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판매자와 구매자의 온도차 커
- 홍성호 기자
- 1일 전
- 5분 분량

주택 가격, 재고, 거래일, 매매 냉정하게 봐야
시장 상황 자신의 시각으로 보는 경제 현상
모두가 바라던 연준의 금리 인하가 있었음에도 주택 시장의 냉랭한 기운은 계속되고 있다. 더구나 주택 판매자와 구입자는 서로 자기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시장을 해석하면서 양쪽의 온도차는 커지고 있다.
이는 주택 시장이 쉽게 온기를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9월, 연방준비제도(Fed)는 올해 처음으로 연방기금 금리를 인하했다. 그러나 프레디맥은 연준의 금리 인하 이후 모기지 이자율이 실제로 상승했다고 보고했다. 이는 모기지 대출 이자율이 연방기금 금리가 아닌 국채 수익률을 따른다는 것을 강조한다.
주택 구매자들이 당장 모기지 대출 이자율 인하를 기대할 수는 없겠지만, 주택 시장은 눈에 띄게 구매자 우위 시장으로 전환되고 있는 중이다. 이런 과도기적 상황을 두고 주택 판매자와 구입자는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시장을 해석하면서 양자의 온도차는 커지고 거래를 둘러싼 의견도 차이가 있다. 이런 거래 당사자의 시각차는 주택 시장을 더욱 침체에 빠지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다.
현재의 주택 시장 상황
S&P 케이스-쉴러 주택 가격 지수는 8월 주택 가격이 전년 대비 1.3% 상승했음을 보여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한 달 동안 주택 가격은 실제로 0.3% 하락했다.
9월 기준 약 5분의 1의 도시에서 지난 12개월 동안 주택 가격이 하락했는데, 그 이유를 이해하는 데는 별로 어렵지 않다. 주택 매매는 감소하고 있고 재고는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 모기지 대출 이자율이 낮아지기를 기다리다 지친 판매자들은 포기하고 매물을 시장에서 거둬들이기 시작했다. 9월까지 매물 재고는 26% 증가했다.
매물 증가에도 불구하고 실제 주택 매매는 1월부터 7월까지 4% 감소했다. 주택 구매자들은 높은 주택 가격과 높은 이자율의 조합에 실망한 듯하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매물을 내놓지 않고 관망하고 있다.
부동산 투자자는 주택 매물이 더 오래 재고 매물로 남아 있고, 판매자들은 절박해지기 시작했다고 보고 있다. 이는 판매자들이 예비 조건을 포기해야 하는 부담이 줄어들고, 수리나 할인을 요청할 때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 서서히 집을 어느 정도 수리하고 고쳐야만 집을 팔 수 있는 상황으로 변하고 있다.
매물 재고가 증가했지만 판매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서 주택 매물은 더 오래 시장에 재고로 남아 있다.
연방준비제도(Fed)가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9월 매물 등록은 평균 62일 동안 시장에 머물렀다. 2024년 9월에는 55일, 2023년 9월에는 48일, 2022년 9월에는 47일이었다. 팔리지 않고 시장에 오래 머물수록 주택 가격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
이런 추세를 반영해 주택 건설업체들은 신규 주택 건설을 줄였다. 연방준비제도 자료에 따르면, 2월 건설업체들은 99만 2,000채의 신규 주택 건설 허가를 받았다.
8월에는 약 14% 감소한 85만 8,000채를 기록했다. 이는 건설업체들이 월 120만 건의 허가를 받았던 2022년 초 이후 급격한 감소세를 보여준다. 주택 건설업체들은 주택을 판매하고 계약하는 데 적극적인 경향이 있다. 건설업체들은 빠른 계약 체결 시 가격 할인, 계약금 공제, 주택 모기지 대출 이자율 인하, 무상 업그레이드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주택 가격 상승만이 구매력을 저해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 몇 년 동안 재산세와 주택 소유자 보험료 또한 급등했다. 2019년부터 2025년까지 월 보험료 지급액이 45% 급등했다.
자연재해로 인한 주택 피해가 확산되면서 보험사들은 주택 보험 가입 요건을 강화하고 보험료를 크게 올렸다. 특정 지역의 주택들은 보험들 들지 못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주택 구입자들은 이제 아무 집이나 사는 것이 아니라 이런 요건 까지도 꼼꼼하게 살펴볼 여유를 갖게 되었다. 보험 가격이 비싼 주택은 이제 팔기도 힘들어지고 있다.
아파트 임대료 정보 제공업체 아파트리스트닷컴(ApartmentList.com)에 따르면 임대 부문의 중간 임대료는 지난 한 해 동안 0.8% 하락했다.
공실률은 7.1%로 해당 지수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임차인이 적극 협상에 나선다면 유리한 조건을 받을 수 있다. 해당 지역의 할인 혜택을 파악하고 준비를 하면 임대료를 낮출 수 있다. 주택 시장이 앞으로 2년 동안은 크게 개선될 가능성이 적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2년 이상 임대 계약을 통해 현재 임대료를 확정하는 것을 고려할 수도 있다. 매매 및 임대 시장 모두 침체되어 주택 구매자들이 협상할 여지가 많아지고 있다.
풀리지 않는 퍼즐, 주택 가격 떨어지지 않아
이런 주택 시장의 상황을 고려하면 가격이 떨어져야 한다. 그런데 주택 시장은 매매가 매우 저조하지만 주태 가격은 떨어지지 않고 있다. 이것이 현재 주택 시장의 상황을 보는 주택 판매자와 구매자의 시각차가 존재하는 이유가 된다. 주택 판매자는 주택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보고 가격을 낮추지 않는다. 반대로 주택 구매자는 이제 주택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판단하고 가격을 낮춰 구입 제안을 한다. 주택 거래가 체결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입장차만 확인한 채 거래는 무산되는 경우가 많다.
주택 판매자는 여전히 집을 파는 것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매물로 내놓고 2~3개월이 지나면 당황하게 된다. 가격을 낮춰야 할 지 아니면 매물을 접고 다음을 기다려야 할 지 잠시 고민하게 된다.
그런데 여기에서 집을 다시 사야 하는 상황에서는 고민이 심각해진다. 특히, 마음에 드는 매물을 발견해 집을 빨리 사야 하는 상황이지만 내놓은 집이 팔리지 않는 경우 가격을 내려서 팔아야 하는 것 아닌지 깊은 고민에 빠진다.
실제로 매물이 많지 않은 경쟁력 있는 지역인 경우, 주택 판매자와 구입자의 시장을 보는 시각은 상당히 다르다. 그리고 이런 지역은 대부분 교착 상태에 빠진 주택 시장의 모습을 보여준다.
팬데믹 시대의 주택 붐이 불과 몇 년 전, 시장은 흔들리고 있다. 주택 시장이 구매자에게 유리하게 기울어졌음에도 불구하고 팬데믹 시대의 기대에 얽매인 많은 주택 소유주들은 매물을 철회하거나 거래가 무산되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 호가를 낮추거나 값비싼 양보에 동의하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한편, 구매자들은 이제 거래를 철회하는 경향이 점점 커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매매는 정체되고 주택 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다.
금융 서비스 회사 인터콘티넨탈 익스체인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9월 시장의 80%에서 가격 상승이 나타났는데, 이는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비율이며, 특히 북동부와 중서부 지역 도시들이 상승세를 주도했다. 대출 비용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레드핀(Redfin)의 시장분석가는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팬데믹 시대에 초저금리로 주택 모기지 대출을 받았는데, 이는 현재의 높은 모기지 이자율과 맞바꾸려 하지 않는 이유라고 보았다. 결국, 대부분은 모기지 이자율이 충분히 내려야만 매물로 내놓으려고 관망하고 있다.
판매자와 구매자 마음은 달라
주택 판매자들은 집을 파는 것 외에도 아주 저렴한 주택 모기지 대출을 받아 집에 머무르는 방법도 있다.
원하는 가격을 받지 못하는 많은 판매자들은 집을 매물로 내놓지 않거나, 시장 상황이 바뀌거나 높은 가격을 기꺼이 지불할 구매자가 나타나기를 바라며 오랫동안 매물을 내놓고 있다. 그런데 이런 전략은 효과가 없다. 주택 구매자들이 높은 주택 모기지 대출 이자율에 직면해 있고, 점점 더 높은 주택 가격과 모기지 이자율을 동시에 감당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주택 시장이 얼마나 침체되었는지 깨달은 주택 판매자는 자신과 타협한다. 처음에는 자신의 집을 지역 내 비슷한 주택들을 기준으로 비슷한 가격에 매물로 내놓는다. 주방의 새 주방 제품을 추가하고 매물 사진을 다시 찍은 후, 가격을 약간 낮춘 다음 비로소 구매 제안을 받는다. 부동산중개인들은 이런 상황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렇지만, 자신의 고객이 가격을 고수하는 경우 시장 상황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다.
주택 판매자가 시장 상황을 객관적으로 인식하기 시작하면 비로소 부동산중개인이 적극적으로 주택 판매에 조언을 줄 수 있다. 주택 시장의 상황에 대해 객관적으로 냉정하게 판단하지 못하는 이들은 대부분 매물을 취소하고 다음을 기약하고 있다.
이처럼 최근 주택 시장 데이터를 보면 주택 구매자와 판매자 사이에 "단절"이 나타나고 있다. 레드핀 데이터에 따르면, 올여름 주택시장에서 매물로 나온 주택이 작년보다 더 많았다.
또한 실제로 매물 취소 건수도 작년보다 더 많았다. 레드핀에 따르면 8월 주택 매매 계약의 약 15%가 취소되어 역대 8월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최근 특정 도시에서는 주택 판매자들이 매물 가격을 낮추는 데 적극적이다. 상당수의 판매자들이 머릿속에 그려왔던 가격(팬데믹 기간 동안 본 가격)이 나오지 않을 때, 매물을 내놓고 기다리는 경우가 많다. 이런 판매자들은 가격을 낮추기보다는 시장을 떠나는 것을 선호한다. 실제로 이는 전체 매물 가격을 높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래서 특정 지역에서는 주택 소유자들이 주택 가격을 높게 유지하기 위해 서로 적극 소통하면서 매물을 조절하기도 한다.
역대 최다 수의 주택 구매자가 구매 계약을 취소하고 있다. 이는 주택 판매자에게는 이해되지 않는 모습일 수 있다. 이런 결정은 양날의 검과 같다. 실제로 주택 구매자들이 계약을 취소하는 비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8월에 약 56,000건의 주택 매매 계약이 취소되었는데, 이는 해당 월에 계약이 체결된 주택의 약 15%에 해당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는 8월 역대 최고 기록이다. 많은 주택 매매 거래가 계약이 취소되는 주요 원인은 바로 주택 검사 즉, 인스펙션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더 많은 주택 구매자들이 판매자에게 수리비나 추가 할인 혜택을 요구하고 있지만, 판매자들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
지금은 경제적으로 여건이 나아져서 주택을 팔거나 구입하는 사람들이 일부 존재한다. 직장을 옮기면서 주택을 팔고 다시 구입하는 사람들은 실제로 추가 비용을 감당하기도 한다. 주택을 가격을 낮춰 팔고 직장이 있는 도시는 주택 가격이 떨어지지 않아 작은 규모의 집을 구입했음에도 이사비와 구입 가격이 더 높은 경우가 많다. 불안한 경제 상황이 이어지면서 그나마 더 좋은 직장을 구해 집을 이사하는 것은 다행이다. 집을 팔고 사면서 발생한 추가 비용은 올라간 연봉으로 충분히 충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중개인에 따르면 이제 주택 구매자들이 더 적극적으로 계약을 취소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한다. 주택시장에는 선택할 수 있는 매물이 너무 많지만 많은 주택 구매자들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 이상의 거래를 하는 것을 훨씬 더 주저하고 있다. 특히 예산이 월 주택 모기지 대출 상환액에 이미 한계에 도달한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주택 가격이 조금씩 하락하는 일부 지역은 주택 구매자와 협상해 추가 수리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도 되도록 거래를 중재하는 중개인의 능력을 크게 평가하기도 한다. 주택 판매자가 가격 협상은 하되 수리는 하지 않거나, 그 반대의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주택 판매자들은 집을 팔 생각은 있지만, 합리적인 가격에 팔려고 한다.
아직은 주택 판매자와 구매자의 마음이 완전히 일치하지 않고 있다. 주택시장의 불균형을 지연시키는 대표적인 경제 주체들의 행동을 보여주는 자연스러운 현상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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