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수 평가 반대 목소리 커진다
- 홍성호 기자
- 6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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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수는 교육자의 주관적 평가에 영향
과제의 완성도, 학습 피드백 통한 향상이 목표
초등학교부터 교사들은 학생들의 과제를 평가하는데, 때로는 별이나 체크 표시를 사용하고, 때로는 실제 점수를 매긴다. 보통 대부분의 학생들이 12세 정도인 중학교에 진학할 무렵에는 성적 평가 시스템이 확고하게 자리 잡는다. 미국에서 가장 일반적인 시스템은 우수한 과제에는 "A"를, 낙제에는 "F"를 부여하고, "E"는 거의 건너뛰는 방식이다.
이 시스템은 1940년대에 이르러 널리 채택되었고, 지금도 일부 학교와 대학에서는 다른 평가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학생들에게 성적을 매기고 순위를 매기는 관행은 너무나 만연해 마치 필수적인 것처럼 여겨지고 있는데, 많은 연구자들은 이것이 매우 불공평하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사전 지식이 부족한 학생들은 수업 초반에 낮은 점수를 받게 되고, 결국에는 그 내용을 완전히 이해하더라도 최종 평균 점수가 낮아지게 된다. 성적에는 다른 문제점도 있다. 학습 의욕을 저하시키고, 실제 학습 성과를 제대로 측정하지 못하며, 학생들의 스트레스를 증가시킨다. 심지어 점수는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서도 적용하려는 시도가 행해지고 여전히 그 점수는 따라다닌다.
팬데믹 기간 동안 많은 교수진과 심지어는 전체 교육기관에서 통과/낙제 제도를 도입하거나 아예 통과/낙제 성적 평가를 의무화했다. 이는 원격 교육의 스트레스를 줄이고, 모두에게 혼란을 야기한 이 비상 상황이 특히 유색인종 학생들에게 더욱 큰 어려움을 초래한다는 점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이후 성적 평가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전통적인 평가 방식이 어떻게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학습을 저해하는지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 일부 교육전문가들은 팬데믹 이전부터 '점수 매기기 폐지'라는 새로운 교육 방식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팬데믹 기간 동안에도 이 방식을 꾸준히 이어오면서, 관찰된 효과를 확인했다.
점수매기기 성적의 문제점
지난 세기 동안 고등 교육 과정의 학문적, 기술적, 교수법은 크게 발전했지만, 학생들의 성적을 평가하는 방식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 이는 대부분의 대학 교수진이 대학원 과정이나 현직 연수에서 성적 평가 방법에 대한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자신들이 받았던 방식대로 평가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연한 결과다. 게다가 교수들은 성적 평가 방식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과 학습을 위한 지원을 거의 받지 못하기 때문에, 각 교수의 성적 평가 방침은 학생들의 학습 방식, 동기 부여 방법, 그리고 학생들의 성취도를 가장 잘 평가하는 방법에 대한 개인적인 신념에 따라 좌우된다.
결과적으로, 성적은 같은 학과 내에서도, 심지어 같은 과목이라도 교수마다 다르게 평가되는 경우가 흔하다. 이런 현상은 특히 시간제 강사에 크게 의존하는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데, 시간제 강사들은 소속 학과에 깊이 관여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또한, 연구 중심 대학에서도 성적 평가는 주로 조교가 담당하는데, 이들은 교수진이나 학과장과 성적 평가 방식에 대해 논의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흔히 발생한다.
교수들은 자신들의 성적 평가 방식이 공정하고 객관적이라고 믿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고용주와 다른 기관들은 학생 성취도를 나타내는 믿을 만한 지표로 이런 성적에 의존하지만, 성적 평가 방식이 개별 교수들의 주관적인 선호도를 얼마나 많이 반영하는지 알게 되면 놀랄 수밖에 없다.
교수들은 학생의 성적에 ‘노력’, ‘참여도’, ‘관심도’와 같은 매우 주관적인 기준들을 많이 포함시키는 경우가 많다. 이런 행동들은 교수가 문화적 배경과 편견이 담긴 시각으로 주관적으로 관찰하고 해석하고 판단하는 것이다. 많은 교수들이 상대평가를 시행하는데, 이는 성적이 특정 학기, 특정 강의실의 특정 학생들에게 좌우되게 만든다. 이는 학생의 성취도를 학습 내용보다는 다른 학생들과 상대적 성취도에 따라 평가하는 잘못된 방식이다. 게다가 이런 방식은 학습을 경쟁으로 바꾸어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협력을 저해하며 학습을 방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성적이 학생의 학습 내용보다는 교수의 채점 방식을 더 잘 반영한다는 사실 외에도, 많은 일반적인 채점 방식은 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 대학들이 역사적으로 교육 혜택을 받지 못했던 학생들의 입학과 유지를 위해 더욱 노력함에 따라, 전통적인 채점 방식이 어떻게 성취도 격차를 심화하는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방식은 고소득층 및 특권층 학생들에게는 부풀려진 성적을, 저소득층 학생들에게는 낮은 성적을 부여해 실제 학습 성과를 왜곡한다. 예를 들어, 교수들은 일반적으로 학생의 시간 경과에 따른 학습 성과를 평균 내어 성적을 계산하는데, 이는 결국 내용을 완전히 이해하게 되더라도 수업에 들어올 때 사전 지식이 부족한 학생들에게 불이익을 주고, 그들의 성장 과정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다.
점수 매기기 거부 세 가지 이유
일부 교수들이 과제물에 점수를 매기지 않게 된 데에는 세 가지 이유가 있는데, 이는 공통적으로 우려했던 부분 때문이다.
첫째, 학생들이 교육자가 제공하는 피드백에 집중하기를 바랐다. 점수를 매기면 학생들이 오로지 점수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는 이후 연구를 통해 확인되었다. 점수를 없애자 학생들은 교육자의 의견에 더 귀 기울이게 되었다.
둘째, 교육의 형평성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오랜 기간 동안 모든 학생이 학습에 필요한 자원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포용적 교육학을 시도해 왔다. 실제로 점수로 평가하고 있는 것은 학생의 배경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교육적 특권을 가진 학생들은 이미 A나 B 학점을 받을 준비가 된 상태로 수업에 오는 반면, 다른 학생들은 그런 능력을 키울 수 있는 교육을 받지 못한 경우가 많다.
16주라는 수업 시간만으로는 학생들 또래들이 누렸던 수년 간의 교육적 특권을 결코 만회할 수 없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셋째, 이기적인 생각일 수도 있지만, 채점하는 것을 싫어하는 교수들이 있다. 하지만 가르치는 것은 좋아하고, 학생들에게 피드백을 주는 것 또한 가르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기꺼이 그렇게 하지만 점수를 매겨야 한다는 압박에서 벗어나, 의미 있는 의견을 적고, 개선점을 제안하고, 질문을 던지고, 학생들과 더욱 생산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기를 원하고 있다. 점수만 사라진다면 한마디로 교실의 연장선처럼 만들어진다.
이 세 가지 이유를 '채점 취소'라 한다. 이들이 도입한 방식은 새로운 것도 아니고, 처음 생각해낸 것도 아니다. '채점 취소'라고 부르지만, 완전히 정확한 표현도 아니다. 학기말에는 대학 규정에 따라 학생들에게 점수를 줘야 한다. 하지만 개별 과제에 점수를 매기지 않는 교수들이 많은데 그 대신 학생들에게 충분한 피드백을 제공하고 수정할 기회를 충분히 준다.
일종의 보충 시간을 할애하고 충분히 숙지하지 못한 것을 다시 피드백해 이해하도록 한다. 학기말에는 학생들이 수정된 과제들을 모아 포트폴리오를 제출하고, 자신의 학습 과정을 되돌아보고 평가하는 에세이를 함께 제출한다. 대부분의 ‘채점 취소’를 따르는 교수들은 학생들이 스스로 평가한 점수를 변경할 권리가 있다. 하지만 실제로 점수를 변경하는 경우는 드물고, 변경할 때는 점수를 내리는 것만큼이나 올리는 경우가 많다.
학생들의 반응
채점을 취소한 수업은 학생들의 반응이 낯설다. 이론과 방법을 설명하면, 다른 학부생들도 겪었을 법한 질문들을 쏟아낸다. 학생들은 여전히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진짜 과제 점수가 있는지 궁금해하고 그것을 알고 싶어한다. 점수를 매기지 않는다는 교수의 과제물에 대한 지침에 학생들은 적응되지 않는 것이다.
학기 중간에 수정을 끝내면 그때 점수를 받게 되는지 궁금해하지만 교수들은 개별 과제가 아닌 포트폴리오 전체를 평가하는 것이기 때문에 여전히 점수를 매기지 않는다고 평가 기준을 설명한다. 대신 교수들은 학생들의 과제에 대해 남긴 코멘트와 개별 상담을 통해 수업 진도를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는 설명을 한다.
점수매기기에 의존하는 일반적인 학업 평가 기준과는 전혀 다른 방식이기 때문에 오히려 학생들조차 적응이 쉽지 않은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학기가 끝날 무렵 학생들은 점수 강박에서 벗어나 자신들이 수업을 즐기는 것을 발견한다. 교수들은 학생들에게 수업 동기와 무엇을 배우고 싶은 지 질문을 던진다. 교수들이 점수 대신 ‘통과’ ‘낙제’를 처음 시작한 배경에는 다양한 교과 과정 둥에서 학생들이 졸업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수강하는 과목들이었다. 학생들은 수상 동기와 무엇을 배우고 싶은 지 묻는 질문에 당황했다. 당연히 좋은 성적을 받고 싶어 선택한 것이기 때문이다. 학교에서는 좋은 성적이 학생들에게는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겨지는 이유다.
물론, 졸업 충족 이외에 가른 동기로 수강 신청을 한 학생들도 있다. 이들은 대부분 자신들이 뭔가를 하기 위해 이 수업이 필요하거나 도움이 될 것 같아서 결정했다. 교수들은 이들의 선택을 존중하고 그렇기 때문에 무엇을 배우고 싶은지에 대해 묻는 질문은 훌륭한 대답으로 돌아오기도 한다. 자신의 능력에 자신감이 없어서 불안감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기 위해 선택한 과목이라는 대답은 교수로서는 가장 원하는 학생을 만난 셈이다.
그래서 이들의 과제에 점수를 매기지 않고, 대학생들에게 일반 기초 과목을 가르치는 동료 교수를 수업 시간에 초청하기도 한다. 자신감이 부족한 학생들이 스스로 발전하고, 실력을 키우고,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을 북돋아주기 위함이다. 이렇게 점수 매기기를 거부한 교수들은 대부분 학생들이 탄탄한 기초 지식을 갖추기를 원하면서 시도되었다.
더 수준 높은 수업에서는 학생들이 내용 관련 목표를 더 쉽게 설정했지만, 놀랍게도 그들의 생각에서 비슷한 점을 발견했다. 그들 역시 수업 시간에 발표하는 것에 대한 불안감, 반 친구들만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걱정, 수업을 따라가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을 극복하고 싶어 한다는 사실이다.
점수를 없앤 결과
학기 동안 학생들은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과제를 읽고, 보고서를 작성한다. 교수들은 학생들이 제출한 과제를 읽고 의견을 주고, 학생들이 원한다면 원하는 만큼 수정할 수 있도록 했다.
학기말에 학생들이 수정된 과제들을 모아 포트폴리오를 제출했을 때, 학생들의 학습 과정과 평가에 대한 생각은 교수들의 생각과 매우 일치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자신의 성장을 인지했고, 스스로 자신들의 점수를 평가할 수 있게 되었다. 교수들이 교육의 질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만큼, 준비가 덜 된 학생들도 실제로 실력을 향상시켰고, 그들은 상당한 성장을 했고, 교수와 학생들 모두 이를 인정했다.
교육자들이 100년 넘게 이어져 온 채점 방식의 폐해를 알게 되면서 보다 공정하고 대안적인 방식을 시도하려는 동기를 갖게 되었다. 개선된 평가 방식은, 시간 경과에 따른 평균 성적 대신 최근 성과와 성장을 반영하는 원칙을 활용한다. 과제 완료 여부가 아닌, 학생의 학습 내용 이해도를 기준으로 평가해, 단순히 순응을 보상하는 수단으로 성적을 사용하지 않는다.
시험/프로젝트 재응시를 허용해 학습 성과를 평가하고 보상하며, 이전 점수를 현재 점수로 덮어쓰는 방식으로 학습 지속성을 강화한다. 성공의 기준을 명확히 제시한다. 평가 기준표 또는 숙련도 척도를 통해 학습 내용 이해도를 입증하는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한다. 또한, 성적표를 간소화하고 평가 방법을 확장해 기대되는 학습 결과와 비교해 각 학생의 학습에 대한 보다 정확한 피드백과 보고서를 제공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