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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주택 모기지 약이 될 수도

  • 홍성호 기자
  • 3일 전
  • 5분 분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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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부담 줄지만 더 오랜 기간 빚 갚아야

50년 모기지로 중간에 집 팔면 비용 줄여


트럼프 행정부는 50년 고정 모기지 주택 대출 프로그램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개혁안은 치솟는 주택 가격과 증가하는 주택 구매력에 대한 우려 속에서 수백만 명의 주택 구매자들에게 주택 소유를 더욱 현실적으로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에 연방주택금융국(HUFA) 빌 풀테 국장은 즉각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으면서 트럼프 대통령 덕분에 50년 주택 모기지 대출이라는 완전히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런 발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제안을 뉴딜 정책 당시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이 주창했던 30년 주택 모기지 대출 정책과 비교하는 그래픽을 온라인에 공유한 후 나온 것이다.


30년 고정 모기지 이자율이 3년 넘게 6%를 상회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는 가운데, 높은 주택 소유 비용 때문에 많은 예비 주택 구매자들이 주택 시장에서 발을 빼고 있다. 온라인 주택중개업체 레드핀 데이터에 따르면, 전국 중위 가구는 현재 월 소득의 약 39%를 주택 모기지 대출 상환에 지출하고 있는데, 이는 장기적인 상환 능력 기준을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한편, 자물쇠 효과(lock-in effect)로 인해 많은 잠재적 판매자들은 2022년 모기지 대출 이자율이 급등하기 전에 확보했던 초저금리를 포기하고 싶지 않아 주택을 시장에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 결과 주택 시장은 교착 상태에 빠져 젊은 세대들이 주택을 소유하기 어려워지고 전반적인 상환 능력도 악화되고 있다. 높은 이자율과 전례 없는 높은 주택 가격 속에서 주택 구매자들이 대안을 모색함에 따라, 변동 이자율 주택 모기지 대출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 주택금융협회에 따르면 변동 모기지는 현재 전체 주택 모기지 대출 신청 건수의 10% 이상을 차지하며 202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방주택금융국 풀테 국장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금리를 인상했지만 이후 신중한 완화 정책을 재개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을, 금리를 인위적으로 높게 유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한 행정부가 젊은이들의 아메리칸 드림을 실현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는 주택 구매라는 경제적 측면에서만 실현될 수 있다고 말했다. 50년 주택 모기지 대출은 현재 연방주택금융국이 개발 중인 다양한 해결책 중 하나의 잠재적 무기라며 계속 지켜봐 달라고 주문했다.


50년 주택 모기지 대출 작동 방식

제안된 50년 주택 모기지 대출 상품의 핵심은 표준 상환 기간을 연장해 월 상환액을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예를 들어, 패니메(Fannie Mae)의 모기지 계산기를 이용해 6,575% 이자율의 40만 달러 주택을 20% 계약금으로 상환할 경우, 30년 고정 모기지 이자율의 월 원금과 이자는 2,788달러, 40년 모기지의 월 원금과 이자는 2,640달러, 50년 모기지의 월 원금과 이자는 2,572달러라고 추정한다. 그러나 상환액 총액을 보면 50년 모기지는 30년 모기지의 1.5배에 달하는 부채를 감당해야 한다.


비평가들은 이런 위험이 상당하다고 경고한다. 주택 모기지 대출 기간을 50년으로 연장하면 총 이자 지급액이 증가하고 주택 자산 축적이 둔화되어 차용인이 평생 빚에 갇힐 가능성이 높다.


영향력 있는 블로그 '마지널 레볼루션(Marginal Revolution)'을 운영하는 조지 메이슨 대학의 경제학자 타일러 코웬은 이런 아이디어를 GPT-5에 반영해 정부 지원 50년 주택 모기지 대출은 "월 상환액은 감소할 가능성이 높지만, 주택 가격은 상승하고, 자산 축적은 둔화되며, 경기침체 시 채무 불이행 위험이 증가해 금융 시스템의 이자율 리스크 위험도 증가할 것이라는 결론을 도출했다. 단기적으로는 매도자와 기존 주택 소유주가 많은 혜택을 누리는 반면, 첫 주택 구매자는 더 높은 주택 가격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최선과는 거리가 멀다. 지난 몇 년 간의 부동산 시장 침체 속에서 첫 주택 구매자의 평균 연령은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 최근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는 2025년에 첫 주택 구매자의 평균 연령이 40세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첫 주택 구매자들이 고등학교 졸업만큼이나 사회보장연금을 수령할 시점에 가까워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공화당에서 적극 반대

50년 모기지 상품 제안은 미국의 대형 주택 건설 업체 중 하나인 풀테가 주최하는 주택 부동산 컨퍼런스인 레지데이(ResiDay)에 참석한 직후 나왔다. 풀테는 패니메와 프레디맥의 민간 지분 인수에 매우 적극적이고 관심이 많아 뒤에서 모기지 기관의 민영화를 위해 적극 로비하고 있다.


풀테는 2008년 신용 위기 이후 정부 관리 감독을 받고 있는 패니메와 프레디맥에 대해 이 두 기관이 정부의 지원을 받아 영리한 사업 구조를 구축하는 대가로 여러 기업에 지분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소유권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며 이를 인텔에 비유했다.


일부 트럼프 측근들은 50년 모기지론이 젊은 주택 구매자들의 비용 절감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칭찬했지만, 비판론자들은 50년 모기지론이 사람들을 평생 빚더미에 앉혀둘 것이라고 주장한다.


최근 공화당을 비판하는 입장을 밝힌 열렬한 트럼프 지지자인 마조리 테일러 그린(조지아-공화) 하원의원은 소셜 네트워크에 올린 글에서 50년 모기지론 제안을 철회했다. 주택 가격 상승 위기에 대한 해결책으로 50년 주택 모기지 대출을 선호하지 않는다며 결국 은행, 주택 모기지 대출 기관, 그리고 주택 건설업체에게만 이득이 될 뿐, 사람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훨씬 더 많은 이자를 지불하고 집을 다 갚기도 전에 죽고 영원히, 평생 빚에 시달리게 되는 것이라고 썼다.


보수주의자 평론가 맷 월시 또한 이 아이디어를 비판했다. 단지 모기지 소유자가 죽을 때까지, 그리고 그 이후에도 집이 은행 소유가 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며 50년 주택모기지 대출은 필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 대신 불법 이민자들을 이 나라에서 몰아내고 미국을 미국인들에게 돌려주라고 썼다. 또 다른 보수성향의 인사도 50년 모기지론 개념은 전혀 보수적이지 않다며 30년 주택 모기지 대출은 루즈벨트 대통령의 뉴딜 정책 시절, 연방 정부가 모기지 위험을 사회화하면서 주류가 되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수십 년 동안 납세자들에게 위험 부담을 안겨주었는데 이 행정부가 왜 뉴딜 정책을 모방하고 확장하려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비난했다.


보수 성향의 메건 매케인은 50년 모기지 대출로 평생 빚을 갚는 대신 임금을 올리거나 비용을 낮추는 건 어떨지? 우리(공화당)는 재정 책임에 앞장서야 하는 정당 아닌가라는 글을 올렸다. 50년 모기지가 트럼프 행정부의 지금까지 나온 아이디어 중 최악의 아이디어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건강보험 플랜 대신 미국인들에게 2,000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겠다는 트럼프의 다른 제안도 비판했다. 50년 모기지는 미국인들을 평생 빚의 노예로 만들고 은행에 더 많은 이익을 안겨준다. 2,000달러의 '건강보험 보조금'으로 실제 건강보험을 대체한다. 공화당 정치인들은 가장 어리석은 아이디어들을 내놓고 있다. 진지하지 않은 사람들이라고 비판했다.


주택이 부족한 긴급 처방으로 제시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내내 연준에 금리를 인하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두 번째 임기 첫날 "긴급 가격 인하"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등 주택 구매 비용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해 왔다.

50년 모기지 제안은 지난주 민주당이 뉴저지, 버지니아, 뉴욕시에서 치열한 선거를 휩쓴 지 며칠 만에 나온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민주당 후보들이 주택 구매 비용과 생활비에 대한 메시지를 통해 유권자들과 소통하고 공화당 경쟁자들을 압도했다고 본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분석에 동의하지 않으며, 주택 구매 비용 절감을 돕고 있는 것은 민주당이 아니라 자신이라고 주장했다. 루스벨트 대통령 재임 시절, 대공황 당시 주택 시장 안정을 위해 뉴딜 정책의 일환으로 공정주택국(FHA)이 설립되었다. 몇 년 후인 1949년, 공정주택국은 신축 주택에 최대 30년 주택 모기지 대출을 제공하기 시작했고, 이후 표준 주택 모기지 대출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다.


50년 주택 모기지 대출은 치솟는 주택 가격으로 인해 주택 구매를 고려하는 가족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월 상환액은 크게 줄어들지만, 일반적인 30년 상환 기간보다 20년 더 긴 상환 기간을 갖게 된다. 사람들이 예전처럼 자주 이사하지 않는다.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에 따르면 2025년 주택 소유자가 집을 팔기 전까지 거주한 기간의 중간 기간은 11년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마찬가지로, 레드핀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첫 9개월 동안 주택의 매매 비율은 28%에 불과해, 30년 만에 가장 낮은 매매율을 기록했다.


역사적으로 낮은 첫 주택 구매자 비율은 저렴한 주택 매물이 부족한 주택 시장의 현실적 결과를 보여준다. 프레디맥에 따르면 30년 만기 주택 모기지 대출의 평균 이자율은 6.22%이다. 20% 계약금으로 20만 달러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경우, 패니메는 주택 소유자가 50년 만기 주택 모기지 대출을 받을 경우 매달 1,143달러를 지불해야 하는 반면, 30년 만기 주택 모기지 대출을 받을 경우 매달 1,257달러를 지불해야 한다고 추산했다.


소셜 미디어 이용자들은 연방주택금융국장과 트럼프의 장기 주택 모기지 대출 제안에 대해 의견이 엇갈렸는데, 상당수는 이 계획이 주택 구매자에게 더 많은 빚을 지우게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젊은 미국인들은 평생 빚의 노예로 살고 싶어 하지 않는다며 원하는 것은 더 저렴한 주택이며, 이는 규제 완화를 통해 공급을 늘려야만 달성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규제 완화는 공화당의 대표적인 슬로건이기도 하다. 50년 주택 모기지 대출은 수십 년 치 임대료를 내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50년 모기지를 얻고 나서 실제로 50년 동안 그 집을 팔지 않고 소유하기 위해 사는 사람은 많지 않을 수 있다. 평균 주택 거주 기간이 11년이라고 하면 절반은 11년 안에 집을 판다는 의미다.

30년 모기지 보다 더 낮은 월 상환액으로 거주하다가 집을 팔고 다시 이사해 집을 살 수 있다. 아는 주택 시장에 종사하는 부동산 중개인들이 가장 잘 이해하고 경험을 통해 습득한 현상일 것이다.

주택 공급이 부족해 수십년 간은 상승하는 주택 가격을 경험할 수밖에 없다. 월 상환액이 낮은 50년 모기지를 통해 십년 조금 넘게 거주하다가 주택 공급이 넉넉해진 시기에 팔고 30년 모기지로 집을 사는 것도 현실적인 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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