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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와 거주하는 곳 따로

  • 홍성호 기자
  • 3일 전
  • 5분 분량

집 소유 어려워져 부모 세대들 자녀에게 집 우선시

주택 소유자와 임차, 부의 격차 40배


주택난이 사람들의 거주지와 일터를 조용히 바꿔놓고 있다. 지금 당장 감당할 수 있는 주거지를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사람들 사이에서도 각기 다른 계층이 다양한 방식으로 이 문제에 직면하고 타협하고 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가 2020년부터 2025년까지 고객 주소와 거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많은 사람들이 더 저렴한 생활비를 찾아 이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은 인디애나폴리스, 콜럼버스, 덴버와 같은 지역의 비교적 중소도시로 이주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주택 전문가들은 이런 인구 유입이 애초에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였던 저렴한 생활비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부동산 정보 사이트인 리얼터닷컴(Realtor.com)은 인구 증가로 인해 더 많은 사람들이 해당 지역의 주택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하면서 임대료와 주택 가격에 압력이 가해진다고 보았다. 이는 마치 뱀이 자기 꼬리를 먹는 것과 같아서 저렴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몰려들고, 결국 감당할 수 없게 되는 악순환이 나타날 수 있다. 다만 인디애나폴리스, 콜럼버스, 덴버는 신규 주택 공급이 상당수 증가했기 때문에 일반적인 주택 가격 상승폭은 상대적으로 작을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지역 지도자들은 생활비 상승을 억제하면서 성장을 촉진하는 것이 여전히 어려운 과제라고 보고 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인구가 감소하는 도시에서는 주택 가격이 하락하는데, 마이애미, 로스앤젤레스, 워싱턴 DC가 여기에 해당한다. 로스앤젤레스와 워싱턴 DC에서는 주택 공급 부족으로 생활비가 급등했지만, 마이애미에서는 이런 현상이 완화되고 있다. 특이한 점은 워싱턴 DC는 이런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일자리는 줄지 않아 사회초년생이 항상 일정 부분 유입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웃들이 이사하는 모습에는 자신들의 예산에 맞는 주택을 찾아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여기에 대학을 갓 졸업한 초년생들은 직장을 찾아 가는 경우다. 당연히 직장은 매트로 대도시의 한복판이지만 생활은 인근 주변 도시에 거주한다. 최근 건설되는 주택들은 대부분 고가이기 때문에, 적당한 가격대의 주택에 대한 경쟁은 여전히 치열하고 아파트를 골라 임대를 얻어 거주하고 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에 따르면, 2021년 이후 사람들의 이사 건수는 50% 이상 감소했다. 또한 이사하는 사람들은 점점 더 같은 대도시권이나 지역 내에 머무르는 경향이 있다.


전문가들은 이사는 단순히 재정적인 이유만으로 결정되는 경우는 드물다고 보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가족이나 가까운 곳에 살고 싶어한다. 그리고 사람들이 높은 생활비 때문에 이사를 고려하더라도, 실제로 이사를 감당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수십 년 전과 비교했을 때 소득 대비 주택 가격이 훨씬 더 비싸졌기 때문에, 사람들의 이동성이 그 어느 때보다 줄어들었다.


주택 임대 이유의 특징 뚜렷

주택 임대 시장은 마치 하나의 획일적인 경험인 것처럼 논의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부동산 전문 매체 리얼터닷컴(Realtor.com)의 보고서는 빠듯한 예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경제 상황 속에서 임차인들이 직면하는 다양한 주택 장벽을 분석하고 있다.

2024년 100대 대도시권의 미국 지역사회 조사 데이터를 활용한 분석에 따르면, 미국 전체 임대 가구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세 가지 유형의 임차인, 즉 젊은 임차인, 가족 임차인, 그리고 장기 임차인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들은 각기 다른 시장에 집중하고 있으며, 임대하는 이유도 가기 다르다.

젊은 임차인들은 한때 자신들이 주도했던 시장에서 높은 임대료 때문에 밀려나고 있다. 가족 단위 임차인, 특히 소수 인종 가구는 주택 소유가 구조적으로 어렵다고 느낀다. 장기 임차인들은 대부분 현재 거주하는 지역의 주택 가격을 감당할 수 없어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신세가 된다. 이런 상황은 개인의 선호도보다는 비용, 지리적 요인, 그리고 불평등한 접근성에 의해 좌우되는 임대 시장의 현실을 보여준다.


젊은 임차인, 가족 임차인, 장기 임차인의 공통점은 바로 거주지를 선택하는 것이 더 이상 라이프스타일에 따른 선택이 아닌, 재정적 생존을 위한 결정이라는 사실이다.


요즘 세입자들이 집을 소유하고 싶지 않거나 평생 세입자가 되기를 원해서 임대를 선택한다는 말도 듣지만, 세입자들이 주택 구매를 망설이는 이유를 실제로 이해하려면 그들이 누구인지, 어디에 사는지, 왜 임대를 하는지 알아야 한다. 임대 시장은 비용과 지리적 요인에 의해 좌우되며, 이는 거의 모든 유형의 세입자에게 선택의 폭을 제한한다. 숨통이 트이기 위해 내륙으로 이주하는 젊은 전문직 종사자나 높은 주거비 때문에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인 가족도 마찬가지다.


일자리 찾아가는 젊은 세대

젊은 임차 세대는 일자리와 저렴한 주택을 찾아 내륙으로 향하고 있고 전국 임차 가구의 31.9%를 차지한다. 물가가 비싼 해안 도시가 아닌, 비교적 저렴한 중소 규모의 내륙 대도시 지역에 집중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젊은 임차인 비율이 높은 지역은 주택 가격 부담이 현저히 낮고, 1인 가구 비율이 높으며, 2인 가구 비율이 낮은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런 임대 가구를 구성하는 계층으로는 젊은 임차 가구라고 정의하는 34세 미만 성인이 가장인 계층이며, 이들은 전국 임차 가구의 31.9%를 차지한다. 미국에서 전형적인 젊은 임차 가구는 28세 성인의 가장이며, 2인 가구로 2개의 침실이 있는 아파트에 거주하고 연소득은 65,000달러다. 이런 젊은 가구 중 34%는 1인 가구이고, 10%는 주거비 상승에 대처하기 위한 전략으로 미혼 또는 무혼 성인 두 명 이상이 함께 거주하는 복층형 가구다.


흥미롭게도, 조사에 따르면 이 그룹에 속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로스앤젤레스나 뉴욕 같은 대도시가 아닌, 주거비가 저렴하고 일자리가 안정적인 중소도시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콜로라도 스프링스, 오스틴, 덴버 등이 대표적인 도시로 꼽힌다. 이런 변화는 주거비 부담의 심각한 격차에서 비롯된 것이다.


젊은 임차인이 많이 거주하는 상위 10개 도시에서는 평균 52.6%의 임차인이 적정 임대료를 감당할 수 있는 반면, 마이애미는 32.0%, 로스앤젤레스는 33.6%에 불과하다. 주거비 부담은 중요한 요소이지만, 젊은 임차인이 많이 거주하는 도시의 실업률 또한 낮은 것으로 나타나, 해당 지역의 일자리가 풍부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문화와 비용 사이에서 갇힌 가족 임차인

가족 임차인은 특별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고 전국 임차 가구의 44.3%를 차지한다.

캘리포니아, 텍사스, 플로리다, 하와이 등 소수 인종이 다수를 차지하는 지역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인다. 높은 주택 가격으로 내 집 마련이 어려운 데다, 오랫동안 지속되어 온 주택 소유 격차가 특히 소수 인종 가구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이중고에 직면했다고 볼 수 있다. 가족 임차인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지역은 전국에서 주택난이 가장 심각하고 인구 밀도가 높은 지역이다.


가족 임차 가구는 기혼 부부 또는 부모가 자녀와 함께 거주하는 가구를 말한다. 이들은 임대 시장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구체적으로, 미국에서 일반적인 가족 임차 가구는 42세 성인 가장이 있는 3인 가족으로, 침실 2개짜리 아파트에 거주하며 연소득은 68,000달러다. 이런 가구 중 75.2%는 자녀가 있고, 6.5%는 한 지붕 아래 3세대 이상이 함께 거주하는 다세대 가구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을 경우 혼자 거주하는 젊은 임차인과는 달리, 가족 임차인은 임대 시장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가족 임차 가구는 젊은 임차 가구와 평균 소득 및 거주 면적은 비슷하지만, 소수 인종 가구인 경우가 많아 구조적인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가족 임차 가구는 캘리포니아, 텍사스, 플로리다, 하와이 등 소수 인종 인구가 많은 도시에 집중되어 있다. 캘리포니아의 스탁턴과 리버사이드, 텍사스의 맥앨런은 미국에서 가족 임차 가구 비율이 가장 높은 도시로, 모두 히스패닉 인구가 다수를 차지하는 도시다.


젊은 임차 가구와 달리, 이런 가족 임차 가구는 주택 소유 및 감당 능력에 있어 오랜 장벽에 직면해 있다. 특히 가족 임차 가구가 많은 지역에서 주택 가격이 중위 가구 소득을 훨씬 웃도는 상황이다. 이런 주택 가격 장벽은 시장 상황과 관계없이 지속되는 구조적 장벽, 즉 불평등한 신용 접근성과 세대 간 부의 제한으로 인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는 여전히 심각하고 잘 알려진 주택 소유 격차를 초래하고 있는 상황이다.


주거비와 이동성 제약에 갇힌 장기 임차인

주요 도시에서 장기 임차인들은 꼼짝없이 갇혀 있다. 차가 없어 이동성에 제약이 있거나 주거비로 인해 한 곳에 머물 수밖에 없는 이들이 장기 임대를 한다. 주로 임대료 규제가 적용되는 주요 대도시인 뉴욕시, 로스앤젤레스와 캘리포니아 및 북동부 지역의 주변 도시에 집중되어 있다. 동일한 임대 주택에 5년 이상 거주한 장기 임차인 가구는 전국 임차 가구의 36%를 차지한다.


상위 10개 대도시의 임차 가구 중 평균 39는 동일한 가구 소득과 침실 크기를 가정할 때, 같은 대도시 내에서 적정 시장 임대료로 이사해야 할 경우 심각한 주거비 부담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적인 장기 임대 가구는 55세 성인이 가장이며, 2인 가구에 침실 2개짜리 아파트에 거주하고, 가구 중간 소득은 48,500달러다.


모든 장기 임차인이 같은 것은 아니다. 어떤 사람들은 지역 사회와의 유대감, 익숙한 동네, 또는 특히 고령 임차인의 경우 안정적인 생활을 선호하는 등 자발적으로 거주지에 머문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에게는 거주지에 머무르는 것이 선택이 아니다. 높은 임대료 시장에서 이사를 한다는 것은 시세보다 저렴한 임대 계약을 포기하고 매달 수백 달러 더 비싼 집으로 옮겨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거주지에 머무는 결정은 안정보다는 생존을 위한 선택인 경우가 많다.


젊은이들이 가장 크고 비싼 시장으로 향하지 않는 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뉴욕이나 로스앤젤레스 같은 도시에서는 오랫동안 유지되어 온 임대료 통제 정책 덕분에 주택 가격이 낮게 유지되어 많은 임차인들이 5년 이상 같은 지역에 거주한다. 하지만 주택 소유자에게 낮은 모기지 이자율이 그렇듯, 이런 고착 효과는 양날의 검이 되어 사람들을 제자리에 묶어두고 재정적 이동성을 제한할 수 있다.


가장 크고 비싼 도시 중심부 주변의 과밀 지역의 임차인들도 비슷한 현상을 겪고 있다. 임차인이 주택 가격 부담을 줄이기 위해 보스턴을 떠나 프로비던스로 이사하더라도, 그 곳에서도 치솟는 임대료 때문에 결국 갇히게 되는 것이다. 장기 임차인 비율이 높은 상위 10개 도시에서, 임차 가구의 39%는 같은 도시 내에서 이사를 해야 하고 적정 임대료를 지불해야 할 경우 주거비 부담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나타났다. 로드아일랜드 프로비던스와 코네티컷 브리지포트는 임차인들이 시장 임대료를 감당하기 어려운 대표적인 도시로 꼽힌다.


일부 장기 임차인, 특히 노년층은 타당한 이유로 그곳에 머물 수밖에 없지만, 많은 사람들은 다른 곳으로 이사할 여력이 없다. 전국 평균을 살펴보면, 시장은 이동성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새롭고 저렴한 주택 재고가 부족하다 보니, 많은 사람들에게 거주지를 선택할 수 있는 꿈은 현재 살고 있는 곳에 머물러야 하는 현실로 대체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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