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이상 징후 판매자 먼저 감 잡아

모기지 이자율 상승으로 인센티브 제공
이런 추세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 많아
지난 10년 대부분의 기간 동안, 주택시장은 판매자가 조건을 제시하면 구매자가 이를 맞추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구조였다. 이제 이런 구도는 무너지고 있고, 그 가장 확실한 징후 중 하나는 구매자의 대출 비용을 낮추기 위해 누가 비용을 부담하는가에 나타나고 있다. 9월 주택 거래의 44%에서 판매자가 일종의 양보(조건 완화)를 제공했는데, 이는 최소 2020년 이후 8월 기준 가장 높은 수치다.
자금 조달 비용이 상승하면서 구매자들은 이를 즉각적으로 체감하게 되었다. 모기지 이자율이 7%를 훌쩍 넘어서는 상황에서, 판매자가 대출 비용을 일부 부담해 주는 것은 단순히 호가를 조금 낮춰주는 것보다 구매자의 예산 측면에서 훨씬 더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
모기지 이자율 상승이 구매수에게 협상력을 줘
프레디맥의 주간 조사 결과도 같은 상황을 보여주는데 10월 15일 기준 30년 만기 고정 주택 모기지 대출 평균 이자율이 7.40%를 기록했다. 이는 1년 전의 6.27%와 비교되는 수치다. 1%포인트가 넘는 이런 이자율의 차이는 일반 가계가 감당할 수 있는 주택 구매 수준을 완전히 바꿔 놓았고, 많은 잠재적 구매자들을 주택시장 밖으로 밀어냈다.
모기지 대출 신청 건수도 줄었다. 모기지 이자율이 상승함에 따라 10월 둘째주간에 모기지 신청 건수가 감소했는데, 주택 구매를 위한 대출과 기존 대출을 갈아타는(재융자) 대출 모두 줄어들었다. 또한 변동 모기지 대출을 선택하는 차입자가 늘어나면서, 전체 대출 중 변동 모기지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2025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모기지 이자율 상승에 따른 월 부담액 증가는 명확하다. 의회 은행위원회 소속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민주당, 매사추세츠주) 측은 일반적인 주택 구매자가 2월 말과 비교해 현재 매달 약 361달러를 더 부담하고 있다고 추산했다. 판매자들 또한 호가를 조정하고 있다. 레드핀 데이터에 따르면, 9월 20일로 끝나는 4주 동안 시장에 나온 매물 중 가격을 인하한 매물의 비중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요 대도시 중에서는 덴버에서 가격 인하 사례가 가장 많았고, 인공지능(AI) 붐으로 인한 부가 유입된 샌프란시스코는 가격 인하 비중이 가장 낮았다. 판매자가 대출 비용을 부담하는 방식(buydown)이 가장 흔하다.
거래 종결 단계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살펴보면 실제로 작동하는 원리를 알 수 있다. 일시불로 대출기관에 선불금을 지급하고, 그 대가로 차용자는 더 낮은 이자율을 적용받는다. 이자율 인하는 첫 1~2년 동안만 적용되는 경우도 있고, 대출 기간 전체에 적용되는 경우도 있다.
판매자가 이자율 인하를 제안하면 구매자의 월 납입금이 줄어들지만, 구매자는 이자율 인하분을 따로 부담할 필요가 없다. 구매자는 계약서에 서명하기 전에 이런 장단점을 이해해야 한다. 판매자 자금으로 이자율을 인하하더라도 합의된 매매 가격은 낮아지지 않는다. 매매 가격이 낮게 책정된 경우와 비교하면, 구매자는 월 납입금은 줄어들지만 초기 대출 이자 부담은 더 커진다.
레드핀은 판매자 양보를 추적할 때 이자율 인하를 수리비 및 거래 마감 비용과 함께 집계한다. 판매된 주택 중 약 15.8%가 이자율 인하와 함께 판매자의 양보를 받았는데, 이는 해당 월 기준 역대 최고치다. 즉, 상당수의 구매자가 이제 두 가지 측면에서 모두 도움을 받고 있다는 뜻이다.
경험이 풍부한 판매자들은 매물 등록 전에 이런 지원 요소를 계산에 판매 가격에 반영한다. 우선 리스팅 가격을 인하하고 집이 팔리지 않으면 1만 달러의 클로징 비용 지원 혜택을 반영한 매매가를 기준으로 주택을 팔려는 것이 판매자의 주요 전략이다. 거래가 뜸한 요즘, 구매자들은 주택 가격과 마감 비용에 대해 매우 까다롭게 판매자에게 접근하고 있다.
금리 인하는 더디게 나타날 듯
주택 건설업체들은 1년 넘게 이런 수단을 활용해 왔다. 주택건설협회(NAHB)의 데이터에 따르면 7월에 건설업체의 3분의 1 이상이 가격을 인하했고, 거의 3분의 2가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판매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이는 16개월 연속 60% 이상을 웃도는 수치다.
이런 거래는 인근 주택 구매자들에게 상당한 압박을 가하고 있다. 건설업체의 가격 인하와 클로징 비용 할인은 신축 주택의 월 납입금을 비슷한 기존 주택보다 낮출 수 있다.
또한, 대부분의 개인 판매자는 건설업체가 제공하는 모든 혜택을 감당할 재정적 여유가 없다. 심지어 파격적인 인센티브조차도 수요 부진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질로우에 따르면, 건설업체들은 2026년 상반기에 2017년 이후 어느 기간보다 적은 수의 신규 주택을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높은 모기지 이자율, 부진한 고용, 그리고 고착화된 인플레이션이 가계 형성을 저해하는 주요 요인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중개인들은 구매자들이 이런 변화를 감지하고 적극적으로 협상에 나서고 있다고 평가한다. 양보가 가장 흔한 상위 10개 대도시 중 8개가 남부 지역에 위치해 있다.높은 모기지 이자율이 무너지기를 기다리는 구매자들은 실망할 수도 있다. 패니메는 10월에 30년 만기 모기지 이자율이 2026년 4분기에 평균 7.4%, 2027년까지는 7.5%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모기지은행협회는 이보다 약간 낮지만 여전히 7%를 웃도는 수준을 예상하고 있다.
이런 전망으로 인해 협상 능력은 시기보다 더욱 중요해졌다. 부동산 정보업체 레드핀은 집을 빨리 팔려는 판매자들이 처음부터 가격 책정에 더욱 능숙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한 달 이상 시장에 나와 있는 집은 호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매수 제안을 하는 것이 타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으로 중요한 시험대는 10월 27일과 28일에 열리는 연방준비제도의 정책 회의가 될 것이다. 이 회의 결과에 따라 국채 수익율과 이에 연동된 주택 모기지 대출 이자율이 변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출 비용이 낮아지기 전까지는, 매도인이 비용을 부담해 대출 이자율을 낮춰주는 '바이다운(buydown)' 방식이 구매자에게 감당 가능한 수준의 월 상환액을 제시할 수 있는 가장 빠른 해결책이 될 수 있다.
구매자와 판매자의 협상력
구매자의 협상력이 커졌지만, 판매인들 또한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이런 변화의 핵심은 구매자에게 충분한 대안이 생겨나면서, 판매인들이 거래 초기 단계부터 양보하도록 압박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레드핀의 데이터에 따르면, 가격을 인하한 매물 비중은 작년 19.8%에서 올해 9월 21.1%로 증가했다.
이는 9월 기준으로는 역대 최고치이지만, 현재 시장이 구매자에게 매우 유리해진 상황을 고려하면 그 증가 폭은 놀라울 정도로 작다. 가격 인하 매물 비율은 2022년 18.8%, 2023년 17.9%, 2024년 19.0%, 2025년 19.8%, 그리고 올해 21.1%로 변화해 왔다.
이는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통상적으로 구매자 우위 시장에서는 훨씬 더 큰 폭의 가격 인하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일부 매도인들이 주택을 시장에 내놓지 않거나, 기대에 못 미치는 입찰이 들어오면 매물을 거둬들이기도 한다. 혹은 처음부터 현재 시장 상황을 반영해 적정 가격을 책정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훨씬 더 중요한 신호다. 이는 판매자들이 매물이 '악성 매물(거래가 어려운 상태)'이 되기 전에 미리 대응 방식을 조정하고 있는 신호로 볼 수 있다.
주택을 빠르게 매도하는 사람들은 처음부터 가격을 적절하게 책정하는 요령을 터득하고 있다. 반면, 과거의 거래 사례에만 의존하거나 여전히 치열한 입찰 경쟁을 기대하는 판매자들은 매물이 장기간 팔리지 않고 방치될 위험을 안고 있다. 이것이 구매자들에게 주는 시사점은 분명하다.
구매자의 협상력은 실질적으로 존재하지만, 단순히 가격이 대폭 하락하는 상황을 기다리기보다는, 오랫동안 팔리지 않은 매물을 공략하거나, 판매자로부터 양보를 얻어내거나, 판매자가 금융 비용을 일부 부담하게 하는 방식에서 더 좋은 기회를 찾을 수 있다.
수년간 많은 주택 소유자들은 낮은 모기지 이자율과 치열한 구매 경쟁으로 인해 높은 호가를 책정해도 방어하기 쉬웠던 2021년의 이례적인 주택 시장 상황에 기대를 걸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접근 방식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모기지 이자율이 여전히 7%를 웃도는 가운데, 구매자들은 더 많은 선택권을 갖고 있다. 그리고, 너무 높은 가격으로 책정된 주택은 팔리지 않고 오래 머물러 판매 동력을 잃을 수 있다. 따라서 판매자들은 나중에 협상 여지를 남겨두는 것보다 처음부터 적절한 가격을 책정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런 변화는 구매자들에게 또 다른 협상력을 제공한다. 한 달 이상 시장에 나와 있는 주택은 호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매수 제안을 하는 것이 타당할 수 있다. 이미 구매자의 절반 가까이는 수리비 지원, 클로징 비용 절감, 모기지 이자율 인하와 같은 혜택을 받고 있다. 핵심은 구매자 우위 시장이 반드시 전국적인 주택 가격 폭락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매매 기간 연장, 입찰 경쟁 완화, 양보 확대, 그리고 판매자가 현실적인 가격을 더 일찍 수용하는 등의 방식으로 시장 상황이 개선될 수 있다. 따라서 가격 인하는 전체적인 상황의 일부다. 더 큰 변화는 판매자가 더 이상 구매자가 원하는 가격에 맞춰줄 것이라고 기대할 수 없다는 점이다. 주택 구매를 희망하는 가구에게는 의미 있는 진전이다. 하지만, 판매자에게는 팬데믹 시대의 주택 붐을 특징짓는 상황에서 시장이 벗어났다는 경고 신호가 된다.
내년에도 이어질 문제들
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주택시장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봐야 한다. 내년에도 주택 모기지 대출 이자율 인상으로 인해 다시 불거진 주택 구매력 문제가 주택 시장 활동에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 지속적인 높은 주택 모기지 대출 이자율은 주택 거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금리 인상은 향후 몇 달 동안 기존 주택 판매량을 감소시킬 가능성이 높다.
주택 모기지 대출 차입자의 95% 이상이 현재 시장 모기지 이자율보다 낮은 이자율을 받고 있다. 65%는 시장 이자율보다 2%포인트 낮은 이자율을 받고 있다. 다시 말해, 이들이 조만간 주택을 판매하고 이사할 가능성은 낮다.
내년에도 기존 주택 매매 건수가 390만 건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팬데믹 이전 수준보다 26% 낮은 수치다. 현재 매물을 내놓은 주택 소유자 중 22%가 가격을 낮추고 있다. 주택 소유자들의 판매 의지가 강해진 것은 구매자에게는 반가운 소식일 수 있지만, 주택건설업체에는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건설업체들은 가격 인하와 각종 인센티브 제공으로 인해 이미 수익 마진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레나(Lennar)나 KB 홈(KB Home) 같은 대형 주택건설업체들은 현재 기존 주택 시장과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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