현재로서는 AI 지출과 그 파생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지출과 파생 효과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몇가지로 특징지을 수 있다.
거대한 농장 창고처럼 보이는 건축물
AI 붐을 실제로 경험할 수 있는 곳이 있다면 바로 데이터 센터다. 전국적으로 새로운 투자 사례가 속속 생겨나고 있다. 메타 플랫폼스, 마이크로소프트, 그리고 알파벳의 구글이 주요 투자자 중 하나로 세 곳 모두 실적 발표에서 향후 지출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7월 기준, 항공 사진에서 흔히 거대한 농장 창고처럼 보이는 데이터 센터 건설에 대한 연간 지출액은 약 410억 달러였다. 주택을 제외하더라도 이는 전체 민간 건설의 5%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설업계는 지난 한 해 동안 가장 큰 증가세를 기록하며 경제성장의 약 0.1%를 증가시켰지만, 대부분의 다른 분야는 위축되었다.
내부 투자
현재 AI가 경제에 가장 큰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것은 바로 데이터 센터 투자다. 정보 처리 장비와 소프트웨어에 대한 투자가 올해 급증했다. 이 두 분야를 합치면 상반기 경제 성장에 수십 년 만에 가장 큰 기여를 했는데, 이는 1990년대 후반 닷컴 버블 당시의 수준과 거의 비슷하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국내총생산을 추적하는 GDPNow 모델은 기업 장비 지출이 2분기 8.5% 증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경제 성장 측면에서는 이런 모든 수치에 상쇄 효과가 있다. 미국의 AI 붐에 필요한 컴퓨터 장비의 상당 부분이 해외에서 조달되고 있어 무역 적자가 심화되고 성장이 둔화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전쟁은 이런 상황을 악화시켰을 수 있다. 하지만 행정부가 데이터 센터에 일반적으로 필요한 회로 기판, 서버 및 기타 하드웨어에 대한 관세 면제를 허용했기 때문에 그렇지 않았다.
기술 기업들이 자동차 제조업체나 주택 건설업체와 같은 관세를 지불해야 한다면 현재의 AI 붐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다. 행정부가 AI가 얼마나 큰 성장 동력이 되었는지 인지하고 있고, 미국의 황금 거위들을 죽이려 하지 않는다. 상반기 AI 관련 자본 지출이 경제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약 1%포인트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수치는 2025년까지 유지되다가 내년에는 1.5%로 상승할 것으로 예측한다. 월가의 애널리스트의 업계 전망에 따르면 올해 성장세가 정점에 달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전력 부족?
AI에 대한 이런 직접 투자 외에도 다른 산업, 특히 데이터 센터에 많은 전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발전 산업에도 파급 효과가 있을 수 있다. 아이오와 원자력 발전소는 구글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재가동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위험 요소도 있다. 발전 용량이 AI로 인한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 모든 산업의 전기 요금이 상승하고 경제가 침체될 수 있다. 게다가 전력 산업은 AI만큼 관대한 무역 전쟁의 혜택을 받지 못했다. 변압기와 전선과 같은 장비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관세로 인해 자본 비용이 8~10% 상승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워싱턴에 본사를 둔 리서치 회사 그리드 스트래티지스(Grid Strategies)에 따르면, 현재는 충분한 용량을 갖추고 있지만 향후 몇 년 동안은 실질적인 우려가 제기된다. 전력 소모가 많은 데이터 센터를 중심으로 2029년까지 수요가 15.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런 증가세를 따라잡기가 매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부의 효과
AI의 영향은 주로 GDP의 투자 측면에서 나타나지만, 소비자들의 지출 증가로 이어지는 경로도 있다. 특히 경제를 주도하고 있고, 호황을 누리는 기술주를 보유할 가능성이 높은 부유층 소비자들의 지출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이를 '부의 효과'라고 한다. 자산 가격이 상승하면 소유주들은 더 많은 지출을 할 수 있다고 느낀다. 소득 기준 상위 5분의 1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주식의 85%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S&P 500 지수는 지난 한 해 동안 거의 20% 상승했는데, 대부분의 주식 전문가들은 이런 상승의 상당 부분이 AI에서 비롯되었다고 말한다.
JP모건 체이스 연구원들은 이것이 경제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분석했다. AI 관련 주식 30개만으로 구성된 바스켓이 해당 기간 동안 5조 달러 이상의 신규 부를 창출했고, 약 1,800억 달러의 추가 소비 지출을 촉진했을 가능성이 높았다. 이는 지난 한 해 동안 증가분의 약 6분의 1에 해당하는 수치다. 그런데 AI 열풍이 이런 상황을 반전시키고 소비를 감소시킬 수 있다.
직업 위기?
AI에 대한 가장 큰 우려 중 하나는 AI가 인간 근로자를 대체할 것이라는 점인데, 인간 근로자는 다른 일자리를 찾기가 어려울 수 있다. 대기업들이 해고를 발표하면 이런 우려는 더욱 증폭된다. AI로 인해 노동력이 감소할 것이라고 경고했던 아마존은 이번 주 14,000개의 기업 일자리 감축을 예고했다. 제너럴 모터스(GM)는 며칠 전 수백 명의 정규직 직원을 해고했는데 효율성 향상을 위해 화이트칼라 직종을 검토했다고 밝혔다.
최신 노동 시장 수치가 없기 때문에 전반적인 추세를 파악하기는 어렵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연구소는 지난달 설문조사 데이터를 면밀히 조사한 결과, AI 사용 증가와 일자리 증가 부진 사이에 명확한 연관성은 발견되지 않았다. 오히려 AI 기술 활용 가능성이 높은 화이트칼라 산업의 고용이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경기 침체가 발생할 경우 기업들은 다른 전략을 채택할 수 있고, AI로 인해 더 많은 해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생산성 향상의 유혹
이 모든 것은 아직 초기 단계에 있는 기술의 초기 반향이다.
AI가 궁극적으로 가져올 효과에 대한 광범위한 주장들이 있다. 예를 들어, 정부는 AI가 군사적 우위를 확보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경제 측면에서 유혹은 생산성 향상이다. 즉, 기업의 생산량을 늘리고 근로자의 소득을 늘리는 것이다.
생산성 수치는 변동폭이 크고 분석하기가 매우 어렵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AI의 도움을 받아 생산성이 향상되었다는 증거가 있다. 펜실베이니아 대학 와튼 예산 모델의 예측에 따르면 AI 발전은 2030년대 초반에 정점을 찍고 연간 생산성 성장률이 0.2%포인트 상승해 2055년까지 GDP가 누적 3%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장기적인 전망이 어떻든, 분명 어려움은 있을 것이다. 여러 기술 기업을 설립한 실리콘 밸리의 베테랑 제리 카플란은 현재의 AI 투자가 경제적으로 의미 있는 성과를 낼 가능성은 낮다고 말한다.
그는 1990년대 닷컴 버블과 그 이전 시기를 떠올린다. 당시에는 새로운 기술이 지속적인 생산성 향상을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모두가 실제보다 더 많은 컴퓨팅 성능과 대역폭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오늘날에도 똑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
AI가 가져오는 생산성 향상이나 소비 증가는 생각보다 높은 수준이 아니다. 즉 투자 대비 결과는 매우 미미하다. 수년간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사라지는 AI 관련 기업이 속출하고 과잉 투자로 몸살을 앓거나 AI 산업의 구조 조정이 불가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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